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마로니에

“일 년의 계획은 곡물을 심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으며, 종신의 계획은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더 훌륭한 것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을 무슨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키운다는 것은 백년대계의 교육이 아니겠는가.


유가(儒家)의 전하는 말에 의하면 “옥불탁(玉不琢)이면 불성기(不成器)요, 인불학(人不學)이면 부지도(不知道)”라 했다. 이는 “구슬을 갈고 닦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도 배우지 않으면 옳은 길을 갈 수 없다”라는 뜻이다. 배움은 인간사의 옳고 그름을 밝혀 행하는 일이다. 비유하자면 어두운 밤길을 어찌 등불 없이 갈 수 있겠는가. 생즉학(生卽學), 산다는 것 자체가 곧 배운다는 뜻이다.


요즘 같은 100세 시대, 인생은 칠십부터라고 하니, 인생 삼모작을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한다. 계획 없이 산다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 누군가 당신에게 “당신은 왜 살아?”라고 물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이 보이고, 살아있기에 그래서 그냥…”이라고 답했다면, 물론 솔직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런 삶이라면 얼마나 허망한 삶이겠는가.


인간은 미완성의 존재다. 누구나 끊임없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에 어느 집단, 사회에 속하기 위해서는 자격을 얻는 학습을 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방송대는 학습자에게 자기 잠재력을 발견하게 하고, 또 그것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학습을 뒷받침해주는 평생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2000년도 평생학습의 필요성을 깨닫고 방송대의 문을 노크한 이후 23년째 방송대 가족으로 있다. 마라톤을 뛸 때, 목적과 목표가 없이 달린다면 곧 지쳐 쓰러진다. 그러나 목표와 목적이 분명하다면, 뛰면 뛸수록 희열을 느끼며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내게는 공부하는 분명한 목표와 목적이 있다.


아무리 백세시대라지만, 백 년도 못사는 세상이다. 옛말에는 한 우물을 파라고 했지만, 한두 가지만 하다가 가는 건 너무 억울한 생각이 든다. 학습을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가 자유를 구속하는 고통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구속돼야만 목적을 이룰 수가 있다. 그 역할을 고맙게도 방송대가 해주고 있다.


아침 식사를 했다고 점심 식사를 거르지는 않는다. 꾸준히 먹어야 영양 섭취도 가능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듯 학습 또한 그렇다. 지속되는 학습을 통해 풍부한 삶을 영유할 수 있다. 우리의 인생길은 끝이 없다. 따라서 그 길은 만들어진 길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새 길이다. 방송대를 통한 평생교육은 내게 기초적인 글과 숫자 능력부터 고급 훈련 및 직업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습을 통해 새로운 삶을 영유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덕분에 건축, 음악, 미술, 문학, 법학, 행정 등의 분야에 최소한 한 시간 정도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식을 얻었다. 경비행기 조종 외에도 스포츠마사지, 응급 처치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사회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교사 자격증 3개 외에도 자격증 25개에 전공만 7개다.


할 일이 너무나 많아서 시간을 쪼갰다. 잠자기에도 아까웠다. 모세가 팔십이 넘어 부름을 받았듯, 언제가 부름을 받고 쓰임을 받는 하루를 위해 나는 오늘도 배움의 길을 가고 있다. 그런 꾸준한 학습 덕분에 아직도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학교에서 학습했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끝없는 길을 가듯, 도전정신으로 나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학습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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