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의 미술관을 찾아서

수원시립미술관은 2015년 10월 8일 개관했다.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광장에 자리한 수원시립미술관은 지상 2층, 지하 1층, 연 면적 9천661㎡로 크다고도 작다고도 말할 수 없는 규모를 지니고 있다. 미술관은 5개의 전시실, 2개의 전시홀, 2개의 교육실, 카페테리아와 라이브러리 등을 갖추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최적의 입지 조건을 자랑한다. 미술관 인근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천주교 수원성지, 여민각 등의 문화유적들, 시립도서관과 영화관 등의 문화시설, 행리단길과 벽화마을 등의 볼거리가 많다. 근처에 유명한 통닭거리도 있다. 실제로 미술관은 늘 사람들도 북적인다. 미술관을 둘러보면 수원시립미술관이 수원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곳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여성미술’ ‘여성주의 미술’을 규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술관은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제시하기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규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모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아무쪼록 수원시립미술관이 현재의 전시와 미래의 전시들을 통해 ‘여성주의’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생산적 토론과 사회적 합의를 이끄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2022년 ‘아이파크’ 이름을 떼다그런데 수원시립미술관이라니? 이 이름이 낯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개관 이후 오랫동안 이 미술관의 공식명칭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었다. 특정 기업의 아파트 브랜드를 포함한 이 낯뜨거운 명칭이 현재의 ‘수원시립미술관’으로 변경된 것은 작년 12월이었다. 2022년 9월 수원시의회가 ‘사기업 브랜드명 삭제를 통한 공립미술관 정체성 확립’을 위해「수원시 미술관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를 의결했고, 같은 달 수원시가 이를 공포하고 명칭 변경 작업에 착수한 지 두 달여 만의 일이었다. 2016년에 처음 수원시립미술관에 갔을 때 나는 미술관에 붙은 ‘아이파크’라는 단어 앞에서 뭐라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과 분노를 느꼈다. 이렇게 특정 기업의 브랜드를 이름에 넣게 된 것은 이 미술관의 출생 배경과 관련이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건물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기부받은 것이다. 즉 미술관은 현대산업개발이 수원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대신 그 수익의 일정 부문을 지역에 환원하는 기부채납으로 지어졌다. 순수 기부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기부채납인데도 시는 기부자를 배려하고 기부문화를 확산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미술관 명칭에 그 기업의 브랜드를 넣었다. 하지만 처음 등장한 때부터 이 명칭은 공공미술관을 기업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 미술인 등의 명칭 변경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 노력의 결과로 작년 말-기업의 명칭 존속 요구에도 불구하고-마침내 미술관의 명칭이 변경됐다. 미술관 명칭을 둘러싸고 무려 8년 넘게 이어진 논란은 지역미술관과 기업의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큰 교훈을 남겼다. 아무튼 지금도 미술관 곳곳에 아이파크의 흔적이 남아있다. 미술관 1층 한쪽에 자리 잡은 포니정 갤러리도 그중 하나다. 이제 본격적으로 수원시립미술관에 관해 이야기해 보기로 하자. 우선 간삼건축이 설계하고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건물에 주목해 보자. 수원시립미술관을 둘러볼 때는 무엇보다 주변 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미술관은 화성행궁 옆에 있다. 건축가의 입장에서 미술관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화성행궁을 압도해서도 안 된다. 미술관이 화성행궁보다 웅장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건축가들은 미술관이 행궁 쪽에서는 낮아 보이고, 도로 쪽에서는 높아 보이게 했다. 도로 쪽에서 바라볼 때 미술관은 수원화성의 외벽을 닮은 육중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보이지만, 광장 쪽으로 이동할수록 미술관의 층고가 조금씩 낮아진다. 특히 광장에서 보이는 미술관 1층을 통유리로 된 유리회랑으로 만들어 미술관은 실제 높이보다 좀 더 낮아 보인다. 1층을 유리 회랑으로 만든 데서 보듯 수원시립미술관은 자연채광을 강조했다. 미술관 내부에서 관객들은 사선 벽면에서 천장까지 이어진 틈에서 스며드는 자연광을 느낄 수 있다. 투명한 유리 사이로는 도로 주변의 인근 상점과 행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때문에 관람객들은 마치 동네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화성행궁’ 옆 미술관의 특징미술관 건축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1층에 넓은 로비가 없다는 점이다. 미술관 앞에 (다소 황량해 보일 정도로) 넓은 광장이 있기 때문에 미술관 1층에 로비를 두지 않은 것은 적절해 보인다. 1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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