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대학생활 길라잡이』 보관해 온 전재복 직원(인천지역대학)

장편 대하소설 『지리산』의 작가 이병주는 “햇빛에 물들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라고 말했다. 인천지역대학에서 영상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전재복 직원의 작은 루틴도 방송대 역사로 손색없다. 개교 52주년을 며칠 앞둔 4일 인천지역대학을 찾아 그를 만났다.
방송대가 학기마다 발간하고 있는 『대학생활 길라잡이』는 신·편입생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방송대 생활 나침반이다. 그렇지만 책자와 함께 온라인으로 제공하다 보니 한번 보고는 책장 구석으로 내몰리는, 그래서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996년 7월부터 방송대에 근무하기 시작한 전재복 직원은 흘깃 보고 지나치는 이 『대학생활 길라잡이』를 특별하게 대했다. 1995년부터 2024년 책자까지 모두 보관하고 있다.
“처음 부임하고 이 책자를 만났어요. 방송대에 근무하면서 뭔가 하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자가 방송대의 산 증인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보관하기 시작했는데, 벌써 이렇게 됐네요. 퇴직할 때 인천지역대학에 기증하려고 해요.”
그가 방송대와 인연을 맺은 것도 흥미롭다. 인천지역대학 구학습관이 석바위 쪽에 있었는데, 마침 그의 집도 그쪽에 있었다. 그렇다 보니 방송대가 자연스럽게 눈에 익었는데, 그곳이 직장이 됐다.
그는 2027년 12월이 정년이다. 정년 때까지 『대학생활 길라잡이』를 버리지 않고 계속 모아 보관하겠다는 그는 작은 책자이지만, 방송대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어 버리기가 아까웠다고 말했다.
“전에는 『대학생활 안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배포했어요. 입학에서 졸업까지의 모든 정보를 담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누구나 자세히 살펴보면 방송대 생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거든요. 30년 가까이 책자를 모았더니, 학적 사항 변동 등도 한눈에 보이더라고요. 방송대가 지나온 흔적과 역사인 거죠.”
마침 1학기 출석수업도 막 시작한 시점이다. 여느 지역대학도 그렇겠지만, 인천지역대학도 학우들의 학사정보 문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대학생활 길라잡이』만 찾아봐도 쉽게 궁금증이나 어려움을 풀거나 해결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 전재복 직원은 이 책자를 좀더 활용해주길 바라고 있다.
“아무래도 행정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수업이나 성적 등에 관한 학생들의 문의 전화를 자주 받게 되죠. 요즘은 입시 쪽을 담당하고 있는데, 외국 학교에서 막 돌아온 분들의 전화상담도 많이 하고 있어요.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포함되죠. 『대학생활 길라잡이』의 힘 때문인지 제 상담을 받은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까지 입학하게 하는 일이 자주 있어요. 그게 좀 보람됩니다. 또 그렇게 입학한 학생들이 무사히 졸업하게 되면 찾아와서 고맙다고 말해줄 때도 힘이 나죠.”
그렇지만 전화상담의 고충도 털어놓았다. 상담은 일종의 상호작용인데, 반말에다 거친 표현까지 전화기를 타고 들려올 때면 힘도 들고, 의기소침해지게 마련이다. 상호 존중하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전재복 직원도 그런 상담을 할 때는 지친다고 털어놓았다.
인천지역대학은 인천시청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리적 덕택에 자연스레 학교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그 역시 이 ‘지리적 잇점’을 인천지역대학의 첫 번째 강점으로 꼽는다. 위치도 좋고, 버스정거장이나 전철역이 가깝다. 학교가 요지에 있다보니 출퇴근하는 시민들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그의 옆에 있던 이규항 행정실장은 “제가 본부에 근무할 때는 잘 몰랐는데, 실제 지역대학에서 일해보니 약간의 소외감 같은 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총장이 쏜다’ 이런 행사를 하면 지역에서는 자신들이 배제된다는 생각을 해요. 본부 위주로 행사를 하니까요. 그래서 지역대학 직원, 학생들도 잊지 않고 행사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작은 거라도 상처받지 않게 다독거려 주는 게 정말 중요해요.”라고 거들었다.
전재복 직원은 『대학생활 길라잡이』를 학우들이 좀더 유용하게 활용하길 바란다. 지금은 1학기, 2학기 용으로 나눠 발간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학교생활 안내가 전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일급 매뉴얼이다.
“이제 막 신·편입해서 방송대에 발을 디뎌도 이 책자를 잘 안 보는 거 같아요. 저는 학생들이 책상에 꽂아두고 가까이 뒀다가 의문 사항이 생길 때마다 목차를 살펴보면서 학교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함께 찾아본다면, 방송대 생활에 쉽게 적응하리라고 생각해요. 실제 그런 용도로 제작한 책자니까요.”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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