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ㆍ취업   2023년도 후기 이색졸업생

김은경 학우가 흘린 눈물의 의미
평택에 거주하고 있는 김은경 동문(53세)은 ‘편지’와 깊은 사연이 있다. 2017년 방송대에 입학할 때도 학교에 편지를 보내, 모자란 실력이지만 방송대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절절한 사연을 호소했다. 물론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청소년교육과에 입학해 결국 완주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졸업을 맞아 고성환 총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김 동문은 24세에 결혼해 35세에 두 아들을 데리고 이혼한 후 지금까지 고군분투의 삶을 살아야 했다. 대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공부의 한을 풀고 싶었다. 포장마차에서 음식도 만들고, 청소용역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장례식장에서 5년을 일하기도 했다.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다. 그렇게 억척스럽게 가장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마침내 방송대 졸업장을 거머쥐었다.
“2년 전에, 저의 정신적 지주셨던 친정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오늘 졸업식장에 같이 오셨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자꾸 눈물이 나더군요. 그렇지만 이 자리에 계셨다면, 대견한 딸이라고 칭찬하셨을 거라 생각해요.”
생계를 위해 다양한 일을 했지만, 김 동문은 노인이나 청소년을 위한 웃음치료,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봉사 활동을 하다가 청소년 심리에 관심을 깊게 가지게 됐다. 그의 방송대 선택 동기다. “방송대 선택하길 정말 잘했어요. 지금도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너무 뿌듯합니다. 대학 공부는 꿈도 못 꿨는데, 믿어지지 않네요. 3학년 되고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목표가 분명했으니까요.”
김 동문은 후배들에게 이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스터디나 지역 학습관 등을 찾아 동문님들과 함께 열심히 하시면, 저처럼 졸업할 수 있으실 거예요. 많이 모자란 저도 해냈으니까요.”

73세 이봉환 동문의 후회 없는 공부
이봉환 동문(73세)은 이번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과 최우수상(교육과학대학)을 받으며 졸업했다. 3년하고 6개월 만의 졸업이다. 사실 이 동문의 꿈은 ‘전체 수석 졸업’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귀촌을 선택한 그는 공부에 ‘사력’을 다했다. 어떤 쓸모를 겨냥해서가 아니라, 기왕에 시작한 것 한번 결과를 기대해보자는 마음으로 집중했다.
“아침에 눈 뜨면, 밥 먹는 시간 제외하고는 공부에 매달렸어요.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했거든요. 사실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려면 시간의 총량을 늘려야 하니까 그렇게 한 거죠. 젊은이들이 2시간 하면, 나는 4시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했어요.”
그런데 이 동문은 “두 번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양쪽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고막 상태도 나빠졌기 때문이다. “다만, 병이 날 정도로 공부에 진심이었다, 정말 열심히 해서 최고 성적을 받았으니 이걸로 만족합니다.”
국가유공자다보니 학교에서 따로 장학금을 받지는 않았지만 성적은 늘 최상위였다. 70대 초반의 이 동문은 ‘홀로’하는 공부에도 집중했지만, 멘토를 적절히 활용하는 걸 잊지 않았다. SNS나 컴퓨터가 힘들었기에 집 근처에 있는 학습관을 자주 찾아 선배나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했다.
이 동문 역시 후배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교재를 받고 학기가 시작하면, 교재보다 먼저 교수님 강의를 들었어요. 교수님들의 상세한 설명을 머릿속에 정리해가면서 교재를 접하니 이해가 쉽더군요. 저처럼 고령이신 학우님들이라면, 학습관 멘토링 제도를 놓치지 마시고, 다른 동문님들과 함께 공부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아요.”
이 동문은 환하게 웃으면서 이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비슷한 연배의 마을 분들에게 되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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