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미리보는 교양·학술서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癸卯年)다. 불안정한 세계정세, 경기침체로 우울한 세밑일수록 책을 통해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그렇다면 방송대출판문화원에서는 어떤 교양·학술서를 준비하고 있을까? 지식의날개, 에피스테메 브랜드로 선보일 신간들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소개하는 책의 제목은 최종 확정 이전의 ‘가제’임을 밝혀둔다.

대학·교육·기업 문제 다룬 책들
한국의 대학가도 새해부터는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변화를 경험했던 미국의 사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내년 1월 출간될 아서 레빈의 『대학 대변동』(원제 The Great Upheaval: Higher Education's Past, Present, and Unsure Futur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2021)은 미국 유명 대학들을 통해 고등교육의 과거, 현재, 코로나 이후를 살핀 책으로 시의적절한 진단을 담았다. 저자들은 대학은 얼마나 변하고, 무엇이 변하고, 이러한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살폈다. 동시에 고등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왜 중요한지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초·중등 교육 현장에서도 교사와 학생의 관계 개선 논의는 언제나 중차대한 화두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모나쉬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필립 라일리의 책 『교사와 애착』(원제 Attachment Theory and the Teacher-Student Relationship: A Practical Guide for Teachers, Teacher Educators and School Leaders, Routledge, 2010)은 학생과의 관계 개선을 고민하는 교사들이라면 살펴봐야 할 도서로, 2023년 3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교사의 애착유형이 교실과 교무실 관계의 형성과 유지에 미치는 영향, 학생의 정서적 반응에서 애착 과정의 중요성 등을 다뤘다.
‘대마불사(大馬不死)’. 바둑판 용어가 아니다. 이는 경제학 용어(Too big to fail, TBTF)다. 2021년 출간된『기업과 정의: 글로벌 기업경영을 위한 전략적 준법관리』(김은환 지음, 지식의날개)가 “법은 결코 기업경영의 장애물이 아니다”라고 역설한 책이라면, 번역서『대마불수』(원제 Too Big To Jail: How Prosecutors Compromise with Corporations, The Belknap Press, 2014)는 기업 기소(起訴)라는 ‘숨겨진 세계’를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더 엄격한 기소 계약, 지속적인 사법 검토, 더 큰 투명성을 주장함으로써 기업에 관한 법 집행을 개선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한다. 2023년 10월 출간될 예정.
지난 10월, 다중위기의 시대를 사는 한국인의 삶을 촘촘하게 전망한 『2023 대한민국 대전망』(이영한 외 35인 지음, 지식의날개)이 첫선을 보였다. 이에 이어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 함께 모여 예측하는 대한민국 종합 연간 전망서’ 『2024 대한민국 대전망』을 2023년 10월 내놓을 예정이다. 학계의 전문 연구자들이 분야별로 깊게 진단한 내용으로 구성하기에 여타의 ‘전망서’와 차별되는 ‘통찰’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 정진기언론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던 『아세안의 시간』(지식의날개, 2019)의 저자 박번순 고려대 교수도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경제를 비교, 분석하는 새로운 책을 2023년 12월에 선보일 계획이다.

한상기 박사의 삶을 응시한 자서전도
세상은 각자도생의 각박한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 개인과 가족은 더 행복할 수 없을까? 방송대 사회복지학과에서 가르치고 있는 강상준 교수가 내년 2월 선보일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권력을 위임했다』도 기대되는 교양서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개인의 행복한 삶은 공동체의 역할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행복은 권리다’라는 명제에 도달한다.
1970년대 아프리카 식량문제를 해결한 한상기 박사의 자전적 에세이인 『한상기 박사 자서전』도 주목할 만하다. ‘아프리카의 한국인 추장’으로 불리는 그는 영국 생물학회 펠로우· 미국 조지아대 원예학과 명예교수로, 아프리카 식량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식물유전·육종학자다. 방송대출판문화원의 신경진 편집자는 “이 책에서 한 박사는 과학자로서 아프리카행을 선택하고 아프리카의 구근작물 개량 연구에 매진한 자신의 인생길을 담담한 어조로 돌아보고, 미래의 식량 안전과 관련하여 후배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과 당부도 함께 담아낼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한상기 박사가 들려주는 삶과 학문 그리고 인생의 과제는 무엇인지 경청할 수 있는 ‘자서전’은 2023년 3월 출간될 예정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이들의 맨얼굴을 드러내 화제가 됐던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1·2권)의 후속 3·4권도 각각 5월과 11월에 출간된다. 공동 저자인 강상규 방송대 교수(일본학과)는 “이미 출간한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1·2권은 될 수 있는 한 편견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일본에 관해 생각해보려고 했다. 앞으로 나오게 될 3권과 4권도 ‘일본을 보는’ 시선을 넘어, ‘일본이 보는’ 내면의 영역까지 탐구하는 내용을 담아내게 될 것이다. ‘깊고 정밀하면서도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사유의 지평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귀띔한다.

시의성 있는 학술서들도 기대돼
학술서도 놓칠 수 없다. 무엇이 권리이며 무엇이 권리가 아닌가에 대해 논리적으로 파헤친 미국 철학자 주디스 자비스 톰슨(1929~2020)의 『권리의 영역』(원제 The Realm of Rights, Harvad University Press, 1990)이 내년 2월 출간될 예정인데, 이 책은 분명 논쟁적인 도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번역어 ‘권리’의 ‘리(利)’가 ‘rights’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는데, 저자의 책은 유용한 이해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대 교수들이 집필하는 시의성 있는 학술서도 이어진다. 이해주 교수(교육학과)의 신간 『다문화사회에서의 시민교육』은 2월에, 김엘림 교수(법학과)의 『성희롱: 법과 분쟁처리사례』는 3월, 박윤주 교수(영어영문학과)의 『대중문화 속의 TESOL』, 정세윤 프라임칼리지 교수의 『오픈소스를 활용한 연구방법론』, 윤태범 교수의 『정부와 혁신』은 각각 12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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