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ㆍ취업   최재식의 제2의 인생

많은 사람들이 60세에 죽고 나서 100세 가까이 되어서 장례식을 치른다. 일찍 은퇴해서 여러 해를 죽은 듯 지내다가 숨을 거둔다는 의미다. 숨만 붙어 죽은 듯이 지내는 삶! 영혼 없는 육체만으로 사는 삶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생은 나이테가 늘어나는 나무와 같다.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나면 더 단단하게 여문다. 인생은 자유를 갈구하고 성장을 추구하는 한 여전히 청춘 아닌가. 은퇴했다고 이젠 다 살았다 절망하지 말자.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의 태양이 뜬다. 노년에도 내일은 있다.

 

“죽을 때까지 청년의 정신을 지녀라!”
아놀드 토인비의 말이다. 나이 들어서도 젊게 살아야 한다. 청년의 정신으로 사는 것이야말로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다. 새로운 자극에 마음을 열고 낯선 생각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여전히 젊은이다. 방황하라! 방황은 청춘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디론가 건너가고자 하는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방황한다. 삶의 고민으로 방황하는 인생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청춘이다.


 

인생은 살아있는 한 여전히 미생(未生)이다. 도전하지 못할 것이 없고 이루지 못할 것도 없다. 희망은 무한대로 열려있다. 값진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게 있고, 또 그것을 이루는 게 값진 인생이다.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꿈을 향해 나아가고, 그 꿈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이루어진 성취에 매몰된 나머지 자유로운 생각을 잊어버린 채 살아서는 안 된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면 기득권 상실에 대한 공포부터 날려버려야 한다. 가장 자유로워야 할 노년이 욕심에 갇혀 헤어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욕심은 끊으려 하지 말고 잊어야 한다. 무엇을 끊으려 하면 자꾸 생각이 더 나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동안 ‘살아있자’. 살아있음이 1순위라면 세상살이는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노년기의 삶이 어렵다고 하지만 학창시절 공부, 취직 준비와 직장에서 치열한 경쟁, 아이를 키우며 피곤에 절어 살던 젊은 시절만 하겠는가?
황혼인 지금, 돈도 있고 내 집도 있고, 멋있는 꿈도 있다. 늘 기억하자! 인생은 ‘얼마나 오래 살며 숨쉬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숨 막힐 정도의 감명적인 순간을 보냈느냐’로 측정된다는 것을. 두뇌가 일 없이 가만히 있게 두지 말자. 가만히 있는 머리는 악마의 놀이터가 된다. 악마의 이름은 치매라고 한다.

 

은퇴 후 자신의 남은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목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 목적으로부터 삶의 매 순간을 생생하게 살아있게 하는 정신이 나온다. 그것이 없다면 죽어 사는 것이다. 의미 없이 힘겹고 지루하게 사는 것이다. 우리는 은퇴 후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을 산다. 이 시간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내야 할까? 노년의 삶을 통해 이루어야 할 어떤 목적이 있는가? 꼭 하고 싶었던 일인데,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이 있는가? 이제 그 꿈을 되살려보는 것이 어떨까? 꿈이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의 또 다른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살아있어야 한다. 이것이 장수시대 햇노년들의 과제다.

 

은퇴 후에 사회활동을 그만 두거나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년의 사회적 단절은 자신의 위축된 마음과 주위의 편견이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분리되면 우울증에 시달리고 고립의 아픔을 겪게 된다. 더구나 오랜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훌륭한 사회적 자원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서 은퇴 후의 퇴장은 본인에게 해가 되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인정받고 존경받는 노년의 현실 참여는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이 된다.

 

백발은 무기력함과 인생의 쇠락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풍과 지는 해가 산천을 아름답게 물들이듯이 인생의 노년을 한 폭의 풍경처럼 멋지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삶이란 자신의 일에 정성을 쏟아붓는 과정이다. 노년에 나를 위해, 이웃을 위해,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사명이기도 하다. 은퇴기는 새로운 꽃을 피우는 개화기가 될 수 있다. 선택할 권리는 자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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