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의 미술관을 찾아서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중외공원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공원에는 광주시립미술관 외에도 국립광주박물관,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문화예술회관, 광주비엔날레전시관 등이 모여 말 그대로 ‘문화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 온 방문자의 입장에서 아쉽게도 접근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KTX 광주송정역이나 광주공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미술관에 가려면 적어도 한 번은 갈아타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물론 시티투어버스를 타면 좀 더 편하게 갈 수도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 시내 곳곳에 분관을 두고 있다. 광주시 상무지구에는 하정웅미술관(구 상록전시관)이 있고, 도심 광주공원 옆에는 2022년 개관한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이 자리하고 있으며, 본관이 자리한 중외공원 한쪽에는 2016년 개관한 광주시립사진전시관도 있다. 미술평론가 양은희가 지적한 대로 손쉽게 글로벌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서울과 비교할 때 지방 도시 광주에 소재하고 있다는 점은 이 미술관이 가진 약점일 수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이 치명적인 한계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미술관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30년 역사의 몇가지 분기점1992년 8월 1일 개관한 광주시립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지방 공립미술관이다. 광주시립미술관 개관 이후 부산시립미술관(1998), 대전시립미술관(1998) 등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시립미술관 개관은 1990년대 시립미술관 시대의 문을 연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30년이 넘는 광주시립미술관의 오랜 역사에는 몇 가지 중요한 분기점이 존재한다. 우선 개관 초기 전라남도 영암 출신의 아버지를 둔 재일교포 사업가 하정웅(1939~ )의 작품 기증에 주목할 수 있다. 1993년 7월 하정웅은 자신의 수집품 가운데 곽인식, 이우환, 전화황(본명 전봉제), 송영옥, 곽덕준 등 일본에서 활동한 교포작가들의 작품 212점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작품 기증은 미술관을 둘러보던 하정웅이 “소장품이 너무 빈약한데 충격을 받은” 데서 비롯됐다. 이 무렵 150여 점에 불과하던 미술관 소장품이 예향(藝鄕) 광주의 긍지에 비해 빈약한 것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껴 작품을 기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하정웅은 광주시립미술관에 더 많은 작품을 기증했다. 1999년 471점, 2003년 1천182점, 2010년 357점, 2012년 80점, 2014년 221점 등 그가 기증한 2천500여 점의 작품들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2017년 3월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시 상무지구에 있는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상록전시관의 명칭을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으로 변경해 운영하기로 했다. 1995년에는 광복 50주년을 기념하고 5·18 광주민중항쟁과 광주의 민주정신을 새로운 문화적 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해 ‘경계를 넘어’를 주제로 첫 번째 광주비엔날레가 열렸다. 광주시가 창설을 주도하고 ‘세계화’를 외쳤던 김영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진행된 제1회 광주비엔날레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대의 국제현대미술제”로 불렸다. 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광주시립미술관이 있는 중외공원 문화벨트에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이 들어섰다. 초기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립미술관은 불가분의 관계였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비엔날레의 주요 전시공간 가운데 하나였고 미술관 직원 다수가 비엔날레 운영에 관여했다. 그로 인해 미술관은 공무원들과 전시기획에 참여한 외부 전문가들 사이에 벌어진 갈등에 휘말리기도 했다. 1999년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비엔날레가 공식 분리되면서 이러한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됐지만 지금도 관과 민의 관계를 조율하는 문제는 광주비엔날레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다. 공식적으로 분리되기는 했지만 미술관과 비엔날레는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를 주제로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열렸는데, 광주시립미술관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다른 기관들과 함께 비엔날레 본전시와 별도로 진행된 파빌리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비엔날레 기간 중 미술관 본관 1, 2전시실에서는 네덜란드 파빌리온「세대 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멸종전쟁」전, 광주시립미술관 미디어아트플랫폼 3관에서는 이스라엘 파빌리온 「불규칙한 사물」전이 열렸다. 따라서 비엔날레를 찾는 관람객들은 광주시립미술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립미술관은 서로 협력하면서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을 경험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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