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새로나온 책

 

 

우리는 지금까지 그림을 설명하는 책도,

과학의 입장에서 뇌의 반응을 이야기하는 책도 모두 보았다.

아쉽게도 모두 반쪽뿐인 느낌이었다.

드디어 여기, 『내 머릿속 미술관』이 나왔다.

과학자의 관점에서 미술을, 미술가의 입장에서 과학을

바라보고 융합해,

명화와 과학을 적절히 잘 버무려 낸 새로운 시도다.

 

 

 

 

 

과학?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해서 예술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 것 같다. 그런데, 세상에 과학하는 미술가가 있다.
『내 머릿속 미술관』을 쓴 임현균은 미술가다. 그림을 그리는 화백으로 진작부터 미술과 과학에 문외한인 사람들과의 소통을 본인의 사명으로 삼았다. 그가 이번에 독자들에게 명화와 예술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면서 ‘과학하는 미술가’답게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예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탐구해 나간다. 뇌를 탐험한다면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 붙들어 매시라. 지은이는 ‘미술가’이니.
자, 이제 책을 열어 보자. 예술가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펼쳐지는 과학적 탐구. 과학자도 좋아할 만한 그림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이 책 안에 다 들어 있다.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속 등장인물은 몇 명일까?
평화로운 목가적 풍경의 상징과도 같은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누구나 그 그림을 떠올리면 편안한 전원과 그 속에서의 사람들이 그려진다. 그런데… 과연 정말 그럴까?  「이삭 줍는 여인들」은 평화로운 농촌 풍경을 그린 그림이며, 그림 속 등장인물들도 여유와 낭만을 즐기고 있을까? 『내 머릿속 미술관』은 도발적인 이야기로 책의 문을 연다.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는 편견을 드러내는 한편으로, 왜 그런 편견을 가지게 되었는지 탐구해 나간다. 그래서 「이삭 줍는 여인들」의 등장인물은 몇 명이냐고? 이 그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냐고? 궁금함을 참지 못하겠거든 지금 바로, 이 책의 14쪽을 펼쳐 보자.

뇌과학과 고전 미술의 유쾌한 융합!
‘과학하는 미술가’답게 지은이는 뇌과학과 미술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명화를 중심으로 그림 이야기를 들려주다가도, 다른 한쪽에서는 그림을 보는 동안 일어나는 우리 머릿속의 변화에 대해 살핀다. 뇌는 왜 보고 싶은 것만 보는지(1장), 우리는 그림에 어떻게 공감하는지(2장), 그림을 기억하는 머릿속의 과정(3장)과 뛰어난 상상에 이르는 방법(4장), 그림이라는 우리 뇌가 사치하는 법(5장)을 주제로 각각 5편씩의 이야기를 실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 이야기조차 이 책에서는 재미있고 즐겁다. 예술가의 관점에서 설명한 까닭에 딱딱하지 않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림 이야기는 또 어떤가. 과학자도 이해할 수 있는 명화에 대한 쉬운 설명은 삼척동자라고 할지라도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우리 머릿속을 공부하자, 그림이 다시 보일테니!
우리는 지금까지 그림을 설명하는 책도, 과학의 입장에서 뇌의 반응을 이야기하는 책도 모두 보았다. 아쉽게도 모두 반쪽뿐인 느낌이었다. 예술과 과학 모두 전문적인 영역인 까닭에 그 둘을 하나로 묶어서 설명하는, 이를테면 ‘과학하는 미술가’의 책과 같은 것은 아직 읽지 못했으므로. 드디어 여기, 『내 머릿속 미술관』이 나왔다. 과학자의 관점에서 미술을, 미술가의 입장에서 과학을 바라보고 융합해, 명화와 과학을 적절히 잘 버무려 낸 새로운 시도다. 그림에 대한 해설은 물론이고, 그림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우리를 분석해 낸 미술가 임현균. 지식의 습득을 넘어 고정관념을 탈피해 나가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과학하는 미술가의 예술 기행 속으로 떠나가 보자.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의 저자인 예술사학자 안현배는 “작가 임현균은 과학자의 눈으로 접근하는 방법과 과정을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뇌과학을 출발점으로 삼아 우리가 평소 궁금해 하던 여러 소재들을 과학을 동원해서 신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림을 해석하는 것은 물론, 궁금했던 그림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우리들까지 분석해 냅니다. 매번 정보의 습득에만 머물던 고정됨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만담. 과학하는 미술가의 예술 기행을 여러분에게 마음 편하게 추천합니다”라고 말했다.
저자 임현균은 기계공학을 시작으로 척수 손상, 협심증, 혈압계, 시각, 아동 운동 발달, 사이버 멀미(뇌파)까지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세계적인 저널에 논문도 활발하게 쓰고 있는 현역 과학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원내에서 센터장, 단장, 소장 등 다양한 직위를 역임했고, 전기전자공학자협회 가상현실분과(IEEE 3079.1) 의장, (사)아동운동과학기술연구회 회장 등을 수행 중이다.
주말 화가로 개인전, 단체전, 아트페어에서 그림을 전시하고 있으며, 「무작정 시작한 그림 이야기(무시기)」는 일일 구독자가 3천 명이 넘는데, 스스로 지은 호(號)이기도 한 ‘無時期’는 “무엇을 시작하든 적당한 때는 없다”는 뜻이다. 『의과학 산책』을 비롯한 여러 권의 책을 썼으며, 최근에는 대전 KBS에서「소공방」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본문 속으로
사물의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그려 내면 피카소가 되고, 그 움직이는 과정을 그리면 베이컨이 됩니다. 창조는 잘 준비된 여러 지식이 버무려져 담궈지는 발효김치 같습니다. 좋은 재료와 환경이 맛있는 김치를 만들듯이, 집중하고 관찰하고, 잘 준비해야 맛있는 창조가 가능합니다. 우연히 탄생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식들이 엉켜서 만드는 예술인 것이지요. 그것은 몰입을 통해서도 만들어지고, 집중을 통해서도 혹은 엉뚱한 이탈을 통해서도 나타납니다. 또한 대화도 중요합니다. 타인과의 대화, 나와의 대화 모두 말입니다. ― 88쪽, ‘제1장 뇌, 보고 싶은 것만 보다’

오감을 이용하라고도 하지요. 향기 좋은 방, 심지어 화장실 냄새가 나는 곳에서 영어 단어를 외우라는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선생님은 뇌 회로를 모르고 하신 말씀이지만, 실제로 뇌 기억력 강화에 향기도 도움이 됩니다. 나쁜 향기도 감정회로를 활성화시켜서 정보를 더 오래 보관하는 데 유리합니다. 한편 손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손으로 쓰면 내용을 설명해야 합니다. 뇌가 내용을 서술하듯 해야 하거든요. 설명할 수 있으면 외운 것입니다. 선을 그리면 그 형태를 외운 것입니다. 보지 않고 할 수 있으면 다 외운 것입니다. 뇌를 의인화하면 쉽게 이해됩니다. ― 199쪽, ‘제3장 뇌, 그림을 비틀어 기억하다’

추상화는 대단히 개인적인 그림입니다. 그래서 추상화를 이해하려면 작가를 이해해야 하고, 작가의 경향과 성향, 표현 방식을 ‘개별적’으로 조금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림을 통해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명품의 속성과도 비슷합니다. 명품은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수’의 고객을 위해서 제작됩니다. 추상화도 작가를 이해하는 소수를 위한 그림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추상화는 화가의 개별적인 표현을 추구하기 때문에 추상화 앞에서 이 그림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실은 모순입니다. 추상화를 볼 때는 작가의 성향이나 이전 그림을 미리 공부해야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집니다.― 206쪽, ‘제4장 뇌, 상상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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