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세상을 바꾸는 방송대 사람들

시민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부족한 것이 있을때마다

셔터맨처럼 바로 달려오겠다.

 

조응천이 방송대 학생이야?” 최근 10년 동안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 서울대 졸업 직후 소년급제로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검사로 재직하다 국정원, 법무부, 청와대, 로펌, 식당 등 다양한 곳에서 일을 했다. 이젠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한다. 그런데 그가 다시 대학생이라니···. ‘아니, 공부할 만큼 한 사람이 왜 또 대학을 다닌대?’라는 의문이 든다. 그는 왜 방송대 중문학과에서 공부하는 것일까 

 

나는 셔터맨이다

“2014년 청와대에서 해임되고 아내와 함께 마포에 해물요리 식당을 개업했습니다. 아내는 사장, 저는 셔터맨. 즉 매니저로 일했죠. 오픈 전까지 테이블 셋팅과 당일 소진할 식자재와 주류 구입, 홀 청소, 예약석 준비를 했고 영업이 시작되면 서빙, 카운터, 주차대행, 전화응대 그리고 손님이 부르면 테이블에 잠깐 앉아서 말벗도 해드렸어요. 한마디로 주방일 빼놓고 모든 일을 다 했어요.”

 

자신의 전직이 횟집 매니저였다는 사실에 일종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조응천 학우는 이때의 경험이 지금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데 커다란 자산이 됐다고 한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손님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하는 셔터맨.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일이라면 앞장서서 해야 하는 국회의원과 서로 꼭 닮았다. 조 학우는 이 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단다.

 

산후조리원에 입원한 기간을 거주기간에서 제외하거나 임대차 계약 개시일로부터 하루만 늦게 입주해도 계속거주 위반을 통보하는 등 공공임대업자들이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임차인들을 부적격자로 내몰았죠. 저는 국토위 간사로서 전력을 쏟았습니다. 대책도 강하게 촉구했고요. 그 후 국토부는 전국적 전수조사에 들어갔고, 결국 임차인을 획기적으로 보호하는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가결됐죠.”

 

이렇게 전력을 쏟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짜장면. 조 학우는 일주일 내내 먹어도 물리지 않을 정도로 짜장면을 좋아한다. 왜 그렇게 좋아하냐고 묻자 맛있어서라고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지만,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촌각을 다투는 상임위원회 업무에 치이다 보니 짜장면, 라면처럼 빨리 먹을 수 있는 점심 메뉴를 선호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셔터맨이 좋아하는 음식에 숨은 이유가 있었다.

 

손냥이 집사로 겸직 활동 중

엄마 아빠 죄송해요. 저 사고 쳤어요. 아빠 됐어요. 딸이에요. 이름은 보리에요.”

 

4년 전 어느 날, 큰아들이 가족 대화방에 올린 메시지 때문에 조 학우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제 영락없이 할애비가 되는가 싶었다. 알고 보니 아들의 딸아이는 바로 새끼 고양이였던 것.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던 큰아들이 부모님의 허락을 구하기 위해 썼던 충격 요법이었다. 그 후부터 조 학우는 보리를 손녀로 받아들이고 애지중지 키웠다. 보리의 꼬마신랑 호떡이도 입양했다. 국회의원은 겸직이 금지돼 있지만 손냥이(손주고양이) 집사로는 활동이 가능하다고 농담을 던졌다.

 

보리는 안타깝게도 신장에 선천적인 유전병이 있어 지난해에 세상을 떠났어요. 많이 그립습니다. 제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귀엽기도 하지만 균형감각 때문이죠. 함께 사는 가족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때론 이른 아침부터 얼굴을 부비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인간관계에서도 상호 간의 입장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 사이에서 갈등에 빠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고양이들과 놀며 균형을 배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많은 위안을 주는 친구들이죠.”

 

중문과 신입생이 졸업식 축사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중국어를 배워두면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지요. 중국어는 평소에 따로 수업을 받았지만, 체계적인 교육과정으로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 2018년에 방송대 중문학과에 입학했어요. 20182, 올림픽공원에서 개최된 방송대 2017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 초청을 받아 축사를 하고 그 다음날엔 학생으로서 신·편입생 OT에 참석했어요. 신입생이 졸업식에서 축사를 한 셈이죠. 덕분에 애교심도 커지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조 학우는 방송대 남양주·구리 학습관 소속이다. 그 역시 직접 몸으로 애로점을 겪었다. 지역의 방송대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도 학습관 환경은 협소한 채로 머물러 있는 상황이었다. 남양주구리 학생회장을 맡은 권혜랑·박란종 학우들과 교류하면서, 기존 학습관 시설의 문제점과 학업상의 고충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 결과 방송대 남양주·구리 학습관 신축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류수노 방송대 총장님과 강승구 서울지역대학 학장님께서 학습센터 유치를 위해 뜻을 모아주셨어요. 이후 교육부와 기재부를 설득하는 데도 큰 힘이 되어주셨죠.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물리적인 투자도 중요합니다. 학습센터가 완공되면 경기동북부 지역 학생들도 양질의 학습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되죠. 거주지와 생활환경의 제약 없이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 방송대가 지닌 가장 값진 가치죠.”

 

시민이자 학생인 방송대 학우들로부터 지역과 평생교육의 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조응천 학우. 그는 같은 지역 시민으로서, 이들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그리고 방송대 학생으로서 때로는 이들 가까이에서 또 가끔은 멀리서 균형을 잃지 않고 시민학생들의 학습 및 교육환경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한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셔터맨처럼 바로 달려오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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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la***
    남양주 학습환경이 개선되어 남양주,구리. 그리고 인근지역인 하남.양평.가평.청평.의정부등등 경기 동북부의 학습센터로서 그 역할을 할수 있도록 하여 학우님들과 지역민이 함께 우리 방송대 평생교육을 받을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1-02-07 00:00:51
  • mayo***
    자기자리에서 자신의 선택에 의한 일거리와 공부거리를 창조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 행복한 우리 사회가 만들어진다 생각합니다. 멋져요~!
    2021-02-02 07:49:22

사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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