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방송대의 모세혈관, 지역대학

방송대는 올 3월 개교 51주년을 맞는다. 전 국민에게 고등평생교육을 원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탄생한 국내 유일 국립원격대학 방송대가 그동안 우리나라 고등교육에 기여한 점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사이버대의 약진, 팬데믹으로 인한 일반대의 온라인 분야 진출 등 방송대가 새로운 50년을 열기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1면에서는 제주지역대학장을 거쳐 전북지역대학장으로 퇴임을 앞둔 김엘림 교수(법학과)에게 새로운 50년을 위한 지역대학의 역할에 관해 들어본다. 2~3면에서는 지역대학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지역총학생회의 고군분투기와 함께 제안을 소개한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어떤 계기로 지역대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또 5년간 지역대학장으로 근무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방송대의 가장 큰 특성은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이면서도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곳곳에 13개 지역대학과 33개의 학습관을 가진 국내 유일의 전국권 대학인 점이라고 생각해요. 지역대학은 우리 대학의 교육과 학생자치활동이 구현되는 교육현장이자 교수, 직원, 학생, 동문이 일상적으로 교류하는 곳이며, 지역사회의 교육문화 발전과 인재 양성에 기여하는 곳으로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고 봅니다. 지역대학의 이러한 기능과 가치를 인식하고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16년 9월 말경부터 학생처장을 하게 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어요. 지역대학의 운영과 관리는 학생처 소관이거든요. 그래서 지역대학의 운영 상황을 파악하게 되고 개선 방안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죠. 한편, 개인적으로는 2018년에 60세가 되면서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는데, 마침 제주지역대학장이 공석이 되는 상황이 생기자 자원해 제주에서 근무하게 됐어요.

 

제주지역대학장으로 부임 후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첫째, 지역대학의 기능과 가치를 정립하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A4 사이즈 한 장으로 된 홍보용 전단지를 자체적으로 만들었어요. 앞면에는 우리 방송대의 특성과 장점, 교육 방법과 장학제도 등을 설명하고, 뒷면에는 제주지역대학이 제주 도민과 거주자들에게 방송대의 고등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립대로서 제주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역캠퍼스로서 학생, 동문, 지역사회 각각에 어떠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안내했죠. 이를 공공기관, 기업,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등에 배포해 입시에 효과도 있었어요.

 

둘째,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건물 전체 곳곳을 대학본부의 지원으로 정비하는 공사를 하고 신형 공용 차량도 확보했어요.  24개 학과별 화분도 만들고 전북지역대학의 협조로 미술품 전시도 개최했고요. 셋째, 학생회와 동문회의 활성화를 위해 나눔 바자회 개최, 학생회 사무실 확충, 지역대학 홈페이지에 동문란 신설 등 다양한 노력을 했죠. 넷째, 제주 특유의 자연을 탐방하고 안내인도 될 수 있는 길생태해설사와 오름길라잡이 양성과정으로 이뤄진 국립대 육성사업을 활성화하고 보고서 발간도 했어요.

 

다섯째, 김녕리에 있는 6천평 가량의 방송대 부지가 목장지로 묶여 활용하기 어려웠는데 교직원과 동문들이 협력해 2020년 4월에 전답지로 변경했어요. 그후 부지 일부를 농학계 학교실습장으로 구축하고 농림축산부의 지원을 받는 데 필요한 지원 활동을 했으며, 2021년에 제주실습교육원으로 전환하는 준비작업과 기념석 설치도 했습니다.       

 

전북지역대학에서는요

전북지역대학에서도 자체 홍보 전단지와 지역대학 간판, 24개 학과 화분을 만들었고 미술품 전시 등을 했어요. 무엇보다 교직원, 학생회, 동문회 사이에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루도록 노력했고 제1회 학장배 탁구대회를 개최해 더욱 단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어요. 그리고 강경원 행정실장과 직원들의 헌신적 봉사로 지역대학 중에서 가장 다양하고 열성적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프로그램들을 운영했습니다. 전북의 자연과 역사탐방, 탁구강습, 실버 컴퓨터 강습, 도자기와 캘리그라피 교육은 지역대학이 직접 실시했고, 다문화 이주민 교육과 청소년 교육은 이를 전문으로 실시하는 기관을 지원하는 형태로 실시했습니다. 또한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공모사업에 응모해 그 지원금으로 지역 언론사와 협력해 ‘여성·청년·시니어가 살기 좋은 전북 만들기 토크콘서트’도 개최했어요.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전문가, 방송대생들이 함께 지역사회의 현안에 관해 토의하게 했습니다.

 

지역대학에서 그와 같은 많은 일들을 하려면 수고가 많았을 것 같은데요
지역대학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수고가 정말 많았어요.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많이 한다고 해서 인센티브나 금전적 보상 제도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데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려면 지역대학과 직원에 대한 적절한 보상조치가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2월 9일에 개최된 지역대학장 워크숍에서 총장님과 학생처장님 등도 이 보상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셨어요.

 

지역대학 운영을 잘하려면 어떠한 것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무엇보다 학생회·동문회 활성화와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방송대 학생은 지역대학에서 학업을 하고 학생회, 스터디, 동아리 등의 자치활동을 하며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해 지식과 지혜, 역량을 키우며 성장합니다. 동문은 지역사회 곳곳에서 주민, 직업인, 생업인, 행정가와 정치인, 기업인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방송대의 가치를 경험해 지역대학에 중요한 홍보요원과 후원자가 되고 또한 입학 자원이 되고 있죠. 전북지역학생회는 회장과 임원들이 정말 헌신적이고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러한 학생회를 후원하는 동문들도 많아 지역대학 운영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또한 지역대학 운영을 잘 하려면 대학본부가 지역대학의 실정을 정확히 파악해 그에 적합한 지원 조치를 하는 것도 매우 필요합니다.

 

직장인 학생은 ‘지역대학이 야간과 주말에 개방하지 않아 이용하기 불편하다’라고 하는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전북지역대학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밤 10시까지 개방하고 있어요. 방송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직장인 학생이 많은 특성이 있잖아요. 그러면 교직원들은 근무시간을 조정해 우리 학생들이 지역대학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학생회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학교가 개인정보보호 조치로 신입생들의 명단을 제공해 주지 않아 OT 개최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이 문제는 학생회의 숙원 과제인데 우리 대학이 신입생 입학 정보를 제공했다가 피소된 적도 있고, 때로는 학생회 임원이 그 정보를 선거운동이나 영업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학교로서는 개인정보 제공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입학지원서에 학교 입학과 관련해 학생회에서 연락하는 것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는 내용을 넣어, 적어도 입학식과 OT 개최까지는 학생회에 신·편입생 명단을 제공하고, 학생회가 제공 받은 정보를 오용하는 경우 엄중하게 제재한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문제는 피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학습관 중에는 노후하고 교육환경에 열악하며 이용자도 적어 존폐 논란이 오래전부터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방송대는 모든 국민들에게 고등교육을 보다 쉽게 받기 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학습공간을 두고 있는 국내 유일의 전국권 대학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시설은 노후해 가고 있어 정비가 필요하고 운영 인력을 배치해야 하는 재정적 부담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대학등록금을 10년 넘게 동결하고 있어 재정 압박이 많고 인력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학습관 중에 노후하고 교육환경에 열악한 곳이 있지만 신속, 적절하게 정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죠. 그러다 보니 이용자가 적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더욱이 코로나 감염 문제로 이용율이 더 저조한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이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데 전북지역대학 정읍학습관은 정읍시가 장소를 무상대여 해주고 시설도 무상으로 정비해 주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고 임대를 하는 학습관의 경우에는 건물주의 보증금 인상과 월세 전환 요구로 학습관의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2016년에 속초학습관을 폐지하려고 했을 때 속초시와 속초시 국회의원, 동문이 나서서 학습관을 지원하겠다고 하여 폐지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는데 문제해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저는 지역대학에서 대학 본부에 올 때마다 대학 본부의 건물들은 웅장해지고 화단 정비도 잘 되어 있어 교육환경이 나날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흐뭇해지는 한편, 시군학습관에 예산을 좀 더 배정해 주면 페인트칠, 전구 교체도 새로 할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어요. 시군학습관의 열악한 학습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정말 필요해요. 그리고 학습관에 근무하는 근로장학생이 상근 직원처럼 일하고 있는 상황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방송대가 새로운 50년을 열기 위해 지역대학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방송대가 더욱 발전하려면 지역대학을 육성시켜 방송대의 교육과 가치를 구현하고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학생, 동문, 지역주민에게 교육 서비스를 보다 다양하고 내실 있게 제공하며 지방자치단체, 지역의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시민사회단체, 언론과 협력해 지역사회의 교육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명실상부한 전국권 대학으로서 지역대학 상호 간에 활발히 교류하고 지역대학 학생회 간, 동문 간에도 서로 방문하고 지역에 있는 학생들이 대학 본부를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이를 통해 견문도 넓히고 더욱 성장하는 계기를 가지면 좋겠어요.    

 

지역대학장은 어떤 보직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지역대학장은 대학본부, 직원들, 학생들, 동문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지역대학이 기능과 역할을 잘 수행할 수  방안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보직이라고 봅니다. 지역대학장이 이러한 역할을 잘 하려면 지역사회를 잘 파악하고 지역 네트웍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역대학장 중에는 저처럼 지역사회에 연고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지역을 잘아는 직원들, 학생들, 동문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한편, 지역대학장은 교수로서 혼자 지방에 거주하므로 고립감을 느끼는 되는 경우가 있고  교수로서의 연구와 교육 업무와 학장으로서의 행정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므로 분주하고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어 결코 쉽고 여유가 많은 보직은 아닙니다. 그래도 학생들, 동문들, 지역 인사들을 직접, 자주 만나고 프로그램을 추진하여 느끼게 되는 보람과 소명감도 큰 보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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