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갑진년 새해

어떤 분야를 선택하든 준비를
잘 한 사람은 실패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방송대에서 공부하는
것도 다 졸업 후 계획이 있어서
준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35년 전 남미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갔다가 영구 귀국해 고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음력이 없는 나라에서 살다가 올해는 눈 오는 설을 내 나라에서 지낼 생각을 하니 정말 좋습니다.


어떻게 이 나이까지 왔는지 70대 중반이라는 나이의 중압감보다 4년만 지나면 80이라는 숫자가 더 야릇하게 가슴을 스칩니다. 


머나먼 아르헨티나에서 남편은 50세에 폐암 진단을 받고 몇 달 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건장하던 남편이 그렇게 떠나는 걸 지켜보면서 건강도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혼자 사는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저는 남편과 같이 하던 자영업을 혼자 감당하면서 20년을 살아냈습니다. 그 세월이 언제 그렇게  빨리 흘렀는지 금방 70이란 나이와 만나게 됐습니다.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이 제 인생에 오히려 출구가 됐습니다. 코로나로 집에서만 지내 게 되니, 앞이 안 보이는 현실 속에서 이대로 무의미하게 죽어야 하나 너무나 괴로운 고민을 하다가 마침내 출구를 찾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 한글을 보급하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됐고,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있어 힘든 일은 할 수 없고 뭔가 겨자씨만한 작은 일이라도 뜻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 하고 공부하던 중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는데, 선택은 영구 귀국으로 이어졌습니다.


앞으로 남은 2년을 열심히 공부해 졸업하면 외국인 다문화 가정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게 작은 소망입니다. 올해와 내년 2년간 제 목표입니다. 그러면 왜 한국어에 눈을 뜨게 됐는지 조금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외국에 살면 대한민국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이민 갔던 3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를 조그만 나라라고 다들 얕봤습니다. 하긴 그 나라가 남한의 23배 크기였으니 그랬겠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BTS 글씨가 쓰인 옷은 불티나게 팔리고 청소년들은 자랑스럽게 입고 다닙니다. 식품점에 라면이 하도 비싸서 정작 우리들은 낱개로 사 먹는데 볼리비아 인들이 오면 몇 박스씩  사가고, 김치는 우리보다 더 좋아합니다.


그리고 한국어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한글을 가르치는 대학도 자꾸 늘어 가고 있습니다. 언어는 국력입니다. 우리는 세종대왕이 물려주신 뛰어난 과학적인 언어를 가진 복 많은 국민입니다. 중남미는 거의 스페인어를 씁니다. 브라질은 그 큰 나라가 포르투갈어를 쓰고 있습니다. 독립은 했으나 내 나라 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땅을 빼앗으려고 전쟁을 했지만, 지금은 언어를 보급시켜 놓으면 국력이 넓혀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를 선택하든 준비를 잘 한 사람은 실패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방송대에서 공부하는 것도 다 졸업 후 계획이 있어서 준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건강도 마찬가지 입니다. 프로 운동선수들은 동계종목은 하계에, 하계종목은 동계에 체력단련 해야지만 제철에 선수로서 최상급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60대에 건강하게 지내려면 50대에 준비해야 하고, 70대에 건강하게 지내려면 60대에 준비해야 하듯이 말입니다. 공부도, 건강도 함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방송대 학우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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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ka***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응원합니다.
    2024-01-08 18:47:37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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