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글쓰기는 이과의 영역이 아니라 문과 전용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든 과학자들의 연구의 마지막은 글쓰기로 향한다.
재료과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서 가장 많이 읽힌 논문 중 하나가 바로 하버드 대학의 조지 화이트사이드 교수가 저술한 Whitesides’ Group: Writing a Paper다. 연구비를 위한 제안서부터 논문까지, ‘글쓰기’는 최첨단 연구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고 있다.
물론 학술논문은 그 독자가 관련 영역에 한정돼 있어 ‘필력’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구비를 구하기 위한 제안서를 쓰거나, <네이처>나 <사이언스> 등 더 넓은 영역을 포괄하는 학술지에 투고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글쓰기가 필요하다. 필자는 화학을 전공하고 커피를 연구하는 사람으로, 내가 분석하는 결과에 대한 더 나은 해석을 위해 방송대 통계·데이터과학과에 들어왔다. 연구 주제가 커피라서 다른 과학자들에 비해 일반 대중을 위한 글쓰기를 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그 때마다 연구한 모든 지식을 전달할 수는 없기에 연구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내용은 설명하고, 다른 용어 등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정도까지만 전달하는 등 선별적으로 기술한다.
이번 방송대 문학상에 대한 도전은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방송대에서 선택한 전공과 관련된 소재를 이용해 단편소설을 쓰면서 비전공자는 일반적으로 접하지 않은 단어들을 소설 속에 녹여낸다. 대중들이 읽어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만 독자들이 소설을 읽어 나가는 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방송대 학우들 가운데 이공계 관련 학과에서 연구자를 목표로 하는 분들이 있다면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참고로 지난 제43회 방송대 문학상의 심사기준은 주제의식, 창조성, 실험정신, 표현력, 구성력 각 20점이었다. 이공계에 유리한 심사기준의 문학상이 또 있을까 싶다. 표현력과 구성력이 부족하더라도 이공계 분야 전공 지식을 글 속에 녹여낼 수 있다면 창조성과 실험정신에서 분명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발전을 넘어 수상의 영광까지 노려볼 수 있으니, 과감히 도전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