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프리즘

교명의 핵심가치는 정체성과 지향성에 있다.
이 점에서 ‘방통대’는 현재 ‘방송통신대학교’라는
원격대학의 정체성을

잘 반영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이민자이자 가난한 여성노동자 케이티가 앞으로의 계획으로 ‘방송통신대학’을 다니려고 한다고 말한다. 배경은 영국, 내가 무척 좋아하는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한 장면이다. 최근 우연히 다시 보면서 열악한 삶 속에서도 공부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고 있는 모습과 함께 영국의 Open University를 열린대학, 개방대학이 아닌 방송통신대학이라고한 번역…. 나에게는 전율처럼 전달돼 왔다. 우리 대학의 위상을 보여주는 듯하면서도 우리가 고민하는 교명에 대한 고민도 이 속에 압축적으로 들어있지 않을까 한다.


지난 5월 달이었나 학교에 갔다가 우연히 교명 변경에 관한 포스터를 봤다. 그간 학교에서 교명을 두고 상당히 고민을 했을 듯하다. 어쩌면 우리 대학의 새로운 50년을 새로운 교명과 함께 시작하려는 의도일까? 다만 학교에서 먼저 교명 변경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교내에서 논의를 통해 몇 가지 교명을 선정한 다음 홍보를 통해 구성원들의 폭넓은 의견을 묻는 방법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현재의 교명이 학교 특성을 담은 정직한 이름이고 50년 역사를 거치면서 잘 정착했다고 생각한다. 굳이 새로운 이름을 찾는다면 정체성의 측면에서 좀더 적합하고, 영문명과도 실제 잘 어울렸으면 했다. 사실 이번에도 올라올 수 있는 이름은 많지 않다고 보았다. 우리 대학의 설립에 중요한 모티브를 주었던 영국의 OU를 상정한다면 열린대학, 개방대학과 같은 명칭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실제 1990년대 말에 있었던 교명 변경 논의 때 열린대학, 개방대학도 거론되었지만 전자는 한글 이름이라는 점에서 꺼려했던 듯하고, 후자는 예전 한때 있었던 학교 명칭이라는 점에서 제외됐고 결국 본래 이름을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다만 영문명은 복잡하고 이상한 이름에서 KNOU로 바꿨다.


사실 나는 ‘열린대학’을 선호하지만 논의의 폭을 넓힌다는 뜻에서 이름을 개발하는 방식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국립방통대학교’라고 작명해 보았다. 교명의 핵심가치는 정체성과 지향성이라는 점에서 ‘방통대’는 현재 ‘방송통신대학교’라는 원격대학의 정체성을 간결하게 담은 이름과 연결되면서도, 방과 통이라는 글자에 ‘개방과 소통’이라는 인문학적 함의를 담아보았다.


좀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개방이 자유롭고 공간적 확대를 뜻한다면 소통은 그 속에서 평등하고 질적 성장으로 나아감을 포함한다. 특히 소통은 의미가 깊고 다원적이어서 우리 대학의 지향과 비전을 풍부하게 담을 수 있다. 앞으로 우리 대학이 미래의 어떤 첨단적인 과학기술을 활용하더라도 결국 개방과 소통을 넘어서는 개념은 없으리라 확신한다.


한편 국립대학의 위상을 밝히기 위해 ‘국립’을 포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학교명에 국명까지 포함하는 것은 현대 선진국가의 추세에서는 맞지 않으므로 제외했다. 다만 현재의 영문 명칭인 KNOU는 우리 대학의 정체성을 매우 잘 담았으며 이미 국제적 자산이 되었으므로 이대로 사용하기를 바라며 실제 ‘Open’에는 ‘개방과 소통’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


사실 예전에 약칭으로도 많이 썼던 ‘방통대’는 본래 일반대중들과 언론에서도 흔히 사용할 정도로 우리 대학의 정체성과 대중성을 담고 있었는데, 오래전 한 신문 만평에서 우리 대학에 대해 비하 표현(밥통대)을 쓴 뒤 일부 동문, 학생들 간에 꺼리는 표현이 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우리 대학에서 항의해 사과 받았으며, 무엇보다도 작가가 비난받고 부끄러워해야 할 사안이지 우리 대학 구성원이 위축될 일은 아니다. 게다가 이 사건을 알지 못하는 구성원들이나 일반 대중들은 여전히 친근하게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는 그동안 우리 대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현실에 대해 충분히 자신감을 가지고 대응했으면 한다.


최근 교명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마도 ‘우리’, ‘미래’ 등은 나름 의미는 있지만 추상적 개념으로는 정체성을 채울 수 없고, ‘원격’은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고유명사로서는 현재 교명보다 우위는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KNOU라는 글로벌한 명칭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는 본선에 올랐던 어느 이름보다도 현재 교명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든다.

 

다만 국명을 제외한다면 작지만 개선의 의미가 있는 듯하고, 적어도 그간 편의적으로 사용했던 약칭(방송대)은 바꾸었으면 한다. 마치 잘못된 소문으로 콩쥐 대신 팥쥐에게 꽃신을 신겨준 듯한 안타까움이라고 할까?

 

아무튼 마지막으로 퇴임의 처지여서 잘못 이해하고 쓴 부분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7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