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특별 기획

지난 4일 고성환 제8대 방송대 총장이 4년 임기를 시작했다. 국립대학과 사립대를 통틀어 인문대 특히 ‘국어학’ 전공 교수가 총장에 취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어학자로 ‘수학’이란 학문을 좋아하는 원칙론자인 고 총장 역시 ‘드문 일’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방송대 발전을 위해 중책을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방송대 발전과 관련해 학과 신설보다는 프라임칼리지 시스템을 활용한 비학위 과정과 ‘나노 디그리’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대의 새로운 50년을 위해 무엇보다 교육과 연구 분야의 지원을 적절하게 조율하겠다는 고성환 신임 총장의 대학 운영 구상과 철학을 들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교수와 직원, 교수와 학생, 직원과 학생의

구체적인 소통의 틀을 구축해
일상생활 속에서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원활한 소통과 화합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천토록 하겠습니다.

총장으로서 혁신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능력과 함께

대학 구성원과 폭넓게 상호작용하는
공유의 리더십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대학의 미래 가치를 창조해 나가겠습니다.

 


1순위 후보자로 선정되신 이후 3개월 하고 1주일이 지난 끝에 ‘방송대 총장’으로 발령을 받으셨습니다. 우선 간단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기쁜 일이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임기가 좀 갑작스럽게 시작돼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임명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나서 나름대로 준비도 하고 했습니다만, 막상 임기가 시작되니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잘해 내야 한다는 부담이 앞섰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이 저한테 어떤 걸 기대하는지, 그리고 그 기대가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든 임기가 시작됐으니 학내 구성원들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잘 실현해야겠다는 생각만을 가지게 됩니다.

국어학(화용론)을 전공하셨지만, 수학에 상당히 해박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칙적인 스타일이란 평도 있습니다만, 학자로서 걸어온 학문 인생의 화두, 평소 삶의 철학은 무엇인지요.
원칙이나 기준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칙과 기준은 존중돼야 하고 또 지키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원칙과 기준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연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유연성은 반드시 합리성을 전제로 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학문 인생의 화두라고 할 만한 것도, 삶의 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도 따로 없는데요. 다만 저는 평소에 학생들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공부의 시작도 끝도 겸손함이다”라고…. 저 역시 이렇게 생각합니다. 부족한 것이 있어서 공부를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되기 때문에 공부를 하면 할수록 겸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저는 겸손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래야 하겠지만, 특히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더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겸손할 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듣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오만함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특히 총장이라는 위치에 있을 때에는 더욱 더 경계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겸손함을 학문 인생의 화두라고도 할 수 있고 제 삶의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국가·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시기입니다. 제8대 총장으로서 가장 먼저 역점을 두고 챙기실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조직을 잘 추슬러 안정시키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과 혼란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기 때문이죠. 역량을 가진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조성해 준다면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내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교수님들의 교육연구 여건을 개선하여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직원 선생님들의 성과 평가와 인사를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하는 것, 그리고 학생들이 학습 환경의 개선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선거 과정에서 ‘뉴노멀 시대, 대학교육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고 밝히셨는데요. 총장님께서 구상하고 계신 ‘대학교육의 새로운 표준’은 어떤 것인지요.
우리는 현재 정보통신기술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으며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지금까지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시스템으로 타 대학의 모델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대학교육의 법적 환경 변화를 보면 대학교육이 개방성과 유연성, 효율성을 중시하고 평생교육을 지향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뉴노멀 시대 대학교육의 새로운 표준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입니다. 우리 대학은 이미 지난 50년간 이러한 교육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제는 학습자 중심의 열린 고등교육, 열린 평생교육의 실현을 위해 지금까지 축적해 온 지식에 디지털 전환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새로운 원격교육시스템으로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지난해〈KNOU위클리〉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새 총장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소통능력’이 꼽혔습니다. 총장님께서는 어떻게 학우들과 ‘소통’하실 계획인지요.
저도 이 설문 결과를 보면서 학생들의 소통에 대한 열망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소통의 단절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총장으로서 교수 상호간, 직원 상호간, 학생 상호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교수와 직원, 교수와 학생, 직원과 학생의 구체적인 소통의 틀을 구축해 일상생활 속에서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원활한 소통과 화합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천토록 하겠습니다. 위기의 시기일수록 자신의 따뜻한 외투를 서로에게 건네는 미풍(美風)의 대학 문화를 만드는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우리는 같은 공동체에서 더불어 호흡하고 살아가는 방송대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총장님께서는‘메타버스 시대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통찰력’을 강조하셨는데요.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부분으로 보입니다. 이 통찰력은 무엇을 뜻하는지, 또 이것을 방송대에 적용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지 궁금합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또는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복합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가는 세계를 의미합니다. ‘메타버스’ 시대에서의 교육 방식은 전통적인 면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포괄하는 미래지향적 강의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큰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에 선제적이고 체계화된 실천이 우리 앞에 중요한 과제로 놓여 있습니다. 원격교육의 기본적 토대가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방송대 학생들이 전 세계의 학생들과 메타버스의 강의실에서 우리 대학의 콘텐츠를 활용해 함께 공부하고 소통하는 미래지향적 강의 시스템으로 혁신을 이뤄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시대적 변화와 전환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해 대학의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삼는 미래지향적 통찰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장으로서 이러한 혁신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능력과 함께, 대학 구성원과 폭넓게 상호작용하는 공유의 리더십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대학의 미래 가치를 창조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총장님의 임기 시작으로 방송대 리더십과 관련된 불투명성이 걷혔습니다. 교직원, 재학생, 동문 등 방송대 가족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리 대학이 참 좋은 대학이라고 생각해 왔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은 어떠한 국립대학보다도 발전 가능성이 많은 대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학이 좋은 대학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본인이 스스로 선택해서 우리 대학에 편입학해 공부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열정적인 학생들을 위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할 수 있는 교수님과 교직원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후원자의 역할을 하는 수많은 동문들이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여러 가지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있지만 이러한 훌륭한 구성원이 있는 한, 그리고 우리 구성원들이 조금 더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고, 크게 발전도 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원격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 시점에 우리 대학이 명실상부하게 원격교육의 중심 대학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 대학이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들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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