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2차 세계대전이 치열하던 1939년 울산 교동에서 태어났다. 1950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천막 학교에서 공부하며 농고까지 마치고 군에 입대했다. 전역 후에 울산석유화학 지원공단에 입사했지만, 대졸과 고졸의 보수차이, 승진 문제로 대학을 졸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980년 2월에 단지 내 직원 40~50명과 함께 방송대에 지원했다.
울산에서는 학교가 없어 부득이하게 부산 동래에 있는 학습관 및 부산 시내 대학으로 출석수업을 가야했다. 10일간 출석수업에 참석했는데, 특히 우리 울산 학생들은 회사 근무를 마치고 부산행 직행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지만 지각이 잦아 일부 수업은 받지도 못했다. 이렇게 해서 1993년까지 방송대 공부의 길을 걸었지만, 승진과 정년퇴임 등의 이유로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몇 해 전 울산시 보건소에서 치매 검사를 받는데, 담당 간호사가 ‘어르신은 공부를 좀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방송대를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해, 2021년 농학과 3학년에 재입학했다.
3학년 1학기부터 교재 6~7권을 가지고 울산도서관 및 복지관에서 책과 강의를 반복해 읽고 들으면서 젊은이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A학점 10과목, B학점 9과목, C학점도 2과목 그리고 F도 한 과목이 있다. 3.8학점으로 지난달 22일 졸업했다. 2년 동안 도움을 주었던 울산지역대학의 동기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동기이자 학교 학생서비스센터에 근무하셨던 정 선생님의 도움이 컸다. 나이 많은 나를 위해 도움을 준 여러 학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요즘 나는 복지관에 가서 열심히 책도 보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다. 졸업사진을 찍어서 거실에 걸어놓으니 손주들과 이웃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한번 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게 되면 첫째는 자부심과 신념을 가지고, 둘째는 마음의 작심을 하고, 셋째는 근면성을 가져 열심히 함으로써 인생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방송대라는 곳은 나의 마지막 꿈을 이루게 해준 곳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구하다. 후배님들도 도전하시길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