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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數學) 관련 교과목이 아니더라도 강의에서 중요한 개념을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할 때 수식(數式)을 사용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가장 많이 듣게 되는 피드백은 대부분 ‘수식만 나오면 너무 긴장된다’,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교과목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다’, ‘수학을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이 있느냐’는 부류다. 이 칼럼을 통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많은 학생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전공 교과목을 충실히 이해하는 데 수학적 지식이 필요한 전공은 생각보다 많다. 수학과 과학이 기본이 되는 이공계열의 전공 교과목은 물론이고, 상경계열의 전공 교과목을 충실히 이해하기 위해서도 수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모형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렬 연산과 벡터의 미적분, 그리고 확률·통계와 관련된 지식이 필요하다. 이런 지식이 없어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인공지능 모형을 구현할 수 있지만, 새로운 모형을 개발하고, 개발된 모형의 성능을 측정하여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지식이 필수적이다.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한계수입’ ‘한계비용’의 ‘한계’는 미분과 관련된 개념이고, ‘생산자 잉여’, ‘소비자 잉여’, ‘사회후생’은 적분과 관련된 개념이다. 미적분에 관한 지식이 없어도 이러한 개념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수요함수와 공급함수의 형태에 따라 미적분을 활용해야만 하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강의에서 이런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수식을 사용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식이 나오면 긴장된다’, ‘수학으로 설명하니까 이해가 안 된다’라는 피드백을 받게 된다. 수학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학생의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데도 적절히 대비하지 못한 학교의 책임이 더 크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우리 대학은 고등학교 졸업 또는 이와 동등한 학력 기준을 갖추면 입학할 수 있는 학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전업 학생으로 입학하기도 하고, 이미 학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 계발 또는 커리어 전환을 위해 전혀 다른 전공으로 편입하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우리 대학을 찾는 사람도 있다.

 

입학하는 학생의 배경이 다양할 수밖에 없고, 전공 교과목을 충실히 이해하는 데 필요한 수학적 지식 역시 학생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충분한 준비 없이 전공 교과목에서 수학적 개념을 마주하게 되는 학생은 매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모든 지식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수학은 절대적인 시간을 투입하지 않고 지식을 키울 방법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프라임칼리지 첨단공학부 교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자 경제학자로도 유명한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도 “수학에서는 무언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수학적 지식을 키우기 위해서는 익숙해질 정도로 자주 접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 대학에서도 수학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수학에 익숙해질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이 제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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