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류수노 총장 에세이집 『넘어져도 괜찮아』 출판기념회

류수노 방송대 총장의 에세이집 『넘어져도 괜찮아』(책속에지혜, 방송대출판문화원) 출판기념회가 4월 29일(목) 저녁, 방송대 서울지역대학(성수) 9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조동성 전 인천대 총장, 류회찬 전 한국교원대 총장, 유준상 방송대 운영위원장, 빈원영 방송대 전국총동문회장, 박인주 방송대 발전후원회장, 동문 출신인 김영주 제6대 고용노동부 장관, 최대호 안양시장 등 내외빈 다수가 참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참석 인원을 제한했지만, ‘폐목강심(閉目降心)’으로 보낸 4년의 시간 동안 류수노 총장이 어떤 자세와 사유로 살아냈는지 보고할 때, 대강당 안은 온통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자전적 에세이의 의미를 넘어서
에세이집 『넘어져도 괜찮아』는 변형국판 216쪽 분량이지만, 실제 원고는 훨씬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년을 좌절과 실의의 시간으로 허비하지 않고 오히려 도전의 밑거름으로 삼았던 이야기들인지라 산더미 같은 분량일 수밖에 없었다. 덜어내고 깎아내면서 끝까지 남은 ‘뜨거운 언어’만 살렸다.
저자는 “우리는 이력서를 쓸 때 실패한 것은 대부분 뺀다. 이력서에 쓰지 못하는 숱한 인생 기록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력서에 밝히지 못한 그 많은 여정들이 진짜 인생이 아닐까?”라고 ‘프롤로그’ 맨 앞에 썼다. 그러니까 『넘어져도 괜찮아』는 실패한 여정, 진짜 인생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국가직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국립대 총장에 오르기까지 30여 년 공직생활의 ‘빛나는’ 부분을 수식한 게 아니라, 시련과 실패의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지를 강조한 이유다.
좌절과 실패를 딛고 새롭게 도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승자독식 경쟁사회로 발 빠르게 변화해온 한국사회는 실패에 대해 인색하다. 아니 냉정하다고 하는 게 적확할 것 같다. 그러나 류수노 총장은 이 실패 속에서 자신을 연단해냈다. 그 스스로 밝혔듯 ‘폐목강심’(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는 뜻이다. ‘치화양제(治火良劑)’와 함께 쓰이는데, 화기를 다스리는 처방이란 의미다)의 시간, 그를 버티게 해준 힘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자연과학자로서 소홀했던 인문고전의 재발견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그의 전공분야였던 쌀 연구 심화다.
서애 류성룡, 다산 정약용을 통해 절망 속에서 희망을,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안목과 여유를 배웠으며, 홍색 쌀에 있는 당뇨억제 성분 탁시폴린이란 물질을 발견해 특허등록을 했고, 세계 최초로 탁시폴린 성분이 많은 쌀 품종 슈퍼 홍미를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에세이집은 이러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그렇지만 마음에 무늬를 만들면서 울림을 남긴다.
뿐만 아니다. 『넘어져도 괜찮아』는 한국 대학사(大學史)와 지성사에 관심을 둔 이라면 결코 소홀히 넘길 수 없는 ‘기록’의 의미도 내장하고 있다. 이 부분을 놓친다면, 류 총장의 에세이집 전체의 의미를 놓치게 된다. 총장 선거에서 1순위 임용후보자로 선출됐으나 정부가 이유를 밝히지 않고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하면서 ‘전쟁 같은’ 소송이 시작됐다. 1심(서울행정법원)과 2심(서울고등법원), 대법원을 거쳐 파기환송심(서울고등법원)까지의 길고 지루한, 그러나 일반인은 잘 몰랐던 어두운 한국 대학사의 단면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그의 에세이집이 단순히 개인 에세이집에 머물지 않고 한국 지성사의 한 장면으로 올라설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사다리 되어 달라”
광주에서 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온 정세균 전 총리는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시다리가 되어 달라”고 덕담했다. 정 전 총리는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던 삶, 우리 사회의 강고한 엘리트주의와 정권의 핍박과 장벽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마침내 일어서는 불굴의 의지! 총장님의 삶이 바로 한 권의 책이요, 대한민국에 희망사다리가 건재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라고 축사를 건넸다.
경상대와 경남과기대 통합식을 하루 앞둔 날임에도 직접 참석해 출판기념회를 축하해준 권순기 국립경상대 총장은 “이번 에세이집은 우리나라 현대사를 뜨겁게 살아낸 한 사람의 인생사이자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밝고 어두운 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거울입니다”라고 말했다. 류수노 총장과 같은 아픔을 겪었던 김사열 위원장 역시 “에세이집은 자서전처럼 보이지만 우리사회의 정의의 안착을 호소하고 소환하는 책”이라고 평하면서, “실패를 교훈삼아 더 높이 도전하는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 특히 청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방송대 중어중문학과에 편입한 조동성 전 인천대 총장도 연단에 올라 축하를 건넸다. 밤 9시에 에세이집을 읽기 시작한 그는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채 새벽 4시까지 에세이집을 독파했다고 말했다. 조 전 총장은 “류 총장님이 우리 모두에게 인생의 선물로 주시는 이 책을 통해 저 자신을 바르게 하고 우리 사회를 새롭게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혀,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류회찬 전 한국교원대 총장도 “이 책은 우리 시대의 미러클 워커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전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참 지혜의 원천으로 일독을 강력 추천하고자 합니다”라고 축사했다.
류 총장의 에세이집을 3회 정독했다는 유준상 방송대운영위원장은 “류수노 총장의 교육철학을 우리 사회가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축사했다. 에세이집 출판기념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빈원영 방송대 전국총동문회장은 “많은 분들이 좌절과 시련 속에 있더라도 류 총장님의 에세이집을 통해 실패의 경험을 기회의 시간으로 만들어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박인주 방송대 발전후원회장은 “저도 많이 넘어졌지만, 에세이집을 읽어 보니 류수노 총장님이 훨씬 더 많이 넘어지셨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더 큰 일들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라고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방송대 동문 최대호 안양시장은 “방송대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일신 우일신 하자!”라고 제안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번 에세이집 출판기념회는 방송대 전국총동문회가 주관하고, 방송대출판문화원이 후원했다. 저녁 7시에 공식 시작한 출판기념회는 밤 9시 30분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작에서 마칠 때까지 방송대 동문회가 열정적으로 일을 도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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