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귀농·귀촌 리포트

3시간여에 걸쳐 농학과 학우들의 학술 발표가 끝나고, 이어 임수현 교수(농학과)가 특강을 진행했다. 학우들은 긴 시간 동안 이뤄진 학술 발표에 지쳤을 법도 한데 임 교수의 등장에 다시금 귀를 쫑긋 세웠다. 임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잡초에 관심이 많아 깊이 파고든 잡초 전문가다. 방송대에서는「해충방제학」,「잡초방제학」 등을 강의한다.


“병·해충도 문제가 되지만, 잡초는 식물과 같이 자라면서 계속 관리해주지 않으면 큰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입니다. 국가에서 환경 교란 식물로 관리하는 17종의 잡초를 지정했습니다.”

임 교수가 띄운 잡초 사진들 중에선 노랗고 하얀 예쁜 꽃도 더러 섞여 잡초인 것을 몰라볼 법도 하다. 하지만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나라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잡초 확산도를 보면 그 심각성을 확 체감할 수 있다.


“학우님들, 제초제 뿌릴 때 어떻게 하죠? 한 번만 뿌리면 되는데, 20리터짜리 제초제 통 들고 휘저으면서 갈 때도 뿌리고 올 때도 뿌리죠. 어제 한 제초제 관련 회의에 갔다가 들었는데, 농부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면 80% 이상은 제초제 정량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따져 보니 보통 2배 이상은 탄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게다가 여러 번 뿌리게 되다 보니 실제 사용량은 2~4배 되는 거죠.”
이 같은 임 교수의 말에 객석은 일동 숙연해졌다. 청중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긴장감까지 주는 임 교수의 입담에 학우들은 ‘완전 몰입’한 채 특강을 들었다.


“다행히도 아직 우리나라 밭에선 제초제 저항성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윤작을 하기 때문입니다. 경작자의 기호, 그 시대의 유행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작목들을 계속 바꿔서 기르기 때문에 제초제에 적응할 시간이 없는 겁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는 논 잡초보다 밭 잡초들이 제초제 저항성이 높습니다.”
잡초 이야기는 절정에 달해 잡초 제거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드론을 농업에 활용하는데, 해외에서는 제초제와 비료를 살포하는 데 쓰고 파종할 때도 사용합니다. 심지어는 드론이 밭 사진을 인식해 어느 구역에 특정 잡초가 자라고 있다는 것도 판별합니다. XARBIO라는 업체가 있어요. 영상을 보면 트랙터가 지나가면서 카메라로 땅을 비추는데 94%, 86% 등의 확률로 작물이나 잡초를 알아봅니다. 카메라 옆에는 제초제를 뿌리는 스프레이가 있어 판별과 동시에 제초제를 뿌립니다. 더 발전된 버전은 레이저로 잡초 가운데에 있는 생장점만 태워 없애기도 합니다. 그 자리에서 태워 죽이는 거죠.”
해당 장면이 나오자 학우들은 “와~” 하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발전된 버전의 제초기계가 등장할 때마다 환호성은 커졌다. 특강이 종료되자 학우들은 유익하고도 쾌감 있는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무릎을 ‘탁’ 치며 강연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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