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방송대 대학원 원우들의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학원 이러닝학과를 졸업한 박정현 동문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AAOU(Asian Association of Open Universities, 아시아 원격대학 협의회) 국제 컨퍼런스에서 우수논문상 금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일본언어문화학과를 마친 조혜란 동문은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로 연구비를 지원 받아 화제다. 두 동문을 만나 그 의미를 짚었다.

박정현 동문, AAOU 국제 컨퍼런스 금상
지난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36차 아시아원격대학협회(AAOU) 연례학술대회'에서 손진곤 방송대 교수(컴퓨터과학과·대학원 이러닝학과 및 정보과학과)와 박정현 동문(대학원 이러닝학과)이 우수논문상 금상을 수상했다.
금메달을 수상한 박정현 원우는 상금 500불(약67만원)을 학교에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상금은 논문을 쓰는 대학원생을 지원하기 위한 발전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직장 일로 컨퍼런스에 참가할 수 없었던 그를 대신해 논문 제2 저자로 어드바이스를 한 손진곤 교수가 대신 발표했다. 
박정현 동문은 인터뷰에서 “첫 수상이니 의미 있게 쓰고 싶어서 교수님과 상의한 결과 학교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다른 분들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상을 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박 동문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다.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던 중 지난 2021년 방송대 대학원 이러닝학과에 흥미를 느껴 입학하게 됐고 신참 연구원으로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박 동문은 논문 수상의 비결로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참여한 ACTLab(손진곤 교수를 주축으로 한 대학원 정보과학과 및 이러닝 학과의 랩 세미나 모임)이 주관한 ZOOM 세미나를 꼽았다. 그는 “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논문 한 줄 이라도 더 읽으려고 했고, 생각 한 조각이라도 더 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결국 그 생각들이 쌓여서 학위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고, AAOU에 제출한 논문도 그렇게 탄생했다”라고 털어놨다.
박 동문이 AAOU 국제 컨퍼런스에 올린 논문은「성인학습자의 이러닝 학습참여에 대한 학습동기 요인 연구」다. 이러닝을 하는 학습자에게 가장 중요한 ‘학습동기’ 요인에 관한 내용이다. 가치와 비용, 인지적 조절능력, 스케쥴링 등 4가지 요소가 학습동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학습동기를 지표화해 개인 맞춤형 교육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여름 하계 학위수여식에서 대학원 최우수논문상을 받으며 졸업한 그는 에듀테크 분야를 전문적으로 계속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컨퍼런스는 아나돌루대학교 주최로 지난달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디지털 고등 교육 시대에 있어 개방대학의 미래(The Future of Open Universities in the Age of Digitalized Higher Education)’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총 15개국의 AAOU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손진곤 교수·박정현 동문 외에도 설진아 교수(미디어영상학과), 정혜령 미래원격교육연구원 책임연구위원·우영희 책임연구위원도 우수논문상 은상을 수상했다.

조혜란 동문, 학술연구교수로 선정
이영 교수(일본학과. 대학원 일본언어문화학과)가 “이 소식은 꼭 알리고 싶다”라고 연락을 준 것은 지난 9월 8일이다.
이영 교수는 “방송대 일본학과와 대학원 일본언어문화학과를 졸업한 원우가 연구계획서를 제출하여 2천만 원의 연구비를 획득했다. 연구자들도 따기 힘들다는 연구비를 방송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동문이 따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방송대에서 우수한 연구자를 발굴해서 키워내고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강조했다. 9월 15일(금) 이영 교수의 연구실에서 주인공인 조혜란 동문과 이영 교수를 함께 만났다.
조 동문은 두 자녀를 대학에 보낸 뒤부터 자신이 할 일을 찾기 시작했다. 방송대 문을 두드린 건 2013년이다. 일본학과에 입학해 2016년 졸업하고 1년 뒤인 2017년에 대학원 일본언어문화학과에 입학했다. 2021년 석사학위논문「일본 중세의 내전과 왜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졸업했다. 이 논문으로 그는 대학원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석사학위논문을 가다듬어 이듬해 KCI급 국내 전문학술지〈한국중세사연구〉 제70호(2022)에「일본 무로마치 막부의 외교적 해명에 등장하는 포도(逋逃)와 고려 말 왜구」를 발표해 전문 연구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조혜란 동문은 일본어를 공부하러 왔다가 일본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돼 본격적인 공부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내공을 쌓은 데는 역시 대학원 일본언어문화학과 내 연구모임이 큰 힘이 됐다. 방송대 부임 이후 일본사를 깊이 연구해 온 이영 교수는 함께 여말선초에 등장하는 ‘왜구(倭寇)’에 관해 좀더 객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자 2020년부터 대학원 세미나 모임을 만들었다. 2주에 한 번씩 만나서 함께 일본사 원전을 읽고, 논문도 발표하는 자리인데, 1기인 송종호 동문(변호사)은 이 모임을 통해 실력을 다져 전문학술지에 논문을 여러 편 발표했다. 조 동문도 여기서 차근차근 공부를 다졌다.
조 동문이 선정된 한국연구재단 B유형은 석사학위를 마친 신진 연구자들이 연구계획서를 작성해 지원하는 코스다. 지원 기간은 1년으로, 내년 8월까지 연구비를 받게 된다. 이후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해야 한다. 논문제목은「태조5(1396)년에 침구한 왜구 두목 상만호의 정체에 관한 고찰」이다.
조 동문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실제로 선정이 돼서 너무너무 기뻤다. 사실은 그런 연구비 신청 제도가 있는 것도 몰랐다. 이영 교수님께서 자세히 알려주셨지만, 처음에는 제가 ‘뭐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는 못 할 거 같아요’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올해는 그냥 연습 삼아 해본다는 생각으로 해보자. 내년에 또 지원하면 되지 않겠나’고 하셨다. 그래서 용기를 내 지원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영 교수는 방송대도 박사과정 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사과정 원우들을 지도하면서 확인한 우수한 인재들의 가능성 때문이다. “우리 방송대도 이제 현직에 있으면서도 석사·박사학위를 해서 전문적인 지식과 연구 능력을 지닌 연구자들도 배출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량 있는 인재들이 많다. 석사·박사 과정을 통해서 방송대의 사회적 평가 등도 올릴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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