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왜 다시 미디어 리터러시인가?

미디어는 ‘세상을 들여다보는 창’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미디어는 매개체를 이용해 현실 세계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현은 재현하는 주체의 시각에 의해 굴절되기 마련이다. 보도 뉴스나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처럼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도 해도 시각이나 관점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이는 사건의 어느 지점을 선택하고 어떤 내용(앵글)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대중에게 다른 모습으로 비쳐진다. 생각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와 유튜브가 가짜뉴스 유통의 주된 채널이 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공포심에 편승해 가짜뉴스가 더욱 활개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론의 공론장 역할을 하는 미디어의 위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대한 해법 중 하나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부각되고 있는 것. SBS 시청자위원, KBS뉴스 옴부즈맨 위원 등을 지냈던 설진아 방송대 교수(미디어영상학과)도 역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과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 환경에서 가짜뉴스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미디어 없이 생활하기가 힘든 세상이 됐다. 특히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누구나 정보를 생산·공유·유통시킬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뉴스의 경우라도 ‘게이트 키핑(gate keeping, 기자나 뉴스 편집자와 같은 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일)’ 과정 없이 사실과 의견이 섞여 뉴스 형식의 콘텐츠로 많이 제작되는 분위기다. 이와 같이 수많은 언론매체에서 정보가 거의 무한대로 생산·공유·유통되는 상황에서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콘텐츠를 분별할 수 있는 비판적 수용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이는 언론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사회 전반에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이로 인한 개인적 폐해는 물론 정치적·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정보를 생산하는 각종 매체의 특성을 이해하고, 콘텐츠의 형식과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관심과 교육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봐야 한다.

미디어를 다루는 구글·페이스북 등 거대 정보기술기업이 가진 기술력을 무시할 수 없다

「소셜딜레마(The Social Dilemma)」 (이미지 출처=넷플릭스)넷플릭스에서 제작한「소셜딜레마(The Social Dilemma)」라는 다큐영화가 있다. 세상 사람들을 연결하는 미디어 기술들이 우리를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플랫폼 사업자들은 물론 심리학자와 의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디지털 사회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영화였다. 이들은 심리학 알고리즘에 기반해 아주 정교한 방법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더욱 오랫동안 자신들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공유할 수 있게끔 영향을 미쳤다고 증언했다. 다큐영화를 통해 소셜미디어의 해악을 알 수 있으나 이에 대한 해법은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미디어 이용은 공짜가 아니라는 얘기다. 개별 이용자들이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플랫폼에 제공함으로써 막대한 이용자를 기반으로 광고주를 끌어 모으는 사업이 가능한 것이다. 일상의 일부가 된 소셜미디어 이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을 고려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미디어 사업자들의 특성을 비롯해 이들의 역할과 서비스, 부정적 영향을 이용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스마트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디어 중독’이라는 게 있다.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하며 나타나는 부정적 현상이다. 텔레비전 시청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스마트폰, 게임,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함으로써 미디어에 과다의존하는 중독이 나타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와 스마트 미디어가 확산함에 따라 미디어 중독의 경향도 변화하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디지털 시대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미디어 사용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 미디어를 잘 선택하고 활용할 줄 아는 주체적 능력을 배양하고, 뉴미디어의 다양한 기능과 역기능을 분별해야 한다. 정보를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 리터러시 능력도 포괄한다는 점을 유념하길 바란다. 과거처럼 보호주의적, 방어적 접근보다는 미디어 활용 능력 개발을 통해 정보사회에서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과거 NIE(Newspaper In Education)와 지금의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른 것 같다
NIE는 말 그대로 신문을 교재 또는 보조교재로 활용한 교육이다. 예전의 NIE는 딱 거기에 그쳤다. 과거의 미디어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생산·유통시켰다면 21세기 미디어들은 양방향적이며 시민이 주체적·적극적 참여를 통해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데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지금의 미디어 리터러시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정보 리터러시 교육 쪽으로 방향이 전환됐다. 정보를 읽어내는 정보 수용자뿐만 아니라 정보 생산자의 책임과 권리 측면에서도 미디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언론을 통해 민주적 시민의식을 갖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능력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 왜 미디어를 사용하는지부터 미디어의 특성과 생산 메커니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교수자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미디어 내용에 대한 비판적 분석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화 취약계층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사회적 취약계층(어린이, 노인, 장애인, 이주민, 소수자 등)의 미디어 재현 방식에 대한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수자 되기의 실천과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미디어 교육은 디지털 역량, 접근, 활용능력을 높여줘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미디어 속에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묘사되는지, 미디어 속에서 사회적 주체가 아닌 보호대상이자 약자로 재현되는지 등을 인식하고 비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미디어 활용 능력을 높여 디지털 소외,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평생학습 차원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이긴 하나 이들의 잠재력을 높이고,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방법을 추구하는 데에다 교육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배양을 위한 또 하나의 실천 방안으로 미디어의 소수자 재현방식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이용윤리와 지식들을 바탕으로 비평 및 제작활동을 수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방송대 상황을 고려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대는 성인 중심의 대학이다. 학생들은 연령과 경험에 따라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원격대학이기 때문에 온라인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일률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질 수는 없다. 교재나 KNOU위클리 등 활자 중심으로 된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필요한 학생도 있다. 영상이나 디지털을 많이 이용하는 학생의 경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인식이나 접근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맞춤형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미디어 활용 능력을 비롯해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면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최근에 1학기 중간과제물로 자신이 사용하는 미디어 종류, 이용 시간, 콘텐츠 사용 목적 등을 중심으로 일종의 ‘미디어 일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학생들 스스로 미디어 이용 현황과 사용 패턴 등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미디어가 자신의 일상적인 삶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는지 알아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결국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 활용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 정보 및 디지털 리터러시를 포함한 미디어 관련 제반 리터러시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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