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기말과제물 어떻게 쓸까?

1학기 수강 신청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기말평가 시즌이다. 4월 중간과제물을 잘해낸 학우들이라면 기말평가도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위클리는 기말과제물 해설을 준비하면서, 출제 교수님들이 말하는 과제물 팁을 한눈에 모았다. 과제물이라고 지레 겁먹을 것도 없다. 출제 의도 파악, 본인의 생각을 글에 담기, 투명한 인용은 좋은 과제물로 가는 공통요소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서는 기말과제물 출제 교수님들이 강조하는 작성 팁을 정리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과제물의 출제 의도를 파악한 후
글의 기조를 세운 뒤 도서관을 뒤져서

자료를 모으고 글을 구성하면 끝.

말은 쉽지만, 이것만으로는 과제물을
흡족하게 완성할 수 없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야구 선수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공을 칠 수 없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도 딱 하나다. 욕심 때문이다. 잘 쓰려는 욕심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대통령의 글쓰기』(2014)의 한 대목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8년 동안 대통령의 말과 글을 쓰고 다듬었던 강원국 씨가 저자인데, 그는 뒤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한 줄 쓰고 나면 더 이상 쓸 말이 없다? 자료 부족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만으로는 글을 쓸 수 없다.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욕심내지 말자, 자료를 확보하자! 기말과제물을 제출해야 하는 학우들에게도 이 두 마디는 유용할 것이다. 이 말을 염두에 두고 과제물의 출제 의도를 파악한 후 글의 기조를 세운 뒤 도서관을 뒤져서 자료를 모으고 글을 구성하면 끝. 말은 쉽지만, 이것만으로는 과제물을 흡족하게 완성할 수 없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과제물 작성에도 상상력 필요
일단 교재를 읽고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교양 과목인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맡은 김재형 교수(문화교양학과)는 교재를 충실히 읽고 ‘자신의 문제로 생각할 것’을 주문한다.
“국제적인 사건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결국 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민하고”, “우리와 무관하게 보이는 타인의 고통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동시에 우리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국제 질서의 변동이 실제로는 각 지역의 사람들의 집합적인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강조한다.
거시적인 문제일수록 사건과 사건의 연결점과 그것이 우리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상력과 함께 ‘성찰력’도 놓칠 수 없다.
교육학과 1학년 과목인 「생애발달과 교육」을 담당하는 정민승 교수는 과목의 목적으로 “강의를 모두 듣고 그 가운데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강의를 선정하는 작업을 통해, 생애발달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자신에 대한 성찰력을 제고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과제물 역시 이런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작성해야 하는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하는 단어가 ‘성찰력’이다.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힘’을 의미하는 성찰력은 문제를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 풀어가는 것과 연결된다. 「생애발달과 교육」의 또 다른 과제물 문항이 ‘나’를 중심에 두고 생애주기를 고려해 자신에게 필요한 발달과업을 추출해 보는 문제로 출제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감상문은 형식적인 구조 탈피해야
그렇다면 ‘감상문(소감문)’을 요청하는 과제물이라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생활체육지도과 1학년 과목 「체육학개론」의 박상현 교수는 “본 과제물은 전형적인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반드시 취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느낌이나 견해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귀띔한다. 감상은 철저히 개인적인 것이기에 형식적인 구조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문제 가운데 ‘체험 스포츠’를 선택했다면, 먼저 언제, 어디서, 어떠한 스포츠를 체험했는지를 서술하고, 체험 과정에서 느끼게 된 감정을 스포츠의 가치(신체적·정신적·심리적·사회적)와 연결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지식의 나열 아닌 자신의 언어로
물론 이 경우에도 ‘자신의 언어’로 과제물을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박상현 교수는 생활체육지도과 4학년 과목 「국제 스포츠의 이해」의 과제물과 관련해 이런 말을 잊지 않았다.
“대학 교육에서의 과제물을 위한 글쓰기는 단순히 지식의 요약이나 나열이 아니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숙지하고, 제시된 과제에 대해 자신의 언어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숙지해 자신의 언어로 서술해야 한다는 지적은 사실 출제 교수들의 공통된 요청이기도 하다. 이는 무엇보다 표절 금지와도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국제 스포츠의 이해」과제물 해설에서 분명하게 가이드를 제시했다.
“강의 자료실에 탑재된 강의자료(강의록) 및 시중 교재(한 권으로 읽는 국제스포츠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지만, 요약된 표를 그대로 과제물로 가져오는 것은 명백한 감점 사유다. 또한 무단으로 타인의 자료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학습자 간 표절률이 기준(80%) 이상일 때에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다.”
‘자신의 언어로 서술한다’는 것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핵심 내용의 파악 여부가 전제돼 있다는 점이다. 통계·데이터과학과 3학년 과목 「데이터 시각화」를 담당하는 박서영 교수는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전달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해 간략하게 기술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 시각화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 교재와 강의에서 논의했던 개념을 참고해 평가한 후, 평가 내용과 이유를 정리해서 기술한다. 핵심 내용만 간략하게 적으면 되고, 답안이 길다고 해서 추가 점수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길게 쓴 글이라고 해서 추가 점수가 부여되는 건 아니라는 점, 꼭 명심해야 한다.

제작 과제물은 성실성도 평가
유튜브 영상 제작이나 패턴메이킹과 같이 직접 작품을 제작하거나 안전을 진단하는 과제물은 어떻게 하면 될까.
미디어영상학과 3학년 과목「1인 미디어 기획제작」을 맡은 권승태 교수는  “제작할 때는 고민하지 말고, 과제라고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재미로 즐겁게 만들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 역시 “과장되고 포장된 작품보다 진솔한 작품이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기말과제물은 프로 같은 전문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서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했는지 바로 그 ‘성실성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생활과학부 의류패션전공 3학년 과목 「패턴메이킹」을 담당하는 류수현 교수는 참고 동영상과 자료를 꼼꼼히 살필 것을 주문했다. “실습을 직접 진행해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기에 실습 영상을 반드시 꼼꼼히 학습해야 한다. 특히 타이트스커트 제작 방법이 교재나 멀티미디어 강의와는 달리 안감이 없는 형태로 제작되므로 유노캠퍼스의 강의 공지에 게시된 참고 동영상과 참고 자료의 내용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참고 동영상에서 영상과 음성 지도 내용, 자막까지 꼼꼼히 잘 살펴서 과제물을 진행하길 바란다.”
보건환경학과 3학년 과목「산업안전」을 담당하는 김상령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작업하는 분들의 의견 청취와 위험성 공유’를 강조했다. “인터넷이나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작성하면 안 된다. 기말평가는 실제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 화기작업, 밀폐작업, 위험성 평가기법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기에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제 작업을 하신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위험성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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