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교양과목 톺아보기'

<KNOU위클리>와 문화교양학과 교수진이 공동 기획해 ‘교양과목 톺아보기’ 연재를 시작한다. 전공 차이로 교양과목 이해와 접근이 어려운 학생에게 분명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2024학년도 1학기에는 3과목을 과목당 3회에 걸쳐 싣는다.(4월 진보성 교수「동서양 고전의 이해」, 5월 김재형 교수「세계의 정치와 경제」, 6월 남기현 교수「한국사의 이해」) 진보성 교수는 “교재를 1~5장, 6~10장, 11~15장으로 나눠 고전의 저자를 소개하고 핵심 내용을 전달한다. 사실 고전은 어렵다. 소개하는 책도 어려울 수 있다. 두툼한 고전을 얇게 저몄으니 고전을 미리 맛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제1장 원효 『대승기신론 소·별기』『대승기신론 소·별기』는 삼국시대 신라의 고승인 원효(元曉, 617~686)가 2세기경 인도의 마명이 지은『대승기신론』에 자신의 견해(주석)를 붙인 책으로, 원효의 저작을 거론하기 전에 마명의『대승기신론』을 소개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승(大乘)’은 ‘큰 수레’라는 뜻으로 큰 수레에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듯이 여러 중생을 구원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또 ‘대승기신’이란 중생이 자기 내면에 부처가 될 수 있는 바탕이 있음을 알아차려 믿음을 일으켜 수행함을 말합니다.『대승기신론』은 불교 여러 경전의 사상을 포괄하고 종합한 대승불교의 핵심을 담은 근본서로 원효의『대승기신론 소·별기』 역시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책입니다. 두 책의 공통 주제는 ‘인연분’·‘입의분’·‘해석분’·‘수행신심분’·‘권수이익분’입니다. 번뇌와 욕망에 속박된 세간(속세)의 세계를 뛰어넘어 누구나 부처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설득하면서 오롯이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원효가 일심(一心, 한마음)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참된 진리의 모습과 미혹된 모습[이문(二門)]이 동시에 존재하는바 우리 내면 참된 진리의 면모를 가리는 무명(無明)을 걷어내고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어 자비심을 발현하는 위대함[삼대(三大)]을 성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네 가지 바른 믿음[사신(四信)]과 다섯 가지 도덕적 각성과 윤리적 행위[오행(五行)]를 통해 누구나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길에 따를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대승불교는 마음 수행을 통해 모든 중생이 열반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생로병사의 인간사를 두고 무명의 바람에 의해 고요한 참된 마음이 흔들려 마치 파도치는 바다와 같다고 말한 원효는 고요한 진리의 마음으로 귀환할 가능성과 잠재력의 씨앗을 누구나 지니고 있다고 설파합니다. 이 가르침은『대승기신론 소·별기』의 핵심입니다. 제2장 박지원 『연암집』조선 후기의 인물인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은 실학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동시에 뛰어난 문장가로 유명합니다. 고전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박지원이 44세에 청나라 건륭제의 7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사절단에 합류하여 중국 북경에서 열하까지 여행한 기록을 담은『열하일기』를 잘 아실 겁니다. 이 책에서 박지원은 중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적으며 조선을 또 다른 눈으로 살핍니다. 박지원을 비롯한 당시 18세기 일군의 지식인들은 청으로부터 들어온 새로운 문물과 사조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계기로 그들은 조선의 안과 밖을 동시에 사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박지원이 꽤 비판적인 시각으로 조선 사회를 바라본 연유에는 당시 시대적 상황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박지원은 조선 후기 권력의 핵심에 있던 노론 명문가의 자제였으나 세상을 보는 눈과 행보는 남달랐습니다. 그는 서얼 출신들과도 거리를 두지 않고 마음으로 교유하였고, 자신보다 낮은 사람의 말이라도 허투루 듣거나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글을 모은『연암집』에는 박지원의 자유로운 정신과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박지원의 글에는 풍자와 비유가 넘치며 간혹 무리수를 두지 않은 유머가 존재합니다.『연암집』에 코 고는 사람을 묘사한 대목을 읽다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사람 코 고는 소리를 두고는 토하는 소리, 휘파람 부는 소리, 솥 안에 물이 끓는 소리, 빈 수레가 덜컹거리는 소리, 또는 새끼 돼지가 씩씩대는 소리에도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의 백미는 자던 사람을 깨우자 이 사람이 자신은 코를 골지 않았다고 벌컥 화를 내는 대목입니다. 하찮은 것도 세심히 바라보며 자기 글 안으로 가져와 생명력을 불어넣었던 박지원은 고문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정통파 문인이었지만, 시선은 먼 곳에 고정되지 않았고 가까운 곳을 바라보았습니다. 사회의 최상위 주류였으나 자유로운 정신이 담긴 빛나는 문장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가 다른 데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3장 최한기 『기측체의』박지원보다 조금 뒤의 인물인 최한기(崔漢綺, 1803~1877)는 ‘기’철학자라고도 불리는 인물로 기학(氣學)이라는 독창적인 학문체계를 수립한 인물입니다. 조선 시대 전반을 아우르던 성리학의 이기론은 우주·자연의 원리이자 본질적인 이(理)와 현세의 물질적 속성인 기(氣)를 통해 세계의 구성과 존재 및 운동을 설명하는 이론체계입니다. 유학자라면 누구나 성리학 이론을 받아들였습니다

1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