특집   장웅상의 공부야, 놀자

옛날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만 읽던 간서치들 중에도 여행을 좋아했던 선비가 많았다. 공부꾼들인 만큼 이를 기록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여행기의 백미로, 당시 중국과 조선의 풍물과 풍습, 조선 사상가의 세계관과 통찰경을 엿볼 수 있다. 학자들은 여행을 ‘책을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쌓는 공부의 방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드시 보고, 생각하고, 기록했다.  별명 자체가 간서치(看書痴)인 이덕무 선생도 중국을 다녀와 연행록을 남겼다. 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 것과 같다”고 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작가 이전에 ‘여행가’로 불릴 만큼 평생 여행을 했다. 그의 저작 이탈리아 여행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다.  나도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방송대 관광학과로 첫 편입을 한 이유이기도 했다. 여행은 누구나 그저 떠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고 자유를 주지만, 사람마다 여행의 이유와 목적과 즐기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내가 가장 즐기는 여행법은 답사(fieldwork)다. 책으로 알았던 지식을 여행을 통해 확인할 때의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교양학과에 입학하고 나서 배웠다. 그때 다양한 과목들을 들으며 예술과 문화에 대한 지식을 채울 수 있었지만, 그중 최고는 ‘모란 문화유적 답사회’였다. 이 동아리는 주로 역사문화여행을 하는데, 함께 여행지를 탐방하면서 온몸으로 느꼈던 지적 전율은 지금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다. 여행지를 다니며, 눈과 지식과 마음과 상상력이 한꺼번에 작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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