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구 감소는 다른 선진국보다
더 급격한 양상을 보인다.
방치하면 국가의 경제력·국방력 저하, 사회의 혁신력 하락,
젊은 층의 경제적 부담 증가 등이 빤하다.
『인구의 힘(The Human Tide)』(폴 몰랜드 지음, 서정아 옮김, 시대의 창, 2020)의 핵심 질문은 궁극적으로 ‘인구 변화가 국가의 운명과 세계사의 흐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구의 증가는 축복인가? 아니면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맬서스의 인구론처럼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 그것이 빈곤이나 기아와 같은 재앙을 불러일으키는가?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저자는 21세기 말이 되면 인구성장 추세는 110억 명을 정점으로 완전히 멈출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을 주목했다. 한 국가의 인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출산율의 증가, 영아 사망률의 감소, 이주자의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반면 인구는 소득수준이 증가하고, 교육받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증가하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이 높은 상황에서 전통적인 가족 관념이 유지되거나 남자의 가사 분담률이 낮으면 출산율은 더 하락한다.
인구의 증가는 축복인가? 아니면 저주인가? 저자는 산업화 기반이 갖춰진 상황에서 일어나는 인구 증가는 국방력과 경제력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만약 19세기 말에 영국에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없었다면 영국의 호주, 미국, 캐나다, 남아공 등으로의 진출 또는 영어의 세계화 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영국과 달리 남미를 개척한 스페인은 영국에 비해 인구성장이 뒷받침 되지 못해 식민지 개척에서 뒤처졌으며, 식민지 지배력 또한 약했다는 설명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구는 국방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러시아와 독일의 전쟁에서 러시아가 버틸 수 있었던 것도 독일보다 높은 출생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금의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민자의 지속적인 유입이 있어서였다. 그리고 경제 전반이 산업화한 상태에서 교육받은 인구의 증가는 노동 생산성의 증가와 더불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
이 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의 영아 사망률은 1920년대에는 10명 중 3명이었지만 지금은 1천 명 당 3명도 채 되지 않는다. 기대수명은 한국전쟁 직후에는 50년 미만이었지만, 30년 후인 1980년대에는 70년으로 연장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6명에서 1.25명으로 감소했다(물론 2021년 현재 출산율은 0.81명으로 더 감소했다). 이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특히 출산율의 저하와 고령화는 교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입 정원보다 대입지원자수가 적어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는 다른 선진국보다 더 급격한 양상을 보인다. 방치하면 국가의 경제력·국방력 저하는 물론 사회의 혁신력 하락, 젊은 층의 경제적 부담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이미 일부
현상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출산율 하락의 원인으로 육아비용, 교육비용, 전통적 가부장적 문화,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야근 문화, 남녀평등의식의 부족 등이 지목되고 있다. 앞으로 급격한 출산율 하락을 막기 위한 획기적·혁신적 인센티브 도입이나 제도개선을 위한 민·관 또는 범부처간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