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기후위기가 던진 질문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는 이상 기후를 초래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먼 훗날의 일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 됐다. 대학교육에서도 좀더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한 이슈이며, 주제다. 고등평생원격교육기관인 방송대에서라면 분과 학문 체계를 넘어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교양 과목인 「생명과환경」이 대표적이다. 과목명과 같은 교재 『생명과환경』은 일반 교양서처럼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기후변화를 다룬 제3장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영국의 기후변화 연구자 앤더슨이 주장하듯

2℃ 억제에 조금이라도 도달하려면
에너지 소비와 생산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성장과 기후변화 억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가능하다.



『생명과환경』(이필렬·이인현 지음, 방송대출판문화원, 2021) 교재 저자로 참여한 이필렬 교수(문화교양학과)는 “21세기에는 또한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산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질 것이고, 이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지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경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다. 인구가 14억 명을 넘어선 중국의 산업화는 화석연료와 물의 사용량을 크게 늘리고, 육류 등의 식량소비도 크게 늘리고 있다. 다른 개발도상국의 산업화도 에너지, 물, 식량의 소비를 늘릴 텐데, 이는 결국 환경문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 책에서 저자들은 현대 생명공학의 문제와 환경문제를 개괄적으로나마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문제의식이 선명하게 나타난 곳은 제1장 ‘환경문제의 역사적 전개’, 제2장 ‘현대 환경문제의 특징’, 제3장 ‘기후변화’, 제4장 ‘에너지와 환경문제’ 부분이다. 물론 이어지는 물, 교통, 화학물질, 자원 이용, 원자력의 이용과 관련한 부분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내용이지만, 기후변화를 환경문제의 틀 안에서 구조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가운데서도 제3장을 정독할 필요가 있다.
저자들은 “기후변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진단이 있지만,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에 대부분의 기후연구자들이 동의한다”라고 말하면서, “인간이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해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가 다량 방출됐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이제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교토회의와 파리회의 이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하여 세계기후변화회의에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정하여 노력하고 있지만, 이상기후는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왜 2℃ 상승 억제인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을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서 찾는 저자들은 ‘화석에너지 사용’ 억제가 관건임을 강조하면서 ‘2℃ 상승 억제’에 인류 미래가 달렸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지구생태계가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그리고 인류가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의 한계를 2℃로 본다. 여기서 2℃란 1850년부터 2100년까지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말한다. 10년마다 약 0.1℃ 정도 상승하는 것을 지구와 인류가 견딜 만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만일 평균기온 상승이 이 한계를 넘으면 생태계 변화는 빠르게 일어날 것이고, 인류는 거기에 적응하기가 매우 어렵거나 적응을 위한 비용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경고한다.
기후변화는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할수록 인류의 저지 또는 완화 능력을 벗어난다. 예를 들어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에 지구 평균기온이 2℃ 이상 올라간다면, 그때는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든다고 해도 이미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경사면을 굴러가는 기후변화를 돌이킬 수 없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요인 자체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인류의 개입 없이 마구 진행되는 것이다. 이렇게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지점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고 한다. 이 점을 넘으면 기후변화는 마치 핵분열이 한번 시작되면 연쇄반응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듯이 폭주기관차와 같이 계속된다. 북대서양 해류의 중단이나 시베리아 동토대의 해동이 그러한 예를 보여 준다. (…)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로 제한하려는 것은 기후변화가 티핑 포인트에 다가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들은 이 2℃ 상승 억제에 인류가 성공할 것으로 보는 것일까?
기후 연구자들은 기온상승을 2℃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20년이 오기 전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빠른 속도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영국과 독일이 2050년까지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2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문제는 다른 나라들이다. IPCC의 데이터를 인용한 저자들은 “지금도 선진국 중에서 일부 국가에서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고,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한국 등 상당수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났고,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에서는 앞으로도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화석연료 사용량이 늘어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날 것인데, 이들 국가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드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지구 평균기온을 2100년까지 2℃ 상승 이하로 묶어야 한다는 기후연구자와 IPCC의 견해에 대해서도 여러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전혀 다른 방식의 접근
그렇기에 저자들은 “인류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100년까지 2℃ 아래로 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앞에서 언급한 티핑 포인트가 곧 닥칠 수도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앞으로 준다고 해도 그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서 지구 평균기온이 2100 년까지 2℃ 이상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 집단에서는 기후위기가 가져온 상황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저자들 역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과 함께, 이미 진행 중인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 결국 저자들은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감소는 고사하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조만간 정점에 달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활동의 급격한 축소와 에너지소비 감소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었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것으로 대유행이 지나가면 배출량은 다시 이전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기후변화 연구자 앤더슨(Kevin Anderson)이 주장하듯 2℃ 억제에 조금이라도 도달하려면 에너지 소비와 생산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현대사회를 근원적으로 재구성하게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이 성장과 기후변화 억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가능”하다고 말하는 저자들의 주장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책 속의 노트: 2℃ 억제의 기원
2℃ 억제는 1975년에 예일 대학의 경제학자 윌리엄 노드하우스(William Nordhaus)가 처음 제시한 것이다. 그는 지난 수천 년 역사에서 1℃ 이상 변동을 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기온상승이 그것의 2배를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량적인 계산을 거친 것이 아니고 상당히 직관적으로 내린 결론이었는데, 따라서 그 자신도 이에 대해 그다지 만족스러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 기후학자들이 2℃가 그런대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저지선이라는 연구를 내놓고, 1996년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2008년에는 G8 국가들, 그리고 2010년에는 UN이 이것을 받아들이고, 2015년 파리협약에서 상한선으로 합의됨으로써 2℃ 이하가 정치의 영역에서도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됐다.


1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