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학생들 가운데는
학교에서 배운 것으로 꿈이 없는 이에게
꿈을 갖게 하고, 일으켜주고 싶은
나눔의 비전을 가진 이들이 많다.
열 살 때쯤 만난 한 어른이 나에게 “너의 비전은 뭐니?”라고 물었다. 장래희망, 꿈 비슷한 의미 같은데, 굳이 ‘비전(vision)’이라는 어려운 말로 물은 이유가 무엇일까? “저는 커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그 비슷하게 답했던 것 같다.
잊고 있었던 ‘비전’이라는 단어를 다시 접한 것은 진로상담을 전공하는 서른 살이 돼서다. 진로상담에서 비전은 장래희망이나 꿈과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비전은 ‘삶의 전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현실로 이뤄졌을 때의 상태를 집약해 상징화한 영상’이라고 정의된다. 자신이 꿈꾸는 세상, 이루고 싶은 일이 이미 이뤄져서 눈앞에 펼쳐진 것처럼 그려보는 것이다. 거기에는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동시에 담겨있고 최종적인 미래상(future-image)이면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상태의 미래상이다. 비전에는 갈망과 결단, 반드시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기대가 함축돼 있다.
비전을 설명할 때, 마틴 루터 킹과 빌 게이츠를 예로 들곤 한다. 흑인해방운동을 이끈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나는 언젠가는 조지아 주의 붉은 언덕에서 옛 노예의 자손들이 옛 노예 소유주의 자손들과 함께 형제애의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되리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나의 자녀들이 언젠가는 그들의 피부색으로 판단되지 않고 그들의 인품에 의해 판단되는 나라에서 살게 되리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또 빌 게이츠는 “모든 가정, 모든 책상에 하나 이상의 컴퓨터가 있는 세상”을 꿈꾸었다. 막연히 미래에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결단과 희망이 눈앞에 펼쳐지듯 선언하는 것이다.
비전은 힘이 있다. 인생의 나침반으로서, 궁극적인 삶의 목표 지점을 알려준다. 힘들고 지치더라도 희망을 갖게 하고 지속적이고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다.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의 원천이 되며, 삶의 속도나 방향이 잘못되면 경고하고 수정하도록 도와준다.
여러분의 삶에도 이런 나침반이 있다면 든든하지 않겠는가? 비전을 찾고 이루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비전의 발견은 내가 누구인가, 왜 다른 때가 아닌 지금, 다른 곳이 아닌 이곳에 태어나서 이런 경험과 때론 어려움을 겪었는가에 대한 숙고로부터 출발한다. 방송대 학생들 가운데는 방송대 졸업이 최종목표가 아니라, 방송대에서 배운 것으로 꿈이 없는 사람에게 꿈을 갖게 하고 일으켜주고 싶은 나눔의 비전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 사람이, 그 비전이 특별하고 귀하다.
둘째, 비전은 혼자만 알고 숨겨두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알려야 한다. 나의 비전을 말하다보면, 나를 위해 기꺼이 도움을 줄 협력자들을 만나게 된다. 방송대에서 공부하는 여러분을 든든하게 조력해주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들 그리고 방송대에서 만난 학우들이 바로 여러분의 비전을 함께 이뤄줄 협력자들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도움을 주고받으며 비전을 이룰 수 있다.
내게 비전이 뭐
냐고 물었던 분은『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라는 책을 쓰신 이원설 박사님이다. 비전을 발견하고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그분의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 모두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자신을 존중하면서 평생을 걸쳐 만들어갈 세상을 꿈꾸고 이뤄가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유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