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동아시아사랑방포럼 '일본 문화2' 북콘서트 성료

방송대 일본학과 동아시아사랑방포럼이 8월 26일 서울 방송대 대학본부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스튜디오에서 ‘56인 덕후가 바라본 일본 이야기’를 주제로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포럼의 회원들이 집필자로 참여해 올해 5월 출간한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2』(지식의날개, 이하 ‘일본문화2’)를 소재로 한 행사다.

사회는 김영빈 방송대 교수(교육학과)가 맡았으며, 패널로는 일본학과의 강상규·이경수 교수를 비롯해 전문 번역가 겸 자포니즘 연구가로 활동 중인 이주영 방송대 대학원생, 방송대 일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일본 교토대에서 법학연구과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유민영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강 교수는 『일본 문화2』의 첫 번째 주제의 도입부인 「히로시마, 나가사키, 후쿠시마로 이어지는 일본 원자력의 여정」을 집필했다. 이 교수는 두 번째 주제의 도입부 「일본인의 정서, 알면 다르게 보이는 마음」을, 이주영 연구가는 「자포니즘, 일본 문화가 있는 서양 미술」을, 유민영 연구원은 「교토는 지금도 문화의 도시」등을 집필했다. 이들은 북콘서트에서 각자가 저술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8년 12월에 발족한 동아시아사랑방포럼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모인 모임이다, 방송대 일본학과 학부·대학원생·교수 등을 포함해 약 360명이 모였다. 회원들은 종교·정치적 논쟁만을 배제하고, 편견 없이 입체적으로 발표하고 의견을 나눈다.

이경수 교수는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 속에 느리지만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일본을 보면, 일본 사람들의 마음 찡한 그런 것이 있다”라며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일본 학교의 경비 할아버지도 그렇고, 200~300년 된 가게나 장인들을 높게 평가해주는 것을 보면 일본인 특유의 정서가 엿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 김 교수는 “일본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실이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스토리텔링이 강한 나라인 것 같다”라며 “그러면서 그런 것들이 쭉 숨 쉬게 할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주영 연구가는 “자포니즘이란 프랑스어로 일본을 뜻하는 ‘자포’와 ‘ism’을 합친 말이다”라며 “2005년쯤 한국에서 빈센트 반고흐 전을 봤는데 그의 그림에 게이샤 등 일본적인 요소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포니즘을 연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어린 시절 본 서구권 배경의 만화인 「베르사유의 장미」가 알고보니 일본 만화였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는데, 그것이 자포니즘의 증거다”라며 “『일본 문화2』를 읽으면 왜 서구권 사람들이 일본문화를 그토록 예찬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민영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수도가 서울 이전에도 경주, 개성 등으로 옮겨졌는데, 이와 달리 일본은 도쿄로 약 150년 전 한 번 천도했고, 그전엔 나라가 탄생한 이래 쭉 교토가 수도였다. 그래서 천년고도를 상징하는 문화재가 정말 많다”라고 소개했다. 유 연구원은 “반면 현대 문화도 굉장히 많이 발전한 곳인데, 그 예로 교토는 인구가 100 만명이 채 안 되는 10위권 도시인데도 커피 소비량은 일본에서 가장 많은 곳”이라며 “서양 도시의 술집이 맥주 브랜드 그림을 간판에 내건 것처럼, 일본은 원두 회사의 문양을 음식점 문 앞에 그려뒀다”라고 설명했다.

강상규 교수는 “2011년 3월 11일 일본에 대지진, 쓰나미가 발생했고 바로 다음날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던 것을 여러분도 기억할 것”이라며 “당시엔 사람들이 원전 사고가 얼마나 큰 재앙인지를 상상하기 어려웠고, 제가 공부하던 국제정치학에서조차 핵은 중시해 왔지만 원자력, 특히 발전소는 관련 없는 것처럼 떼놓고 생각돼 왔다”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체르노빌 복구에 4조원 이상 투입됐는데, 그걸 도와준 곳이 자식 세대를 걱정한 EU 국가였던 것처럼 일본 원전 사고를 대하는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이 발상을 전환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일본 문화2』의 공동 저자들도 다수 참석해  2권 출간의 소회를 전했다. 김수인 씨는 2007년 방송대 일본학과에 입학, 무사히 졸업했다. 이후 일본언어문학과 대학원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합격했다. 그때 나이가 61세였다. 김 씨는 “2년 반 동안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새벽 2시 전에 자본 적이 없었다”라며 “『일본 문화2』에 실린 이야기들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일본에 대해 몰랐는지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긴다”라고 말했다.

정년퇴직 후 일본학과에 입학해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전인옥 방송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는 “일본학과 수업에서 배운 것들과 오늘 많은 선생님들이 얘기해주신 것들이 한 데 어우러져 이해가 되니 좋았다”라며 “포럼이 선생님들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참 좋다”라고 밝혔다.

 

이날 북콘서트는  오후 7시에 시작해 9시 20분에 모든 일정을 마쳤다. 북콘서트가 진행되는 내내 장내분위기는 지적인 열기로 뜨거웠다. 방송대가 함께 지식을 나누는 지혜의 대학임을 거듭 확인해준 자리였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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