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격대학인 방송대 특성상 수강 신청부터 과제물 작성까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모처럼 마음을 먹고 방송대에 입학한 신편입생들이 당황하는 건 당연지사. 학교 홈페이지나 학과를 활용해도 되지만, 또 하나의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처음이라 막막한 이들을 졸업까지 도와줄 그 이름은 바로 ‘스터디’. 1면에서는 방송대 스터디 현황과 함께 하는 공부의 의미를 알아보고, 2, 3면에서는 제39대 전국총학생회장단이 추천한 지역대학 스터디 13개를 소개한다.
“학교에서 OT도 열고, 튜터 선생님들이 도와주지만, 스터디에 참여해 옆에 앉아서 이건 이렇게 하면 좋다고 설명해주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최승분 학우(문화교양학과3)
“‘스터디=졸업’이에요. 방송대 재학생 대부분은 성인 학습자들이라 학업 계획을 흔들리게 하는 변수가 다양하게 많은데요, 스터디에서 공부하면 졸업까지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을 주거든요.”
-이명화 학우(교육학과4)
“원래 혼자 걸을 때보다 동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 오래 또 더 즐겁게 갈 수 있잖아요. 스터디의 의미가 바로 거기에 있어요.” -김동은(유아교육과3)
매년 1천 개 넘는 스터디 자발적 활동
방송대 생활의 꽃. 원격대학의 ‘나 홀로’ 학업을 캠퍼스의 ‘우리들’ 낭만으로 마법처럼 바꿔주는 곳은 바로 스터디다. 방송대 스터디 모임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다. 서로의 학업을 돕고,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회적 관계까지 형성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다. 학과에서 학년별로 구성하기도 하고, 학과 장벽을 넘어 모이기도 한다. 스터디의 목적은 방송대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간절히 꿈꾸는 졸업. 유노캠퍼스 사용 방법부터 과제물 제출 방법, 출석수업 참여 방법 등 학사 및 학습에 관련된 모든 것을 공유한다. 방송대 특성이 자기주도학습에 있지만, 스터디를 통해 서로 아는 부분을 나누며 폭넓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매년 1천 개 이상의 스터디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이유다.
학생처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천213개의 스터디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2020년 기준). 지역대학별로는 경기가 368개로 가장 많고, 그 뒤로 부산(176개), 인천(156개), 서울(150개), 울산(75개), 광주전남(66개), 대구경북(53개), 충북(40개), 경남(38개), 대전충남(32개), 전북(31개), 강원(21개), 제주(7개) 순으로 분포돼 있다.
학과별로는 교육학과가 142개, 청소년교육과 121개, 유아교육과 119개로 교육과학대학이 특히 강세를 보인다. 이어 생활과학부(115개), 사회복지학과(109개), 중어중문학과(67개), 영어영문학과(62개), 농학과(60개), 일본학과(58개), 문화교양학과(55개), 경영학과국어국문학과(46개), 법학과(39개), 관광학과(38개), 보건환경학과(32개), 컴퓨터과학과행정학과(14개), 경제학과미디어영상학과(13개), 무역학과와 통계데이터과학과(12개), 프랑스언어문화학과(6개), 간호학과(8개) 순이다. 올해 첫 신입생을 받은 생활체육지도과는 현재 학생회에서 스터디 구성을 추진 중이다. 학과 스터디 외에도 취미생활을 공유한다거나 자격증 준비반, 대학원 준비반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모임도 활성화돼 있다.
방송대 역시 스터디 모임을 장려하고 있다. 학생처 주관으로 매년 ‘우수 학습스터디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2019년에는 학우들의 참여가 높아 2회로 나눠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진대회를 열지 못했지만, 올해는 11월 개최 예정이다. <KNOU위클리> 편집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민열 교수(법학과)는 스터디 참여 여부에 따라 학습 포기율도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학습 진도에 따라 꾸준히 스터디를 하는 학생의 학업 포기율은 매우 낮다. 법학 과목의 특성상 용어와 전체적인 학문 체계에 익숙하지 못하면, 학생들은 공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때 학교 강의만 듣는 것보다는, 스터디에 참여해 토론을 하거나, 선배들에게 모르는 부분을 그때그때 물어보며 의문을 해소하면 학업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바꾼 학습 풍경
오프라인 모임으로 강세를 보이던 스터디의 모습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확연하게 바뀌었다. 지역대학, 학습관이나 카페 등에서 삼삼오오 모이던 모습은 사라졌고, 줌 등을 이용한 온라인 스터디가 대부분이다. 주중 저녁 시간에 모이는 스터디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그 주의 학습 계획에 따라 강의를 함께 듣거나 리포트를 작성한다. 오롯이 공부에만 집중하기에 잠옷으로 갈아입은 학우의 모습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스터디 진행 방식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됐지만, 그렇다고 스터디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이들의 열정은 온라인에서도 여전히 뜨겁다. 전북지역대학 미디어영상학과에 재학 중이면서 포토스터디를 이끌고 있는 이양수 학우는 사진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커리큘럼으로 한 해 스터디 일정을 달력에 빼곡하게 기록해뒀다. 2018년 스터디를 구성한 이후 현재까지 7명의 사진기능사를 배출한 경험이 포토스터디의 저력이다.
스터디를 향한 선배들의 에너지는 졸업 후에도 식지 않는다. 70대가 주축인 제주지역대학 일본학과 번역회 스터디는 번역서를 출간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스터디가 주는 매력에 한번 빠진 이들은 졸업하고 나서도 스터디에서 봉사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스터디는 선배들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운영되는데, 경남지역대학 일본학과를 졸업한 정경수 학우는 컴퓨터과학과에 편입하고 나서도 일본어 스터디에서 계속 일본어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스터디에 참여하는 시간도 있지만, 학우들에게 일본어 강의를 하려면 자료부터 준비할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바빠졌지만 학우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강의할 시간이 없는 선배들은 스터디 장소를 협찬한다거나 식사비용을 갹출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후배들을 지원한다.
연대하면 커지는 공부 효과
그렇다면 연대할수록 공부 효과가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민승 방송대 교수(교육학과)는 스터디에서 함께 하는 공부의 효과가 이미 교육학적으로도 입증됐다고 설명한다. “첫째로는 원격 강의의 보완 차원에서 스터디가 유용하다. 방송대 강의는 일방향으로 이야기를 듣는 방식이다 보니, 지식의 활성화가 안 된다. 스터디는 학생이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표현해냄으로써 지식을 활용하는 차원으로 들어가도록 돕는다. 둘째로 스터디에서는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관계가 형성된다. 구체적으로 모르는 부분을 이야기하기도 쉽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면서 자기 지식을 확인하는 작업이 가능하다. 교육학적으로 볼 때도 강의를 듣는 차원의 외부 입력이 이뤄졌을 때 파지율, 즉 기억할 수 있는 비율은 15%가 안 된다. 하지만 자신이 참여해 이해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할수록 비율이 올라가서 90%까지 상승한다. 스터디는 그렇게 지식을 활성화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스터디 모임에 대한 정보는 방송대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방송대 홈페이지→대학생활→스터디/동아리에서 다양한 스터디 모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터디장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어 관심 있는 스터디로 연락해 가입할 수 있다. 학과 홈페이지에서도 지역별 스터디를 검색할 수 있다. 입학 후 숨가쁘게 중간과제물 제출을 마쳤는데 곧 기말시험이 다가온다. 더 늦기 전에 방송대 스터디 모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캠퍼스의 추억은 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