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연일 정치인 자녀의 스펙 쌓기에 관심이 쏠려있다. 일반 청년층은 누려보지 못한 ‘부모’의 배경이 자녀의 스펙과 곧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것들을 다뤘다.
우리나라만큼 스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가 있을까?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정받아 왔다. 그간 명문대 스펙은 출세를 보장했다. 최근에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이라 칭하는, 소위 재력과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부모마저도 스펙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킨 자녀 입시 문제는 이런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자녀가 스펙을 쌓는 과정에 있어 부정이 있고 없음은 논외로 하더라도, 일반인은 접근하기 어려운 특권층 부모의 인적 네트워크와 각종 입시 정보가 그대로 자녀의 스펙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볼 수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생의 평균 봉사 활동시간은 139시간, 동아리 활동 시간은 108시간, 교내상 수상은 30개였다. 공부만 해도 부족할 시간에 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화려한 스펙’을 쌓았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부모의 스펙은 입시만이 아닌 취업 시장에서도 적용된다. ‘소위 엘리트층 부모만 있으면 취업은 프리패스’라는 공식이 성립된다는 인식도 사회적으로 팽배하다.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학점도 3.0이 안 되고 스펙도 없는 청년도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게 우리 아들이다”라는 발언에, ‘아빠가 황교안인데 무슨 스펙이 더 필요하냐’는 반응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펙이란 무엇인가?
스펙은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친 것 등 서류상 기록 중 업적’에 해당하는 것이라 정의된다(위키백과). 스펙 위주의 우리 사회를 꼬집는 현상도 제법 일어났다. 지난 2010년 고려대에서 일어난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대자보 사건도 그 중 하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 상황과 크게 달라지진 않고 있다. 부유층 자제들의 스펙 쌓기 행위를 비난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도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스펙을 쌓는 것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다.
소위 말하는 SKY를 졸업하지 않으면 취업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것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률이 70%에 육박하며, 학사 학위만으론 취업도 어려운 상황이다. 덩달아 석·박사 진학을 고려하는 이들도 많아지면서, 스펙 사회는 학력 인플레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석사 학위 취득자는 8만여 명을 넘어섰으며, 박사 학위 취득자는 1만4천3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오랜 기간 공무원 수험생활을 하다 2년 전 대학원에 진학한 정 아무개 씨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집에서 경제적 지원을 바라기는 어려운 형편 이지만, 별다른 사회경험이나 자격증이 없다보니 취업시장에선 경쟁력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제 와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대학원 진학뿐이었다. 비싼 등록금이 부담인데 국·공립대 대학원에서 받아줘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펙의 시대. 석사 진학이 여전히 취업 도피처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난이 있지만, ‘대학원 진학=무쓸모’라는 공식은 반드시 성립되진 않는다. 앞서 정 씨의 사례와 같이 특별한 대안이 없는 경우 작은 기회라도 얻기 위해 대학원을 진학한다거나, 현업에 종사하며 업무 역량 향상 또는 학위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평생교육 관점에서 ‘스펙 쌓기’
스펙 쌓기를 비난하기보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은 어떨까. 입시나 취업 때문이 아닌 전 생애주기에 걸쳐 언제, 어디서나 이뤄질 수 있는 ‘평생교육’ 관점에서 말이다.
사실 방송대인 대다수는 평생교육 관점에서 스펙을 만드는 과정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2호 커버스토리 ‘대학생활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평생교육을 위해 공부한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한 원격교육연구소(원격연)가 조사한 「2019학년도 방송대 대학원 재학생 실태조사」에서 ‘미래대비’와 ‘공부의 즐거움’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답변 비율도 총 32%에 이르렀다. 원격연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직업관련 경력관리보다 공부의 즐거움과 사회적 인정 때문에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무역량 향상이나 은퇴 후 삶 설계와 같은 자기계발. 그리고 순수하게 배우고자 하는 욕구에 따라 학문 그 자체를 탐구하는 것도 스펙이 될 수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 논문 한 편을 통해 학술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 명예나 권력을 쫓는 것이 아닌 인류에 공헌하는 과정 속에서 만족감을 얻는 것이 ‘나만이 쌓을 수 있는 스펙’이 될 수 있다.
어렵게 입시경쟁 뚫고 대학 진학해도 취업 어려워
석·박사 과잉, 학력 인플레 비난도
‘부모의 경쟁력=스펙’ 인식 팽배
이젠 전 생애주기에 걸쳐 스펙 쌓아야 할 때
순수한 학문 목적으로 공부하는 방송대인 늘어
우리나라만큼 스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가 있을까?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정받아 왔다. 그간 명문대 스펙은 출세를 보장했다. 최근에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이라 칭하는, 소위 재력과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부모마저도 스펙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킨 자녀 입시 문제는 이런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자녀가 스펙을 쌓는 과정에 있어 부정이 있고 없음은 논외로 하더라도, 일반인은 접근하기 어려운 특권층 부모의 인적 네트워크와 각종 입시 정보가 그대로 자녀의 스펙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볼 수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생의 평균 봉사 활동시간은 139시간, 동아리 활동 시간은 108시간, 교내상 수상은 30개였다. 공부만 해도 부족할 시간에 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화려한 스펙’을 쌓았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부모의 스펙은 입시만이 아닌 취업 시장에서도 적용된다. ‘소위 엘리트층 부모만 있으면 취업은 프리패스’라는 공식이 성립된다는 인식도 사회적으로 팽배하다.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학점도 3.0이 안 되고 스펙도 없는 청년도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게 우리 아들이다”라는 발언에, ‘아빠가 황교안인데 무슨 스펙이 더 필요하냐’는 반응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펙이란 무엇인가?
스펙은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친 것 등 서류상 기록 중 업적’에 해당하는 것이라 정의된다(위키백과). 스펙 위주의 우리 사회를 꼬집는 현상도 제법 일어났다. 지난 2010년 고려대에서 일어난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대자보 사건도 그 중 하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 상황과 크게 달라지진 않고 있다. 부유층 자제들의 스펙 쌓기 행위를 비난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도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스펙을 쌓는 것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다.
소위 말하는 SKY를 졸업하지 않으면 취업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것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률이 70%에 육박하며, 학사 학위만으론 취업도 어려운 상황이다. 덩달아 석·박사 진학을 고려하는 이들도 많아지면서, 스펙 사회는 학력 인플레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석사 학위 취득자는 8만여 명을 넘어섰으며, 박사 학위 취득자는 1만4천3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오랜 기간 공무원 수험생활을 하다 2년 전 대학원에 진학한 정 아무개 씨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집에서 경제적 지원을 바라기는 어려운 형편 이지만, 별다른 사회경험이나 자격증이 없다보니 취업시장에선 경쟁력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제 와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대학원 진학뿐이었다. 비싼 등록금이 부담인데 국·공립대 대학원에서 받아줘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펙의 시대. 석사 진학이 여전히 취업 도피처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난이 있지만, ‘대학원 진학=무쓸모’라는 공식은 반드시 성립되진 않는다. 앞서 정 씨의 사례와 같이 특별한 대안이 없는 경우 작은 기회라도 얻기 위해 대학원을 진학한다거나, 현업에 종사하며 업무 역량 향상 또는 학위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평생교육 관점에서 ‘스펙 쌓기’
스펙 쌓기를 비난하기보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은 어떨까. 입시나 취업 때문이 아닌 전 생애주기에 걸쳐 언제, 어디서나 이뤄질 수 있는 ‘평생교육’ 관점에서 말이다.
사실 방송대인 대다수는 평생교육 관점에서 스펙을 만드는 과정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2호 커버스토리 ‘대학생활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평생교육을 위해 공부한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한 원격교육연구소(원격연)가 조사한 「2019학년도 방송대 대학원 재학생 실태조사」에서 ‘미래대비’와 ‘공부의 즐거움’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답변 비율도 총 32%에 이르렀다. 원격연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직업관련 경력관리보다 공부의 즐거움과 사회적 인정 때문에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무역량 향상이나 은퇴 후 삶 설계와 같은 자기계발. 그리고 순수하게 배우고자 하는 욕구에 따라 학문 그 자체를 탐구하는 것도 스펙이 될 수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 논문 한 편을 통해 학술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 명예나 권력을 쫓는 것이 아닌 인류에 공헌하는 과정 속에서 만족감을 얻는 것이 ‘나만이 쌓을 수 있는 스펙’이 될 수 있다.
어렵게 입시경쟁 뚫고 대학 진학해도 취업 어려워
석·박사 과잉, 학력 인플레 비난도
‘부모의 경쟁력=스펙’ 인식 팽배
이젠 전 생애주기에 걸쳐 스펙 쌓아야 할 때
순수한 학문 목적으로 공부하는 방송대인 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