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현대 명저 106선 해제

매클루언은 미디어가 이용자의 신체 감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이용자의 감각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상호작용의 운동성을 관찰하고자 했다. 이러한 시각은 지능정보 시대의 이용자 환경에도 여전히 현재성을 지닌다.매클루언은 누구인가?“미디어가 메시지다”, “핫미디어와 쿨미디어”, “미디어는 인간 감각의 확장이다”. 이것은 허버트 마셜 매클루언(Herbert Marshall McLuhan, 1911~1980)의 유명한 언명들과 용어들이다. 캐나다 출생의 미디어 사상가이자 문화비평가인 그의 이름은 현재까지도 전 지구촌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미디어와 문화,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다양한 분야에서 호명되고 있다. 매클루언, 과연 그는 누구인가? 1911년 7월 21일 캐나다 앨버타주의 에드먼튼에서 태어난 매클루언은 마나토바대에서 기계공학과 영문학을 전공했고, 1936년에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토론토대의 영문학 교수와 문화기술연구소장으로 활동했다. 미디어의 영향력과 인간의 감각 변화에 초점을 둔 그의 사상은 1980년 타계 후 현재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현실을 읽는 눈과 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미디어의 이해』는 1964년에 집필된 매클루언의 대표적인 저서다. 이 책은 원래 국립교육방송협의회에서 미디어 교육 교재를 발간하기 위해 집필된 것이다. 그 밖에도 1951년 첫 번째 주요 저서인 『기계 신부』를 비롯해 『구텐베르크 은하계』(1962), 『미디어가 메시지다』(1967), 『지구촌시대의 전쟁과 평화』(1968), 『교실로서의 도시: 언어와 미디어의 이해(1977) 등은 이미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주요 간행물들이다. 이 중에서도 『구텐베르크 은하계』가 탄생과 동시에 비판의 대상이 된 인쇄매체의 위상 변화를 진단하고 있다면, 『미디어의 이해』는 전자매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들 간의 혼종과 인간의 지각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21세기에도 시사점을 준다.현재성과 의미책의 구성을 보면, 1부에는 미디어의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고 넘어서는 ‘1. 미디어가 메시지다’를 비롯해 미디어의 기술적 속성과 감각의 몰입도를 이야기하는 ‘2. 핫미디어와 쿨미디어’, 그리고 미디어의 구성요소와 속성을 언급하는 ‘5. 잡종 에너지: 위험한 관계’ 등이 흥미로운 시각들을 선사한다. 연이어 2부에는 신문이나 광고, 전화, 영화, 라디오, TV뿐 아니라 의복, 주택, 돈, 바퀴, 자동차, 무기 등도 미디어에 광범위하게 포함시켜 미디어를 통해 인간의 감각이 어떻게 확장됐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보여준다. 매클루언의 미디어 사유를 더 쉽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2부의 흥미로운 미디어 사례들을 먼저 섭렵하는 것도 좋다. 그렇다면 『미디어의 이해』는 어떠한 현재적 위상과 의미를 갖는가? 이 책에서 보여준 매클루언의 시각은 간단명료하게 압축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롭다. 그의 사유는 단지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론뿐 아니라 고전학, 철학, 언어학, 예술, 종교, 사회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두드러진 두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이 저서의 현재성과 의미를 살펴본다.우선, 미디어의 영향력과 이용자 신체 감각의 반응에 주목하는 것이다. 즉 미디어 자체가 아니라 미디어와 이용자가 만나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융합적인 문화가 창출되는지를 조명하는 것이다. 2003년판 『미디어의 이해』(김상호 옮김)의 편집자 서문을 쓴 W. 테런스 고든(W. Terrence Gordon)에 의하면, 매클루언의 관심은 “정보전달 미디어가 전달하는 사실이나 지식이 아니라 이용자의 신체 감각이 나타내는 반응”에 있다. 이를 위해 매클루언은 정밀하고 세밀한 정도를 나타내는 ‘정세도(high definition)’와 ‘참여도’를 중심으로 핫미디어(hot media)와 쿨미디어(cool media)를 구분한다. 높은 정세도의 핫미디어는 많은 정보를 주기에 참여도가 낮은 반면, 쿨미디어는 낮은 정세도의 미디어로서 적은 정보를 주고 높은 참여를 요구한다. 예컨대, 핫미디어인 영화가 정밀하고 세밀한 구성으로 관객의 참여에 거리를 둔다면, 쿨미디어인 TV는 시청자를 의식해 채워둘 여백을 남겨두고 높은 참여를 요구한다. 또한 정밀하고 세밀한 정보를 다량 제공하지만 참여도가 낮은 강의가 핫미디어라면, 세미나는 정보는 적지만 참여도가 높은 쿨미디어이다. 이처럼 매클루언은 미디어가 이용자의 신체 감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이용자의 감각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상호작용의 운동성을 관찰하고자 했다. 이러한 시각은 지능정보 시대의 이용자 환경에도 여전히 현재성을 지닌다. 왜냐하면,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높은 정세도로 이용자의 낮은 참여를 보여주는 핫미디어일 수 있다면, TV 동영상은 낮은 정세도로 이용자의 댓글 반응과 조회수를 통해 높은 참여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매클루언의 사유는 뉴미디어의 영향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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