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지평을 넓히는 방송대인

“지자체에서 한정된 예산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이것도 주로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저소득층으로 한정돼 있어요. 모든 정책이 이곳으로 집중되다 보니 사각지대에서는 상대적 차별과 박탈감이 생깁니다. 국가 보조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립해서 생산적인 활동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제도적 복지입니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도봉구의원으로 당선된 김기순 동문은 65세 이상 어르신 중 누구든 일하고 싶은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행복주식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에서 일정 금액을 출자해 회사를 만들어 제조 활동을 하거나, 지자체 위탁 및 용역 사업을 수행하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타 지자체나 보건복지부 사업을 벤치마킹하면서 정책 아이디어를 연구 중이라고 했다.

 

故 김근태 의장 보며 정치 꿈 키워
충남 서천 출신인 김 위원장은 2002년, 친구이자 전 직장 동료가 구의원에 출마하면서 선거 활동을 도왔는데, 가까이에 있으면서 당시 김근태 국회의원(16대, 새천년민주당, 도봉 갑)의 모습이 마음에 박혔다. 그는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을 역임하셨고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에서 10여년 간 수배 생활과 체포 구금 고문을 당하면서도 군부 독재에 굴복하지 않고 민주주의의 선봉에 섰던 리더십과 희생정신을 깊이 새기게 돼, 저절로 존경심이 들었습니다”라면서 “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분의 길을 따라 가고 싶은 마음에 정치 활동을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동아건설, 해태제과 등 대기업에서도 간부급으로 활동했지만, 그는 이때를 기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사실 정치에 발 딛기 전부터 지역에서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는 북부지방검찰청에서 범법청소년 선도위원으로 법무부장관의 위촉을 받아 소년범들을 대상으로 조건부 선도활동을 8년간 했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는 지역 범죄예방을 위해 경찰청 협력단체인 생활안전협의회장으로 봉사했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한국자유총연맹 지역지도위원장으로도 오랜 기간 활동해 왔다.

2018년 도봉구의회 의원이 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주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뛰고 있다. ‘구민과 함께 하는 구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회 문턱을 낮추려 노력했다. ‘불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 의원 14명과 사무국 직원 40명과 함께 원할한 의회운영을 도모하고, 집행부 정부 공무원 1천300여명을 상대하는 운영위원장은 통상 다선 의원 중에 선출한다. 이런 막중한 자리인 운영위원장으로 초선의원인 그가 추대된 것은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해온 그의 역량과 역할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법 관련 전문성 갖추려 방송대 진학
김 위원장은 2004년 방송대 법학과에 입학해 딱 4년만인 2008년에 졸업했다. 구의원의 의정활동은 조례를 만드는 일이 주인데, 훌륭한 조례를 만들기 위해 법학 관련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방송대를 찾은 것.

 

사회생활, 정치활동으로 바쁜 와중에 졸업하기 힘들다는 방송대, 그중에서도 일반인에게는 벽이 높은 법학과에 입학한 그가 선택한 공부 방법은 말 그대로 ‘주경야독’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는 회식 자리에서 슬그머니 도망친다고 직장 동료들로부터 ‘뺑소니범’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그만큼 절박하게 공부했다. 당시 곽노현 법학과 교수의 강의를 감명 깊게 들었다.

 

시험시간에는 언제나 가장 마지막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 때문이었다. 열댓 살 아래의 동기 중에 현직 경찰, 법무사 직원 등 법을 잘 아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저녁이면 우직하게 책상 앞을 지켰던 그의 정공법은 시험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이렇게 배운 법학 지식이 의정활동에 톡톡히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어려운 법률 용어라든가, 일본식 표기법 등을 개정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웃었다.

 

법 전문 지식을 배우려 입학한 방송대지만 대학 졸업장이 없던 그에게 방송대는 ‘당당함’을 선물했다. 그는 “물론 사는 데 지장은 없지만, 대기업을 다니면서 항상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감이 좀 결여된 상태였다고 할까요? 남들은 다 나온 대학을 못 나온 거니까요. 인사에서도 늘 불이익을 당하는 기분이 드니, 매사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방송대를 졸업하고 그런 것들이 일순간에 사라졌어요. 생각하는 대로 발표하고, 실천력도 높아졌죠”라고 말했다.

 

그에게 방송대란 ‘지식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밥’이다. 대학 나오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는 요즘, 그는 자기 능력을 계발하고 펼쳐나가는 데 있어 무궁무진한 학습 과정과 방법을 가진 방송대가 제격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개교 50주년을 앞둔 방송대가 새로운 50년을 열기 위해 명문대로 도약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방송대를 찾는 젊은 사람이 많아지면서 방송대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지만, 명문대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레벨을 올려서, 방송대 밖에서도 방송대를 보는 인식이 더 달라지도록 학습 질 관리를 하면 좋겠어요.”

 

‘문화도시’ 도봉구 만듭니다
도봉구에는 최근 11년 동안 방치됐던 ‘창동민자역사’가 다시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노후한 창동 역사를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복합시설로 현대화하는 사업인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은 2007년 효성과 시공계약을 체결했지만, 임직원 횡령.배임 사건으로 2010년 11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채 창동지역의 ‘흉물’로 전락했다. 인재근 국회의원과 재계의 노력으로 2020년 9월 창동역사디오트가 최종 인수권자로 확정되면서, 착공 등 사업이 본격화하면, 창동아레나, GTX-창동역 통과 등 개발 호재가 맞물리면서 침체됐던 도봉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도봉구가 유일하게 창동에 1만8천 석 규모의 아레나 공연장을 국책사업으로 건립 중”이라면서 “도봉구의회 운영위원장으로 모든 사업 추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문화도시 창동에 걸맞은 문화예술회관 건립까지 착수하게 된다면, 도봉구가 앞으로 더욱 역동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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