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운동이 돌아왔다

전 국민이 2년 넘도록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활동을 하지 못하며 운동 정체기를 보냈다. 더욱이 우리나라가 초단기로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건강’하게 나이 들기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커버스토리 ‘운동이 돌아왔다’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에 스며든 생활체육에 대해 파헤쳐 보는 자리다. 1면에서는 엘리트체육에 대한 비판점과 그의 대안으로 떠오른 생활체육의 역사를 박상현 방송대 교수(생활체육지도과)를 통해 살펴보고, 2면에서는 전국민 운동주치의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을 방송대 학생이 체험한 후기, 3면에서는 코로나19 시대 국민 생활체육 현황에 대해 짚어본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

해외선 치과의사 금메달리스트
전혀 이상하지 않은 문화
생활체육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

국·영·수 대학입시에
10대 때 생활체육 공백
‘평생스포츠’찾아 나서야

 

생각 가능한 모든 스포츠가 생활체육
생활체육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면 ‘개인 또는 단체가 일상생활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참여하는 자발적인 신체 활동’이라는 두산백과 풀이를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방송대에 신설된 생활체육지도과의 영어 명칭은 ‘Department of Sports for All(모두를 위한 스포츠 학과)’이다. 그만큼 생활체육은 거의 모든 체육 종목을 아우른다.


“생활체육 자격증이 있는 종목은 50개 정도니,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종목은 생활체육에 다 있다고 보면 됩니다. 가장 많이 따는 자격증은 보디빌딩이고요. 탁구, 축구, 야구 등도 많이 땁니다.” 박상현 교수는 생활체육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반대말은 없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특히 한국 사람들이 생활체육에 대해 반대말이 있을 것처럼 예측하는 이유는 흔히 말하는 엘리트 체육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죠. 프로야구는 전문화된 스포츠가 맞지만, 평범한 야구 동호인들도 얼마나 많습니까? 종목을 두고 ‘어떤 건 엘리트 체육이다, 생활체육이다’ 나눌 순 없습니다.”

운동하면 의료비 아낀다
생활 속 꾸준한 운동은 의료비를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의 의료비는 한 해 84만9천965원으로,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의 48만6천520원보다 1.75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의 의료비 51만8천374원보다 1.64배 더 많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체육 실태는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30분 이상 규칙적인 생활체육 참여율은 1989년 38.9%에서 지난해 60.8%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생활체육 참여율은 88서울올림픽경기대회 성공적 개최 이후 늘기 시작해,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다 IMF 시기인 1997년 이후 2000년도까지 참여율이 급격히 떨어졌다가 2003년도에 이전 참여율을 회복했다. 경제적 위기 시 체육활동 참여율이 하락한다는 상관관계를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규칙적 생활체육 활동을 하는 사람의 행복지수는 비참여자에 비해 높게 나타나, 생활체육 활동 참여가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칙적 체육활동 참여자의 10명 중 9명은 체육활동이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적 안정 유지에 미치는데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생활체육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점수 평균은 5점 만점에 4.2점으로 환산됐다.

입시·국대 위주 스포츠 탈피해야
박 교수는 생활체육이 단순히 전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서만 마련된 어떤 ‘구호나 사업’이 아닌, 엘리트 체육에 대한 비판과 자성에서 출발한 역설적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체육이 국가 정책 위주로 발전해왔어요. 스포츠를 선전 도구라든지 국가 이미지 개선의 지표로 삼아 왔습니다. 성적 지상주의가 만연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한국이 세계 10위 안에 들어갈 만큼 스포츠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어두운 이면이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엘리트 체육의 구조가 비판받기 시작했고,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생활체육이었어요.”


그렇다면 생활체육은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와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경계가 아직까지는 뚜렷해 과도기적 모습이라는 게 박 교수의 진단이다. 다른 국가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특정 종목을 ‘엘리트 체육화’하고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해외 선수에 대한 기사 토픽으로 ‘원래는 직업이 치과의사’라고 많이 뽑히잖아요. 그들에게는 치과의사가 어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다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문화인 거죠.”


체육의 중요성은 초·중·고 교과 과목에 체육이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국·영·수 위주의 과도한 대학 입시경쟁도 생활체육이 자리 잡는 걸 방해하고 있다. “생활체육을 생애주기 관점에서 보면, 어린 시절에서부터 노년까지 분절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특히나 어린 시절에는 체육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느낌도 아는데, 중간에 입시 때문에 중·고등학교 6년 정도 운동 공백이 발생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 체육에 대해선 어린 시절 기억밖에 없고, 전 생애에 걸쳐서 평생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찾기 어려워합니다. 현행 스포츠 동호회엔 알게 모르게 장벽들이 있어요.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춰야 받아주는 경우가 많다 보니, 동호회에 들어가기 위해 먼저 레슨을 받아야 하는 일도 잦아요. 테니스 종목이 좀 그렇죠. 그런 장벽들을 하나둘씩 없애가자는 게 생활체육의 비전입니다.”

2023년 ‘세계 마스터즈대회’ 개최 의미
미국의 경우 50세 이상의 ‘평범한’ 고령 선수들이 참여하는 시니어 올림픽이 활성화돼 있다.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건강이 강조되는 사회에서 스포츠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미국 시니어 올림픽은 1987년 처음 개최돼, 이후 3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이에 박 교수는 생활체육의 확산을 위해 생활체육 올림픽인 ‘마스터즈대회’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생활체육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마스터즈대회가 내년에 전라북도에서 열립니다. 원래 올해 개최됐어야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밀렸어요. 대학이나 지자체 소속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도 아닙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스포츠 동호회인들이 많이 참여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메달을 따기 위해서라기보단 참여에 의의를 두는 행사입니다.”


박 교수는 생활체육을 정착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참여자들이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스포츠에 어떻게 참여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재미를 느끼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건강관리를 할 때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어요? 그런 말은 이제 안 통합니다. 같이 운동하는 사람도 중요합니다. 친구랑 같이 운동하면 그 친구보다 더 잘하려고 열심히 하게 된다는 논문이 있어요. 공공 스포츠클럽처럼 지역 주민들,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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