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ㆍ취업   커리어 Zoom In(人)

"너무 대세를 따르거나

유망한 곳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을 먼저 알고, 자기 탐색을 기반으로

2의 인생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한항공 정대영 차장이 대한항공 접견실에서 이직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무엇이 내게 정말 기쁨을 주는지, 돈인지 명예인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인지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네인기가수 god이라는 유명한 노래다.

 

 사람들은 누구나 삶의 길에 서 있다. 장애물을 만날 때도 있고, 걷고 있는 길에서 돌아서 다른 길로의 전환을 꾀할 때도 있다. 내가 걸어갈 길에 대한 고민은 취업을 앞둔 20대부터 30~40, 60대 등 연령대를 초월한 모두의 공통된 고민이다. 이직 준비를 하면서도 이 길이 과연 맞는 길일까? 과연 잘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취업도 어렵고 경제가 어려운 시대, 하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대퇴사시대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퇴사가 많고 이직이 잦다. 경력 단절녀, 정년퇴직자 등 새로운 삶의 길을 탐색하는 이들이 많은 시대다. 방송대 학우들 또한 현직에 있으면서도 새로운 직업을 꿈꾸며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창간 5주년을 기념해 방송대 학보 위클리는 새로운 길을 준비하고 있는 학우들을 응원하며, ‘커리어 줌인()’코너를 신설해 학우들에게 진로· 취업 정보를 전달한다. 커리어 줌인에서는 이직이나 창직 등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이들의 인생 경험을 생생한 인터뷰로 전달한다. 새로운 길에 들어선 사람들의 노하우와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 자격증 정보 유망 직업 등을 삶의 스토리와 함께 전한다.

 

고서정 기자 human84@knou.ac.kr

 

네트워크 보안전문가인 정대영 대한한공 차장(43)은 기무사 육군 소령으로 근무하다가 평창동계올림픽 파견 근무 기간에 대한항공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소령 계급 정년은 45세인데, 전공을 살리기 어려운 이유 등으로 2016년부터 이직을 준비하다 성공적으로 취업했다.

 

그는 나는 군경력으로 취업했다(북랩, 2023)를 썼으며, 전역 컨설턴트로 국방일보취업상담 고정 칼럼을 쓰고 있다. 누적 87천여 명이 방문한 취업상담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군대에서의 근무 경험과 군 복무 당시 밤을 새며 사이버보안 석사과정을 취득한 것이 보안전문가라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고 말한다. 방송대 학우들 가운데도 군 복무자들이 많다. 정대영 차장의 사례에서 경력 관리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직업 군인의 경우 퇴직 후 진로가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이 전역하면 군 경력을 활용해서 군무원, 예비군지휘관, 비상기획관 등을 하는데, 보통 소수 인원을 뽑는 데다 경쟁이 치열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군인의 경우 계급 정년이 있어 젊은 나이에 퇴직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정보통신병과의 경우 IT분야로 많이 진출하고, 재정병과의 경우 회계업무와 관련된 회사로 가기도 하죠. 기무사 출신들은 보안업무 또는 방산업체로 취업하기도 합니다.

 

사이버보안 전공을 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법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어요. 기무사에서 전역을 결심하고, 저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생각했던 것이, 제가 하고 있던 보안업무 중 역할이 중요해지는 사이버보안이었습니다. 저는 법학을 전공했으니, 사이버보안의 기술적인 분야를 공부하면 사이버보안 기획 및 정책가로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보통 엔지니어들은 기능에 집중하다 보니 기획과 정책분야에 약하거든요. 그 분야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절묘하게 이것이 잘 맞았습니다

 

어떻게 대한항공에 취업하게 됐나요

기무사 소령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파견을 나가게 됐어요. 파견 근무는 승진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막상 가니까 국방부에서 파견된 사람은 나 혼자였고 국정원, 중앙부처에서 온 이들이 많아 대충 일을 할 수가 없었어요. 북한군이 미사일 도발을 할 때여서 대피 장소가 없어서 고민이 많던 때였어요. 저는 군사작전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당시 비상상황에 어떻게 할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침이 없었는데, 군에서 하던 대로 비상 대피 계획을 직접 수립했고, 대피할 장소로 KTX의 땅굴을 제안했어요. 이런 부분을 인정받게 된 거죠. 석사학위 등을 준비하며 열심히 저의 역량을 키워나갔고, 기회가 왔을 때 제 능력을 발휘했어요. 그때 회사로부터 일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역량에 집중했을 때 기회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방송대 학우들도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데요. 군 생활과 학업 병행에 노하우가 있었다면요

2016년 가을쯤 석사과정에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온통 학업에 쏟을 수밖에 없었어요. 특히 문과생이라, ‘암호수학을 배우다가 어려워서 포기할까도 여러 번 생각했지만, 절박한 심정으로 고등학교 때 보던 수학의 정석을 다시 꺼내서 힘들게 따라갔습니다.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었죠. ‘이것을 하지 않으면 내가 발전할 수 없다라는 절박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퇴근 후 주말에는 무조건 동네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학위를 취득하고 나니, 보안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졌고 자신감이 생겼죠. 그전에는 위협 평가를 주로 했는데 사이버보안, 테러 위협 등 업무의 스펙트럼이 커져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직하는 데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요

먼저 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꿈이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거나 책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취감을 조금이라도 맛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성취감을 맛본 사람은 또 다른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서 계속 도전하거든요. 그래서 도전에 대한 원동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작은 것에서부터 점점 큰 것을 성취하는 방법으로 도전하길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자기신뢰와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난 안돼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자신도 안 믿는데,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아무리 열악한 상황이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를 버리면 안 될 것 같아요.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주변에 잘된 분들을 보면 모두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높더라고요.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직 시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요

너무 대세를 따르거나 유망한 곳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자기 자신이 어떤 것을 잘하는지도 모른 채 성인이 돼 버렸어요. 그래서 자신을 먼저 알고, 자기 탐색을 기반으로 제2의 인생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유행하거나 유망하다는 직업들을 쫓아가다가 자기와 맞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간도 돈도 너무 아깝잖아요. 그래서 자기 탐색을 선행했으면 합니다.

 

2의 인생을 꿈꾸는 방송대 학우들이 많습니다.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2의 인생을 시작하는 데는 빠르고 늦음이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내가 지금 가진 역량이 부족하거나, 역량을 더 키우는 것을 포기할 때, 각자가 꿈꾸는 성공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를 위한 과정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포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끝까지 하는 사람이 남습니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이 학위과정을 마치면, 다음 단계가 보일 것이고, 여러분 앞에 변화가 올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새로운 꿈을 꾸고 계신다면,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Tips for you) 군인인데 진로를 고민 중이라면 

전역 전에는 국방부 산하 전직지원센터, 전역 후에는 보훈부 산하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방전직교육원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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