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진로   과제물의 운명


‘서론·본론·결론’ 제목이 아니다

학생들 중 일부는 개요를 과제물 소제목으로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차례에 ‘서론’ ‘본론’을 그대로 쓰거나, 소제목 없이 ‘서론 - 본론1, 본론2, 본론3 - 결론’으로 차례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피해야 할 형식이다. ‘서론-본론-결론’은 글의 형식을 표현하는 명칭이지, 개별 과제의 제목이나 소제목이 아니다. 아래의 표를 보고 설계도로서의 개요 작성과 차례를 구분한다면, 좀 더 완성도 높은 과제물을 작성할 수 있다.

비교와 대조는 각기 다른 서술 방법

일상에서 우리는 굳이 ‘비교’와 ‘대조’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래서 “a와 b를 ‘비교’해보니 이것이 다르더라” “c와 d를 ‘비교’해봐, 뭐가 다르니?”라고 해도 의사소통에 전혀 지장이 없다. 그러나 과제물과 같은 학술적 글쓰기에서 비교와 대조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학문 연구의 기초 방법으로서 비교와 대조를 통해 두 개 이상의 사물이나 사건의 속성을 파악하여 연구자의 관점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우리 대학의 과제물에도 ‘A와 B를 ○○관점에서 비교 대조하시오’라는 유형이 자주 제시된다. 예를 들어 2018학년도 「정보사회와 디지털문화」 과목의 과제명은 ‘기존 언론과 새로운 미디어의 보도 경향 차이를 비교하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대상으로 기존 언론과 새로운 미디어의 보도 경향 차이를 비교해 보십시오’였다. 그렇다면 학술적 관점에서 ‘비교’와 ‘대조’는 무엇이며, 이 둘은 또 어떻게 다른가?
사실, 비교와 대조는 전혀 다른 사고 방법이 아니다. 이 때문에 비교와 대조는 짝을 이루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국어사전에서도 비슷한 뜻인 것처럼 보여 우리를 종종 혼란에 빠뜨린다. 그러나 과제물 쓰기에서 요구하는 학문 연구의 기초 방법으로서 비교와 대조는 사물이나 사건의 어떤 면을 중시하는가에 대한 강조점이 다르다.
비교는 두 사물을 놓고 유사성이나 공통적인 면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는 두 사물이나 현상의 비슷한 점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데 효과적인 사고의 방법이자 설명의 방식이다. 이와는 반대로 대조는 두 사물의 차이점이나 구별되는 점을 부각한다. 일정 정도의 공통성이 있는 두 사물을 대상으로, 반대적 요소를 강조하여, 그 본래의 모습이나 성질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서술 방법이다. 아래의 예문을 통해 그것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비교의 예 : ‘아카데미즘’이나 ‘저널리즘’은 모두 자유를 본질로 한다. ‘아카데미즘’의 본질을 이루는 것은 연구 · 토론 · 발표의 자유다. ‘아카데미즘’이란 ‘아카데미’의 자유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저널리즘’의 본질도 출판의 자유에 있다. 자유란 본래 고귀한 것이다. 자유를 누릴 값어치가 있는 자만이 자유를 향유하는 것이다. ‘아카데미즘’은 중세의 산물로서 보편주의적 교회체제의 태내에서 오랜 사상 투쟁을 통하여 자라났으며, ‘저널리즘’은 근대의 산물로서 절대주의적 전제정치에 대한 시민적 여론정치의 유혈이 낭자한 정치 투쟁의 와중에서 성장한 것이다.

대조의 예 : 중국의 담벽은 집보다도 높다. 아무리 발돋움해도 그 내부를 들여다 볼 수가 없다. 완전히 폐쇄적인 것이며, 외계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성벽인 셈이다. 그러나 일본의 초가집에는 숫제 담이란 것이 없고, 설령 담이 있다 하더라도 내부가 환히 보이는 아주 낮은 담이다. 그것은 개방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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