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캠퍼스 패밀리

“우리나라에서 나이 든 부부 사이에 대화가 없는 경우가 많죠. 우리는 평생을 두고 대화를 많이 한 부부예요. 그런데 방송대를 다니면서 약간 수준 있는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80세 넘은 부부가 서양사 이야기도 하고요. 어떤 때는 대화의 범위가 문화, 평화, 자유 같은 근원적인 걸로 가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좀 어색하기도 합니다만, 어떻든 부부가 나란히 앉아 공부하는 그 자체가 노년의 축복입니다.” 올해로 부부의 연을 맺은 지 54년째인 정두채·김은숙 학우(문교4)는 언제 방송대 오길 잘했냐는 생각이 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부부는 2017년 12월 말 방송대 입학을 결정했다. 자녀들이 팔순 잔치를 준비한다는 말을 듣고, 80세에 어떤 의미 있는 것을 할까 고민하다 ‘공부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잔치는 미수(88세)로 미뤘다. 2018년 1월, 문화교양학과 1학년에 나란히 등록했다. 부부의 도전에 자녀들이 더 기뻐하고 지지를 보냈다. 매주 목요일은 해남학습관 가는 날1998년, 선조 때부터 터를 잡은 언덕에 영랑생가와 똑 닮은 구옥을 헐고, 새 성주를 했다. 당호는 ‘여수당(如水堂)’이다. ‘최상의 선은 물’이라는 노자 사상의 정수인 ‘上善若水(상선약수)’를 마음에 새기며 산다. 초대 민선 광주 남구청장을 지낸 정 학우는 퇴직 후 1999년 귀농해 이듬해 차밭을 시작했다. 여수당 건너 3천500평의 차밭, ‘은향다원’이 그의 일터다. 해남에 내려온 후 아내와 함께 농촌진흥청, 전라남도기술원 등에서 귀농·농업 관련 강좌를 10여 년간 찾아다니며 들었다. 80세에 방송대 공부를 시작했지만, 공부를 손에서 놓은 적은 없는 셈이다.  방송대 여러 학과의 커리큘럼을 찬찬히 들여다본 부부는 문화교양학과를 선택했다. 자격증을 딸 필요도, 스펙을 더 쌓을 이유도 없었던 두 부부에게 문화교양학과는 차근차근 공부하기 안성맞춤인 학과였다. 해남학습관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글쓰기 스터디에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농학과, 청소년교육과 등 다양한 학과의 젊은 학우들을 만나 학습 분위기를 몸으로 익혔다. 열정적으로 활동한 해남학습관 ‘공부향기’ 스터디는 1월 15일 전남지역대학 ‘스터디 경진대회’ 최우수 스터디로 선정되기도 했다.  두 부부가 최고로 꼽은 강의는 대학 영어다. 한국전쟁을 6학년 때 겪은 김 학우는 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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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ye***
    2021-03-10 23:43:08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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