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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와의 인연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1981년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시와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며 몇 년간 도서관 생활을 할 때 방송대 존재를 알게 됐지만, 인연이 이어지지 않았다. 부친의 타계와 미취업으로 혼란하던 시절이었다.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30세 이전에 방송대를 들어가지 못하면 영원히 대학 근처도 못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 증명서를 떼고, 직장 동료에게 대신 원서 접수를 부탁해 마침내 1991년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방송대와 30년의 관계 속에서 행정학과, 영어영문학과, 관광학과를 거쳐 지금은 중어중문학과에 재학하고 있다. 20대 끝자락에 시작한 공부가 여태 이어지고 있다.


행정학과는 학생들도 많았고, 스터디도 여러 개 있었다. 집이 인천이어서 출석수업은 인천에서 하게 됐고, 2학기에는 학습부장이 공석이어서 행정학과 학습부장을 맡아 하기도 했다. 주말마다 혜화동을 들러 학과 사무실도 방문하고, 학교 주변 서점도 둘러보고, 특강도 수시로 들었다. 이 시기에 내 공부는 물론 다른 학우들의 학습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행정학과는 5년제였는데, 8년 만에 졸업할 수 있었다. 매일 새벽까지 책을 보며 공부했다. 장학금도 타 보려고도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쉽지 않았다. 인천으로 지사 발령을 받은 이후 휴일 근무 조정이 힘들어서 주말 시험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경쟁사와의 경쟁이 치열하던 때라 주말 근무 등이 수시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방송대를 다니면서 하나의 꿈을 가지게 됐다. 대학원 진학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방송대 외부강사(겸임교수)를 해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행정학과 선배들이 인천대 행정대학원에 많이 진학했기에 솔깃했지만, 직장생활의 어려움 등으로 대학원 진학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행정학과 졸업 후 인천총동문회에서 홍보국장을 세 번 했고, 인천 행정학과 동문회에서는 행정학과 회장을 연임해 4년을 보내는 등 동문회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대신 다양한 공부로 눈을 돌렸다. 어려서 일찍 영어를 접했던 터라 영문학에 관심을 두고 영어영문학과 입학했다. 하지만 영어영문학과 공부도 쉽지 않았다. 회사 업무는 늘어났고, 전국 출장이 잦아지면서 수강 신청후 시험을 못 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 수강과 미 수강을 반복하게 됐다. 21년간의 회사 생활을 명예퇴직으로 마무리하고, 지역 활동을 하면서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인천이 고향이다 보니 지역 향토사에 관심이 있어서 지역 향토사도 강의하고 있다. 전 직장이 IT 쪽이어서 스마트폰 관련 강의도 한다. 주로 전국을 다니고, 해외에도 4번 다녀오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광학과 공부도 하게 됐는데, 무난하게 졸업했다. 나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나는 한문 및 한문혼용 세대인지라 몇 년 전부터는 위성TV로 가끔 중국 드라마도 접하게 돼 중국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옛날부터 알고 지내는 화교 분들도 있어서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더 공부하고 싶어졌다. 그런 계기가 모여 지금은 중어중문학과 3학년 공부를 하고 있다.


기억이 흐릿하나 주변의 지인들 수십 명에게 방송대 입학을 권유하고 졸업할 수 있게 안내한 것 같다. 올해도 인천시민대학에 다니며 여러 강좌를 수강하고, 시니어모델 과정도 수료했다. 같이 수강하는 분들에게도 방송대를 홍보하고 다니고 있다. 올해 환갑, 인생의 반을 방송대와 함께했다. 방송대는 나의 삶에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 다음 도전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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