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장례 지냈다라는 뜻의 ‘오상아(吾喪我)’는 장자의 제물론에 나오는 내용이다. 어느 날 스승이 넋 놓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제자가 옆에 서 있다가 물었다. “스승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지금 앉아 계신 모습이 전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스승이 답했다. “잘 보았다. 나는 나를 장례 지냈다.” 사회적인 통념으로 만들어진 나를 장례 지내고, 새로 태어나 본래의 나로 살아가겠다는 의미다.
우리 방송대에 입학한 학우들에게 참 어울릴 법한 얘기다. 방송대 재학생의 평균나이는 약 45~46세로 이제는 열심히 달려왔으니 조금 천천히 가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시기인 한편, 냉혹한 사회생활에 치여 회사, 부모, 자식으로부터 압박에 시달리는 때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위기를 겪으며 인생의 목적과 가치관이 흔들리는 이 시기에 그들은 무엇을 위해 방송대에 입학했을까?
이유는 천차만별이겠지만 목적은 아마도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오상아’를 통해 새로운 나를 찾기 위해서일 것이다.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어렵게 방송대 학생이 됐겠지만, 생업과 학업을 병행하기는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대에는 여러분의 학업을 도와줄 교수, 직원, 튜터 그리고 같은 길을 걸어가는 10만 재학생과 80만 동문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요즘 시대의 힘은 정보에서 나오고 그 정보는 빅데이터에서 추출된 것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다면 방송대학의 이 어마어마한 인적 네트워크는 인적 빅데이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강의에 맞춤형으로 만들어진 교재 또한 방송대의 강점이다. 방송대 교재는 타 대학과 다르게 비싼 외서나 번역서를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전공 교수님이 직접 집필하고 강의한다. 매 학기 수십 종의 교재들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개편되고 있으며, 그 최신 지식을 빠르게 방송대 학우에게 전달하고 있다. 뉴미디어가 점령한 현대 사회지만, 방송대 삶에서 교재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지식의 요람이자 자산이다.
일견하기에 방송대 학우 대부분은 사회 경험과 지혜가 충만한 성인이다. 동시에 앞서 말한 스승과 같은 성인(聖人)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이와 사회적 지위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관점과
사고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좀더 나은 삶과 나를 위해 방송대에 입학했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모두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어느 현자의 말처럼, 평생학습을 지향하는 방송대의 설립 취지처럼, 항상 배우고자 하는 학생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늦었지만 임인년 방송대에 입학한 모든 분들께 축하 인사를 드리며 자신만의 ‘오상아(吾喪我)’를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