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전문화되면서 총장 중심 체제를 내실화하는 다양한 조직 구성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교무부총장, 교육부총장, 기획부총장, 대외협력부총장 등을 두고 대학 행정의 내실을 다지는 대학이 늘고 있다.
방송대 역시 방송대 학칙 제5조에 ‘부총장’ 규정을 담고 있다. 방송대는 전임교수 수가 200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학생 수’ 면에서는 그 어느 대학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차별성을 보이는 곳이다. 10만 명이라는 재학생 규모를 전제한다면, 그리고 이들이 연령대별로도 다양한 세대 구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방송대 보직 교수의 책임감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부총장의 자리는 더욱 그렇다.
지난 4월 21일 김종오 부총장을 만나, ‘개교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범한 방송대 리더십의 의미, 대학 미래 발전업무’ 등 부총장의 고유 역할과 방송대 발전을 위한 구상을 들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부임하신 지 올해로 21년입니다. 방송대 교수로서 가장 큰 보람은 어떤 것인지요.
대학 교수의 보람은 뭐니 뭐니 해도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죠. 특히 1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방송대 학우들을 교육하는 경험은 다른 대학 교수들은 느낄 수 없는 기쁨이자 보람입니다. 언젠가 한번은 제 담당인 「재무관리」 강의를 수강한 학생 수가 얼마나 될까 추산해봤어요. 20년간 무려 10만 명이 넘었더군요. 이를 교실 강의를 하는 다른 대학 교수와 비교해보니, 수강생을 연 200명씩만 잡아도 500년이 넘게 필요하다는 계산에 웃음짓기도 했죠. 그만큼 다른 대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책임감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방송대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나간 50년보다는 다가올 50년, 새롭게 준비할 50년의 무게가 더 큰데요. 흥미롭게도 부총장님 전공 분야가 ‘투자/위험관리’입니다. 특히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한국의 대학 현실에서도 이런 ‘투자/위험관리’적 접근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투자론을 관통하는 하나의 진리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죠. 이른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즉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리스크가 따른다는 것인데요. 굳이 현재 우리 대학에 적용하자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곧 리스크를 뜻하고, 이는 곧 위협이자 기회를 포함하는 의미이므로, 변화와 혁신이 꼭 성공을 담보할 순 없지만 그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고 ‘발전’이라는 수익을 공짜로 얻을 수는 없을 겁니다. 찬란했던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스러져 갈 수도 있다는 뜻이죠.
우리 대학의 강점으로 원격교육노하우와 물적 인프라, 국내 유일의 국립원격대학, 80만 동문, 저렴한 등록금 정도가 흔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국면에서 다른 대학들도 원격교육 노하우를 많이 익혔다고는 하지만, 인적·물적 인프라 측면에서 우리 대학이 충분히 강점을 가지고 있고, 방송대의 핵심역량인 이 부분은 새로운 50년을 대비하는 관점에서도 가장 강조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국립 원격대학으로서 「방송통신대법」이라는 무기도 장착했으니, 이를 충분히 활용해 지속가능한 원격 고등 평생 교육 선도대학으로의 위상을 확고히 해야 할 것입니다.
안팎에서 방송대의 약한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약점도 강점이 될 수 있는데, 약점이라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면 약한 부분을 강점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경직된 학사운영체계 및 내부구조, 학생관리체계 미흡, 높은 등록금의존도 등이 약점이라 할 수 있는데, 대규모 학생들의 교육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어요. 다행히 디지털 전환과 혁신이라는 도도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사용자중심의 미래 지능형 교육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교육정보화 추진 계획을 이미 작년에 수립해 구체적인 실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을 둔 지능정보시스템과 사용자 친화적 정보서비스가 구현되면 업무프로세스 혁신도 이뤄지고, 학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해져 학생만족도를 높이고 학생 수 증가로의 선순환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방송대는 전임교수는 적지만, 학생 수는 전국 최다입니다. 좀더 실질적인 ‘부총장 역할론’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점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대학과 같은 1인 부총장체제에서는 부총장이 특정 부서의 일을 전담하기보다는 전체 부서가 조화롭게 운영될 수 있도록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하고, 우리 대학의 미래를 위한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 부총장 개인의 역량과 자질에 따라 역할이 매 부총장마다 달라지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겠죠. 따라서 다른 대학들처럼 구체적인 업무를 명시해 부총장의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을 확대하고, 그 역할에 맞는 적임자를 임명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역할 부분에 대해서는 총장의 의지와 구성원의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예컨대 지역대학을 관장하거나, 미래위원회를 설치해 대학 미래발전 업무를 상설화한다든지, 국제협력을 포함한 대외협력 업무를 관장하는 등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부총장님께서는 누차에 걸쳐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재정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우선 「방송통신대법」을 근거로, 방송대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며 정부를 설득해 국고 지원 비율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디지털 전환 사업과 관련한 국가지식정보 사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므로, 우리 대학의 공공성을 부각해 정부정책과 연계, 사업을 발굴함으로써 국고 기반의 예산을 확보해야 해요. 우리 대학 학생 수는 감소하지만 사이버대학 학생 수는 늘고 있는 것을 보면 평생교육의 수요는 줄지 않은 거죠. 마케팅 관점에서 우리 대학의 콘텐츠와 서비스가 수요자인 학생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다양한 고품질 강의콘텐츠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사용자 친화적 맞춤형 학습서비스 구축이라는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통합적 홍보 전략을 통해 학생 수 증가를 도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편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권의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수요를 기회로 삼아 프라임칼리지를 중심으로 해외학생 유치에 나설 필요가 있는데, 이건 실제 검토 중에 있습니다.
또한 기업과 방송대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재원을 기업으로부터 약정 받아 이를 발전기금으로 전입하고, 동문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목적을 명시한 캠페인을 벌여야 합니다. 자신이 기부한 발전기금이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을 주고, 발전기금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발전기금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죠. 그리고 산학협력단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대학 인프라를 활용해 수익사업을 창출하도록 지원을 활성화하고, 출판문화원과 KNOU 미디어랩이 지식 공유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부총장으로서 가장 중점에 두고 풀어나가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방송대는 명실상부 유일한 국립원격대학으로 공공교육에 기여할 책무성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교수님과 직원들의 교육콘텐츠 및 제작 능력에 기반해 그 역할을 해낼 역량도 갖추고 있고요. 지금도 프라임칼리지 비학위과정을 통해 그 역할을 해왔고, 이제 더 적극적으로 기초문해, 학력보완, 문화예술, 인문교양, 직업능력, 시민참여의 평생교육 영역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취약계층과 공공교육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더불어 재외국민 및 국내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학위·비학위 과정을 개설해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우리나라를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교육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학생 수 증가로 인한 재정 확보 효과와 더불어 공공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원격교육뿐 아니라 지역대학에 기반한 대면교육이 가능하다는 것도 우리 대학의 특장점인데요. 방송대 지역대학이 지역에서 인정받고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것이 필요해요. 이를 위해 지역대학에 기반한 지자체 연계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발굴·지원하고, 전국망을 가지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은 정부기관과 창업보육센터를 공동운영함으로써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방송대 학생들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돕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육 약자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제공하는 방송대의 공공성 강화 취지로 수년간 추진해왔던 방송대 로스쿨과 대학원 박사과정 개설도 이제 매듭을 지어야 할 때가 됐습니다.
방송대는 지금 중차대한 변화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방송대 구성원에게 하시고픈 말씀이 있다면?
총장님은 물론 모든 보직진이 좋은 팀웍으로 새롭게 출발해 의욕이 넘치고 있습니다. 소통, 존중, 공정의 기치 아래 구성원 모두 다른 데 신경쓰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방송대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변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