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K-영화’와 ‘미영씨’들

K-영상의 힘은 어디서 올까? 한류가 시작된 건 언제부터고, 어떤 변화기를 거쳤을까?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좋은 콘텐츠를 기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배울 수 있는 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는 ‘K-영상’의 시대를 맞아 어떤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있을까? 이성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K-영화가 최근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예전에도 한국 영화는 작품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글로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어요. 한국이 오랜 기간 축적해온 창의적 역량의 결과물인 좋은 작품들이 OTT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콘텐츠의 매력이 더 많이 알려지게 됐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영화와 드라마 산업이 점차 융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상적인 로맨스 등을 다루는 전통적인 한류 드라마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장르-팬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면서 더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됐습니다.

 

한류열풍이 거셉니다. 최근 BTS,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등이 북미권에 진출했습니다. 한류를 시기별로 구분할 수 있을까요?
한류에 대해서 많은 연구자들이 크게 4기 정도로 나누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분기점에 대해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보면 드라마와 일부 아이돌 음악이 중심이 됐던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1세대 한류, 2000년대 중반까지 「겨울연가」 등 드라마와 「올드보이」 등 영화 분야의 작품성을 인정받은 2세대 한류, 2010년대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파리 SM콘서트로 대표되는 K-pop의 글로벌 확장이 중심이 된 3세대 한류, 그리고 2020년대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으로 대표되는 영상산업의 글로벌 도약이 중심이 되는 4세대 한류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세대 한류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4세대 한류는 영상 콘텐츠가 중심인 것 같아요. 4세대 한류 방향을 보여준 사건이 「신사와 아가씨」라고 보는데, 넷플릭스 글로벌 5위를 기록했죠. 「오징어게임」은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장르물을 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 「신사와 아가씨」는 한국 영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로 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5~6년은 더 갈 것 같아요.

 

5세대 한류는 어떤 분야로 이어질 거로 전망하시나요?
5세대 한류는 아마 웹툰에서 일어날 것 같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양상이 바뀔 겁니다. 요즘 한류와 콘텐츠산업의 디커플링 이야기가 많은데요. 지금 한류는 한국 문화와 콘텐츠가 함께 붙어서 인기가 있죠. 5세대로 가면 외국 회사가 한국 문화로 장사하고, 한국 회사는 오히려 한국 색채가 없는 걸로 장사를 할 거예요. 결국 한류는 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디커플링 돼서 갈 거라는 예상입니다. 예를 들어 남미 출신 미국 웹툰 작가가 네이버 플랫폼에서 태국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겠죠. 웹툰 자체가 한류의 원천이니, 오히려 외국 회사들이 한국의 매력도 높이 보지 않겠어요? 디즈니에서 「쿵푸팬더」를 만들어 시장을 점유하는 것처럼요. 완전한 분리는 아니지만, 더 다양하고 복잡해질 겁니다.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가 끼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좋은 콘텐츠의 기본 요소는 무엇인가요? 또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학생들은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할까요?
좋은 콘텐츠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와 주제, 구성에 대한 감각을 갖는 것 그리고 이를 담아내는 좋은 이야기와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구성이 결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콘텐츠는 감성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이 모두 필요한 종합예술이란 점에서, 스스로 모든 분야에 탁월할 순 없더라도 어떤 요소들이 협력적으로 결합해야 할지 아는 종합적 감각이 필요하죠.

 

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에서는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에 대한 기초이론 △저널리즘 비평 △멀티미디어 △영화·영상이론 △방송프로그램 및 광고의 기획제작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미디어영상학과에서는 어떤 과목을 들으면 좋을까요?
미디어영상학과 학생 분포가 좀 양분돼 있어요. 한 축은 영상산업시장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이고, 또 다른 한 축은 현재 영상산업시장에서 활동하는 현직들이에요. 현업에 있으면서도 미디어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은 분들이 많거든요. 회사에서 팀이 바뀌었으니 산업현장에 관심이 많아 온 분들입니다. 또 유튜브처럼 1인 미디어를 만들고 싶은 분들도 있죠. 어느 하나를 강조하기 어려우니, 종합적으로 봐야겠죠.

 

일단 「미디어개론」 강의를 들으면 좋아요. 미디어영상학과 커리큘럼의 OT 같은 과목이죠. 다른 대학과 달리 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에는 광고, 영화, 저널리즘이 다 있어요. 다 알아야 한다는 말이죠. 영상사업자가 광고도 알아야 하고,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으니 공부해야죠. 융합적으로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의 모습은,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변화를 읽고 대응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고유한 관점을 지닌 기획역량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영상학과는 영화-방송-광고를 아우르는 산업을 조망하는 과목들과, 미디어 분야의 핵심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이론 과목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변화가 빠른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학위 과정에선 오히려 외부에서 듣기 어려운 이론적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서 다양한 제작 관련 실습 과목들을 통해 분야별로 기본적인 제작 과정을 이해하면 전체 미디어 지형을 이해하고 조망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출 수 있을 겁니다.

 

영상 제작과 관련해 들으면 좋을 강의는 무엇이 있을까요?
「영화 기획제작」 강의는 지금 아니면 들을 수 없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들으시길 바랍니다. 「오징어게임」의 주역인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가 참여해서 영화 기획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서 알려주는 강의예요. 「남한산성」 개봉 당시 촬영한 강의인데, 다음번 개편 시기가 되면 이분들을 다시 모실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이번 학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들어보기 바랍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신규강의를 기획 중인 게 있나요?
2021년에 신규 제작한 「영상문화콘텐츠산업론」은 OTT 중심의 영상산업 변화와 이에 따른 다양한 새로운 지식을 종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만든 과목입니다. 지금 한류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앞으로의 영상산업의 변화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조망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수업이라고 자부하고 있죠.

 

학생들이 영상 산업 분야로 진출하도록 학과 차원에서는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학술제와 특강을 통해 최신의 동향과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학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수시로 각종 공모전 등의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년 진행하는 총장배 영상제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만들 기회를 마련할 수 있고요. 학과 차원에서 오픈채팅방(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 공식 소통방, 비밀번호 masknou)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현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분들의 후기와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어서, 향후 다양한 네트워크의 기회를 마련해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해요. 각종 동아리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열려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학과와 동아리, 학생회 활동에도 참여해보길 권유드립니다.

 

K-영화의 미래를 이끌 주역인 미디어영상학과 재학생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영상콘텐츠 산업은 점차 융합되고 확장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인재들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는 다른 어떤 학교보다도 재학생 중에 현장에 속해 있는 분들이 많고, 방송-영화-광고-1인미디어 등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종합적 시각을 얻을 수 있는 학과죠. 업계 진입을 꿈꾸는 분들부터 이미 현장에 계신 많은 분들이 같은 꿈을 꾸며 성장할 때, 우리 산업의 미래도 더 밝아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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