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교육 메일 사용 주의보

 

국내·외 모든 대학이 구글의 저장용량 100TB 제한 방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송대는 2016년 9월부터 구글 지메일을 학생용 이메일로 써왔다. 당시 구글은 대학들에 이메일 용량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학생 가입을 대거 유치할 수 있었다. 만약 자체 서버를 운영했다면 매년 수십억씩 써야 했던 많은 대학들은 구글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런데 구글은 지난해 2월 갑작스레 정책을 바꿨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학생 수를 보유한 대학인 방송대도 타격을 받았다. 학우뿐 아니라 교직원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대학본부는 지속적으로 학우들에게 안내 메일을 보내며,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요즘 음원 하나에도 용량이 32MB인데, 학교 메일과 드라이브 용량이 400MB라니…. 학우 단체 카카오톡 방에선 옛날 CD 용량이라는 말도 나왔어요.”


손은정 학우(통계·데이터과학과)는 이같이 말했다. 방송대 교육정보화본부는 구글의 100TB 제한 방침에 따라 올해 1월 학생(재학생, 졸업생, 휴학생)들에게 구글 학교 계정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전체 용량을 1인당 400MB까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메일, 드라이브, 구글포토 등 서비스를 모두 합쳐 사용 가능 용량 400MB를 할당했다. 올해 하반기 이전에 입학한 학우라면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옮겨야 하는 불편도 있었을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2월 구글 워크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전 지스위트 포 에듀케이션)에 대한 대학 등 기관별 저장공간 한도를 100TB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변경된 정책은 올해 7월부터 적용한다고 했으나, 한 차례 유예해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에 대학 본부는 시한이 다가오기 전 방송대 구성원이 사용하는 용량을 정리하고자 학생 할당 용량 400MB 방침을 세웠다.

구글 용량 제한, 어떤 문제 있나
방침 시행 후, 학생·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용량을 줄여주면서 약 32PB(페타바이트, 1PB=1000TB)였던 방송대 전체 구글 저장용량은 9월 기준 2.7PB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하지만 구글의 기관별 할당 용량인 100TB에 비하면 여전히 27배 초과 사용 중이다.


만약 100TB를 초과해 이용하게 되면 기관 내 구성원들 전체가 불편을 겪게 된다. 가령 이메일을 보낼 수는 있지만 25MB 이상 첨부 파일은 보낼 수 없다. 구글독스 문서 생성이나 편집이 불가하며, 기타 앱도 사용할 수 없다.


이에 교육정보화본부는 다시 한번 초강수를 뒀다. 9월 30일에는 100GB 이상 사용자의 경우 계정을 정지했다. 2차로 10월 31일에는 20GB 이상 사용자의 계정을 정지할 예정이다. 3차로 11월 30일에는 할당 용량 20% 초과 사용자의 계정을 중지한다. 공통적으로 공유 드라이브 10GB 이상일 경우, 넘치는 데이터 분을 삭제 조치한다.


원칙적으로는 계정이 정지되면 자료가 복구되지 않지만 대학본부는 이번 1차 조치에 대비하지 못한 학우들을 위해 요청할 경우 다시 계정을 열어줘 데이터 백업할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구성원 2%가 전체 용량의 93%차지
교육정보화본부에 따르면, 400MB 내로 사용하고 있는 구성원의 비율은 92%이다. 그러나 막대한 용량을 차지하고 있는 소수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100GB 이상 사용자 수는 1천880명(1.6%)으로, 이들이 저장 공간의 92.93%를 사용하고 있다. 100GB 이상 사용자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메일을 보내며, 유선상 전화를 걸고, 문자도 보낸다. 9월 30일 이후 100GB 이상 사용자 계정을 정지해도, 묵묵부답인 사용자들이 태반인 상황이다.


이수연 정보서비스팀장은 “대학 전체가 100TB 용량 제한을 초과하게 되면, 학생 개인이 아무리 400MB 내에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똑같이 전체가 구글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게 된다”라며 “조치 전엔 32PB였던 사용 용량이 2.7PB까지 감소된 것인데, 이는 많은 학생들이 협조해준 덕분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용량을 줄여주는데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학습 자료를 위주로 쓰는 학우 외에도, 대용량의 영상, 사진 자료를 취급하는 학생회 학우들은 이번 400MB 제한 조치에 직격을 맞았다. 학생회 활동을 위해 사용 중이던 구글 드라이브 상 데이터를 대거 다른 클라우드나 개인 저장소로 이관시켜야 했다. 방송대에서 영상, 사진 자료를 다루는 출판문화원,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등에서도 일부 팀은 자체 NAS(네트워크로 연결된 저장소) 서버를 마련했다.


박강우 교수(경제학과)는 “원래 업무용 메일을 쓰고 있었고, 개인적인 데이터가 많지는 않아 이번 조치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라며 “하지만 주변에 클라우드 저장소를 많이 사용하던 사람들은 분명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뾰족한 대안은 있나
대학본부가 비용을 들여 저장용량을 구매해 학생들에게 제공할 순 없을까. 이에 교육정보화본부는 지난해 말 교무위원회에서 무상으로 제공되는 100TB 내에서 학생·교직원들에게 이용 용량을 할당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교수들의 경우, 교육용 자료에 한정해 용량 구매에 비용을 지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마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이병래 교육정보화본부장(컴퓨터과학과)은 “교육 목적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저장 용량을 유료로 이용할 순 있겠지만, 아직 검토하는 수준이다. 전체 학생들에게 유료로 저장 용량을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구글의 ‘용량 제한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방송대 학우들은 400MB 이상의 데이터를 인터넷 공간에 저장하길 원한다면 개인 PC에 데이터를 옮겨 저장하거나 유료 클라우드 드라이브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한편 구글의 ‘용량 제한 방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구성원도 있다. 김대중 DMC PD는 “이번 학기에 내부 NAS 서버를 마련해 DMC 영상제작실에서 사용하는 공유용 영상을 백업해뒀다”라며 “이관 작업이 번거롭긴 했으나 이번 기회에 오래된 자료를 확인하고 정리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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