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대출판문화원장, 교무처장, 프라임칼리지학장, 한국대학출판협회 이사장 등을 지낸 장종수 교수(농학과)가 지난 12일 별세했다. 향년 60세. 장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워싱턴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방송대에 재직했다. 『축산학』『농업생명과학 용어대사전』(공저) 등의 저서를 남겼으며, 다수의 논문을 발표해 한국 축산학계에 기여했다. 김태성 교수의 추모글을 싣는다.
장종수 교수님, 지금은 평안하신지요?
지난 몇 개월 동안 고생 많으셨는데 지금은 아픔도, 걱정도, 여러 가지 분주한 일도 없는 좋은 곳에서 편안히 와인이나 소주 한잔하고 계시겠지요? 몸이 좋지 않을 때 교수님께서 소주 한잔 제일 하고 싶으셨을 텐데 이젠 편히 맘껏 드셔도 되겠습니다.
지난 며칠 교수님을 보내는 자리에 온 많은 학우님들, 동료 교수님들 그리고 지인분들을 만나면서 교수님께서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임용되신 첫해 출석수업에서의 교수님의 모습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시는 분들, 교수님과 MT나 학교행사에서 밤새 술잔을 기울이던 시간을 그리워하는 분들, 따뜻한 격려의 말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는 분들, 그리고 교수님께서 가신 것이 믿기지 않아 허망해하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시던 분들…….
많은 분들이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셨습니다. 학교 요직을 거치시면서 방송대의 미래를 위해 애쓰신 일들도 많았지만, 저마다 함께한 기억 속에서 교수님을 회고하는 많은 분들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보면서 새삼 교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억나시나요? 제가 임용될 때 학과장이셨는데, 학과 발표에서 몹시 긴장한 제가 혹여나 임용이 되지 못해 마음이 상할까 애써 무심한 척하셨지만, 세심하게 배려해 주시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임용 결정 후, 저를 불러 학교 실험장비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며 교육을 잘하려면 연구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격려도 해 주셨지요. 학교행사에 가기 전 교수님께서 술 많이 마시면 몸 상한다고 홍삼 액기스를 꿀과 함께 살뜰히 타 주시던 기억도 납니다.
교수님 연구실에 가면 항상 신선하고 향이 좋은 커피를 타 주시기도 했고, 미식가답게 혜화동과 성북동의 숨겨진 노포 맛집으로 데리고 가서 맛난 밥도 참 많이 사 주셨습니다. 꼭 먹어보라고 싸주신 ‘투뿔 한우’를 집에 주섬주섬 챙겨왔다가 신세계를 맛보았던 기억, 그리고 늘 좌충우돌하며 시행착오를 많이 하는 저에게 남의 판단에 신경 쓰지 말고 열심히 해 보라고 격려해 주셨던 일들. 술자리에서 편하게 실없는 농담을 하며 같이 많이 웃기도 했고, 때론 서로 다른 의견으로 예민할 때도 있었지요. 지금 지나고 보니 그 모든 순간이 교수님과 마음을 나눴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해 후에 기회가 되면 허심탄회하게 고맙다고 혹은 죄송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진 속의 교수님은 미소만 지으실 뿐 대답이 없으셔서 저는 허망하고, 죄송한 마음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이 감정은 제 옆에 있는 교수님 연구실을 지날 때, 교수님과 함께 한 학교 곳곳을 지날 때마다 꽤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장종수 교수님, 이 지면을 빌려 교수님께 깊이 감사하다고, 정말 죄송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간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이곳에 남아 교수님께서 사랑했고, 무척 보고 싶어 하시던 우리 학우님들을 잘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아무쪼록 그곳에서는 평안히 쉬시기 바랍니다.
12월 14일
농학과 후배 교수 김태성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