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부산총동문회, 1박 2일 문화탐방 후기

제29대 부산총동문회(회장 이헌조)가 지난 5월 11일, 1박 2일 여정으로 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처음 기획했던 울릉도·독도 탐방은 기상악화로 인해 하루 전에 취소됐다. 총동문회에서 이미 현수막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쳤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이헌조 회장과 ㈜딸기여행사 류정화 대표(현 일본학과 동문회 회장), 정하윤 사무총장, 참가자들이 급하게 한마음으로 고심한 덕에 ‘충주호, 평창, 월정사 코스’를 대체 탐방지로 정해 다행히 문화탐방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번 탐방은 이헌조 부산총동문회장, 한영환·이동호 상임부회장, 집행부 임원 등 30명이 참가했다. 오전 7시, 부산지역대학 정문 앞에서 집결한 일행은 관광버스에 올랐다. 이날 사회와 해설을 맡아 마이크를 잡아준 조훈종 재무국장은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여 모두를 활짝 웃게 했다. 쨍한 날씨처럼 환한 표정의 동문들은 한 사람씩 일어나 자기소개를 하고, 박수로써 따뜻한 환영 인사를 나눴다.

단양8경 충주호 거쳐 효석문화마을로
버스는 탁 트인 고속도로를 달려 오전 10시에 첫 번째 목적지인 충주호에 도착했다. 청풍크루즈호에 오르자 선상 관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단양8경의 하나면서 ‘육지 속의 바다’라 불리는 드넓은 호수 충주호는 사방팔방 파릇파릇 빼어난 풍광을 자랑해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절경에 심취해 잠시나마 일상의 묵은 피로를 훌훌 털어버린 일행은, 더덕구이 정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또 다른 명승지, 단양 도담삼봉으로 향했다. 도담삼봉은 단양8경 중 단연 으뜸이라 할 만하다. 삼봉 정도전, 퇴계 이황 등 많은 유학자가 극찬하며 아꼈다는 도담삼봉은, 남한강이 휘돌아 흐르는 깊은 못에 세 개의 웅장한 봉우리가 기이한 형상으로 솟아 있다. 세 개의 봉우리에는 재미있는 별명이 붙어 있는데, 장군봉을 중심으로 왼쪽 봉우리가 첩봉, 첩을 둔 남편이 원망스러워 돌아앉았다는 오른쪽 봉우리가 처봉이라 불린다. 우리는 삼삼오오 어울려 천혜의 비경을 배경으로 산책에 나섰다.
가랑비가 가늘게 흩날리기 시작하자 버스는 서둘러 첫날의 마지막 목적지인 강원도 평창의 봉평 효석문화마을로 달렸다. 몇몇은 집행부에서 나눠 준 화사한 봄꽃을 닮은 분홍색 우의를 입고, 나머지는 색색의 우산을 쓴 채 호젓한 효석문화마을을 둘러보았다. 근대문학체험관에서는 순수문학을 지향했던 작가 이효석의 구인회 활동 및 작품세계를 세세히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이효석 생가와 푸른 집, 효석 달빛언덕, 달빛 나귀 전망대 등 다양한 전시관을 홀린 듯 관람하는 사이 가랑비는 뚝 그쳤다.
첫날의 일정이 마무리되자 우리는 특식인 태백 한우로 입 호강을 했다. 함께 보낸 하루의 감상과 뒷이야기를 풀어내며 테이블마다 행복한 저녁 만찬이 차려졌다. 식사가 끝나자 전망 좋고 쾌적한 평창 한화리조트에 짐을 풀고 각자 휴식에 들어갔다.

발왕산 정상에서 하늘을 밟다
‘여행의 밤’은 피곤함도 이겨내는 법이다. 각자의 방으로 흩어질 때 약속한 방으로 하나둘 모여든 일행은 다채로운 안주를 잔칫상처럼 차려 놓고 원으로 빙 둘러앉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 웃음꽃을 봄꽃처럼 활짝 피웠다. 시나브로 동문 간 우정과 친목이 끈끈해진 촉촉하고 따스한 밤이었다.
둘째 날은 비 예보가 무색하게 눈부신 햇살이 우리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 왔다. 한껏 부푼 일행들은 리조트 조식 후, 단체복으로 맞춘 고급진 티셔츠로 갈아입고, 발왕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전원 이동했다.
장장 왕복 7.4km의 발왕산 케이블카는, 국내 최대 길이로 발왕산 정상 드래건 캐슬 하차장까지 20분이 소요된다. 오싹한 해발 1,458m를 오르며 초록으로 뒤덮인 봄의 정취를 맘껏 감상했다. 드래건 캐슬 하차장에 도착한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에게 의지해 아찔한 발왕산 스카이워크를 조심스럽게 걸으니 드넓게 펼쳐진 평창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모두 무사히 드래건 캐슬 하차장으로 내려와 하이킹 코스인 숲길을 오붓하게 걸어 보았다. 숲길에는 특이한 나무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내친김에 이헌조 회장을 포함한 몇몇은 발왕산 정상을 찍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헉헉거리며 재빨리 오른 덕에 금세 발왕산 정상에 도달한 일행은 뿌듯한 희열을 느끼며 내려왔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승차장으로 돌아온 우리는 황태구이와 찜정식으로 푸짐한 점심을 먹고, 고마운 일행의 찬조로 향 좋은 맛집 원두를 후식으로 즐겼다.

잊지 못할 전나무 숲길 체험
마지막 목적지는 오대산국립공원 월정사 전나무 숲길 체험이다. 전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한껏 누리며 이헌조 회장과 몇몇은 맨발로 흙길을 걸었다. 선선한 숲길을 걷는 동안 잔잔한 담소가 이어졌다.
이틀의 알찬 일정을 마친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오후 2시 40분, 귀갓길 버스에 올랐다. 이번 문화탐방은 우여곡절이 따랐지만, 전화위복이 되어 모두에게 두루 흡족하고 행복한 추억의 한 페이지로 저장됐다.
 
오유안 부산 동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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