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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24일에 방송대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졸업했으니까 방송대를 떠난 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2019년 나이가 50이 넘어 대학 공부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열정과 도전의식이 대단하다는 칭찬과 격려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힘든데 굳이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과연 내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긴장과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잠을 설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나간 모든 시간이 참 빠르게 느껴진다. 또 빠르게 지나간 시간만큼 내가 지쳐서 잠시 쉬기는 했을지언정 포기하지 않고 쉼 없이 달려 목표를 달성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힘들 때마다 “넌 해낼 수 있어”라고 스스로 격려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조금씩 우물 안을 벗어나 더 큰 세상을 발견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문을 열고 나가면 펼쳐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면서 흥분과 설렘으로 일상생활이 늘 행복했기 때문이다.


방송대를 졸업한 후에 현재는 인천에 있는 I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대학원에 지원하고 입학하기 전에 방송대 대학원으로 진로를 결정할까 고민하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오프라인 대학원에서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으면서 동료 원우들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 욕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대학원에 합격해 1월 16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3월부터 일주일에 월요일과 수요일 두 번씩 야간에 수업을 들어갔다. 오후 6시 30분부터 수업이 시작되고 수업이 끝나고 집에 귀가하면 12시가 넘었다. 너무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3월이 지나고 4월에 접어들면서 몸과 마음 둘 다 지쳐가고 있었다. 처음에 열정과 의욕에 넘쳐 대학원에 합격하고 기뻐했던 원우들도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방송대에서 공부를 정말 편하게 했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6월 어느 날 대학원 수업이 끝나고 방학이 다가오자 한 선배가 “방학 때는 일만 할 수가 있어서 너무 좋아”라고 했는데, 그 말에 모두 크게 웃기도 했다. 직장과 학업의 병행이 쉽지는 않다는 얘기로 들려서 공감이 가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업료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할 길을 다양하게 열어주는 방송대 생활이 그립기도 했다.


석사과정을 다 마치고 나면 다시 방송대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제 겨우 대학원의 1차 학기가 끝나고 방학인데 벌써 방송대에 다시 돌아가면 어떤 과목을 선택해 공부해볼까를 생각하면서 혼자 실없이 웃기도 한다. 아직 대학원을 졸업하려면 3학기나 남았는데 벌써 다른 공부를 염두에 두는 내가 어처구니가 없을 때도 있다.


인간은 누구나 지금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열망한다. 그리고 행복한 삶을 향한 열망은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가지고 미래의 창을 두드리게 한다. 나는 그 무한한 도전 정신의 에너지를 방송대에서 전해 받았다.

 

방송대는 나의 모교이자 무한한 에너지원이 나오는 화수분 같은 존재다. 방송대 졸업을 하기는 했으나 아직도 나는 방송대가 나에게 전해준 에너지를 품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방송대가 내 곁에서 언제나 함께하며 미래를 여는 문을 향해 달려주는 러닝메이트라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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