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특별 인터뷰

방송통신대법 국회 통과를 성사시킨 강득구 의원(58세)은 최근 국회에 발의된「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비롯해「법령에 따른 의무부과교육에 관한 특례법안」,「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등 우리 사회의 미래교육과 직결된 굵직한 법안의 중심에 서 있는 정치인이다.
1998년 7월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한 그는 경기 안양시 만안구를 지역구로 하여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교육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으로 그 누구보다 왕성한 민생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득구 의원을 12월 7일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안양 만안초등학교를 나왔다. 성균관대 한국철학과를 졸업했으며,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치행정리더십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제5대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2014년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 2016년 경기도 연정부지사를 지냈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 시대흐름을 읽고 한걸음 더 앞서 의제를 제시하면서, 좀더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강 의원의 정치 원칙은
측은지심, 실사구시

사회취약계층의
교육 기회 확대 고민

방송대에 대한 적합한
재정 지원에도 공감


이육사의 「광야」와 시대정신
의원회관 440호, 의원실 내부는 단촐했다. 두 개의 책장이 눈에 들어왔다. 책장에는 『이육사의 문학』, 『마을에서 찾는 배움길』, 『장자 강의』, 『고통에 대하여: 1979~2020 살아있는 한국사』,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육군조창병 사람들』 등의 책이 보였다.
화초들 사이에 이육사 시인의「광야」 시화가 놓여 있었다.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는 이육사의 이 절창을 가까이 둔 이유가 궁금했다. 조금 긴 답변이 돌아왔다.
“이육사 시인은 전 생애를 일제와의 투쟁에 헌신하셨잖아요. 그의 메시지는 시대정신에 대한 끊임없는 통찰이었다고 봅니다. 그는 글로써 시대를 절규하고, 예지한 시인이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시대정신을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성찰해야 합니다.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다 해소된 게 아니거든요. 여전히 사회적 불평등과 격차가 깊고, 구조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 현상에 대해서 정치인은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고 봐요. 그게 바로 이육사 시인에게서 얻어야 할 영감 아닐까요?”
강 의원이 말하는 시대정신이 궁금했다. “정치인은 시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 규정부터가 중요해요. 자기 정치의 입장이 만들어지니까요. 시대정신과 시대흐름은 다양할 수 있고, 그렇다 보니 해석은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 시대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야말로 정치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죠. 요즘 절실하게 느끼는데, 정치하는 사람은요, 철학자여야 한다고 봐요.”

화두는 기후위기와 불평등 그리고 교육
이런 관점에서 그는 자신이 끌어안고 있는 화두가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 생태, 사회적 불평등과 소득·교육 등의 격차라고 말한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는 이제 고민을 넘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요청하고 있는 문제가 됐다.
강 의원의 기본적 교육관은 이렇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아동·청소년·청년·성인들의 삶을 위한 것이고, 공교육은 그것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이들의 삶이 성장하도록 우리 사회에 놓인 여러 불평등과 전 지구적 문제들을 교육에서 깊이 바라보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그는 무엇보다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교육적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 부모의 지위와 재력이 자녀 교육을 결정짓고, 그것이 부의 대물림 현상을 야기하는 현실이다 보니 그의 구상이 솔깃하게 들린다. “결국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교육적 지원이란,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좀더 나은 사회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생각이 미치더라고요. 전문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대에서도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면, 코로나19 이후 ‘제조업의 재발견’이란 말이 있듯, 제조업과 전문대 연계가 가능할테죠. 전문대가 교육부가 아닌 고용노동부 소속으로 가는 것을 생각해볼 시점입니다.”
그의 고민은 법학전문대학원 문제에도 묻어났다. 로스쿨이 가져온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값비싼 수업료로 문턱이 높아졌는데,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게 강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방송대에서도 로스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기존 로스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관점을 고민하고,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주는 메시지 읽어야”
경기도 안양 토박이인 강 의원은 일찍 사회참여에 눈을 떴다. 훗날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는 두 가지 경험을 꼽았다. 1970년대 후반 두 번째 오일 쇼크로 부친이 일하던 회사가 어려워지자 중학생이었던 그는 새벽 신문 배달에 나섰다. 동네를 한 바퀴 다 돌고나면 남은 신문 사회면에 눈길이 갔다. 활자 읽는 것을 좋아했던 그의 눈에 급변하는 한국사회가 들어왔다. 그의 말대로 인식의 터닝 포인트였다. 이후 고교 시절, 친구 집에서 우연히 광주민주화운동 비디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시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고, 이것이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줬다.
“한국사회는 1987년 6월항쟁 이후 몇 가지 변곡점을 지나왔어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도 변곡점일 수 있죠. 사람들이 이를 두고 ‘문명사적 대전환’이라고 말하는데, 코로나19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것이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성찰할 필요가 있어요. 또한 지방소멸 시대, 마을공동체와 새로운 교육을 상상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해요.”
국회의원은 입법으로 민생을 풀어가는 존재라고 말하는 강 의원은 방송대와도 직결된 의제를 챙겨왔다. 특히 ‘방송통신대법’ 국회 통과에도 그의 노력이 컸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이 법은 방송대에 대한 국고 지원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방송대는 국립대학이면서도 원격대학이라는 특수성 등으로 인해 각종 국가 재정지원 사업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죠. 방송대라는 특수성과 보편성을 잘 살피고 이에 적합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방송대가 국민의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대표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저 역시 국회에서 예산 지원 확대와 정책 재구성 등을 포함해 여러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강 의원은 코로나19가 ‘디지털’, ‘언택트’라는 변화를 가속화했다고 말한다. 이에 따른 원격학습의 중요성에도 크게 공감하고 있는 그는 “시간 제약이 없는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원격대학이 좀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인식의 연장선에서 그는 지난 3월 22일「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원격대학의 대학원 종류를 ‘특수대학원’에 한정하지 않도록 제안하기도 했다. 미래를 대비하자는 주장이다.
지난 6월 28일 ‘안양시학습관 신축·이전 본격 추진 발대식’에도 참석한 강 의원은 “교육 환경이 열악한 안양시학습관에서 2천700여 명의 소속 학우들이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방송대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원격교육도 중요하지만, 학습관이라는 교육공간의 의미도 크다”라고 의미 깊은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강득구 의원은 민주주의 현장, 민생의 현장에서 경험을 축적하고 지천명의 나이를 지나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의 인생 좌우명이자 정치의 기본원칙은 ‘측은지심, 실사구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과 불평등 완화를 위한 노력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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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s21***
    언택트의 시작은 방송대입니다, 이제 방송대의 위상을 세울 수 있는 저력을 키워 대한만국1번지의 대학이 될 수 있길빕니다,
    2021-12-23 19:57:37

사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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