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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모임 오면 취업 정보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다들 비슷한 또래 자녀들을 두고 있어 아이들 공부 얘기를 나눴어요. 이주민 친구들에게 말로만 듣던 방송대에 직접 와보고 알게 돼 정말 좋아요.”
지난달 25일 일요일 인천지역대학 504호엔 여러 나라 말들이 와글와글했다. 인천지역 다문화협의회가 열려, 다문화이주민 70여 명이 모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1세대와 2세대로 나눠 1세대는 ‘자기소개’ 및 ‘한복인형 만들기 체험’을 하고, 2세대는 직업교육과 자기소개를 통한 미래 설계 교육을 받았다.


지역 중심의 커뮤니티 역할

다문화협의회는 그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모였다. 이들은 이주민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나누는 것은 물론 학업, 취업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왔다. 또한 방송대 소속이 아닌 다문화이주민을 동참시켜 각종 행사에서 다문화 프로그램과 방송대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다문화이주민이 매번 대학로 본부까지 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인천지역대학이 직접 나서 워크숍을 도와 강의실과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홍보했다.
다문화이주민이 도움 받을 곳은 많지만, 이들이 방송대 모임에 적극 참여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교육’이다. 첫째는 이들의 로망이 담겨 있는 ‘대학’의 시설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이곳에서 대학진학과 그 이후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실제 선배 사례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주민 여성의 대학진학은 학령기에 접어든 자녀 교육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이들은 방송대 모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최순희 인천지역 다문화협의회 임원(중문 졸)은 “입시를 앞둔 자녀를 가진 이주민 여성들이 한국대학에 관심이 많아 방송대에 와보고 싶어 한다”며 “적극적으로 모임을 활성화시킨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다문화이주민 커뮤니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입학 확대 필요
“영어강사를 하고 있는데 학위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방송대에 입학하려고 했죠. 그런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니 두렵고 자신감 떨어져서 포기했어요. 다른 친구들 보면서 힘을 얻어 저도 언젠가는 공부할까 싶습니다.”
필리핀 출신의 한 이주민 여성이 모임에 참가한 이유다. 다문화이주민은 대학진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먼저 겪은 다문화협의회 회원들은 모임을 통해 우리 대학 학사시스템을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예비입학생을 받아 입학에 필요한 서류를 좀 더 쉽게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한 참가자는 “내년 예비입학생인데 방송대 시스템이 어렵다고 들어서 지금부터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며 “반년 동안 수강신청 방법, 과제물 작성법 등 학교 적응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모임이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점차 한 가지 전공만으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이들 역시 2~3번 방송대를 다시 입학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베트남 출신 한혜진 동문의 경우 관광학과를 졸업하고 자녀 상담을 위해 청소년교육과에 진학한 사례다.


강의실 개방 프로그램 확대 예정

최근 시민 대상 평생교육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인천지역대학은 다문화 모임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대학 504호를 고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다문화 프로그램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손진곤 인천지역대학장은 “오늘 2세대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이런 프로그램이 지역사회에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본다”며 “지역대학이 운영해주길 바라는 프로그램이나 지원이 있으면 언제든지 의견을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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