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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옥 교육학과 1학년

고등학교 3학년이 끝나가던 1985년 겨울, 어머니는 나의 손을 잡고 “미안하다, 대학은 힘들 것 같구나”라고 조용히 말씀하셨다. 그 말씀이 얼마나 아프게 가슴을 후려치는지 나는 커다란 바위 덩어리에 얻어맞은 것처럼 한동안 멍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5남매 뒷바라지에 아버지는 소작농으로 일을 하셔야 했고, 어머니는 병약하셔서 늘 누워 계실 때가 많았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대학을 포기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려운 가정에 보탬이 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다. 돈을 많이 벌면 힘들었던 마음의 짐도 사라질 것만 같았다. 세월이 흘러 가정을 꾸려 오붓하게 살게 됐지만, 알 수 없는 아쉬움과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2010년 어느날 우연히 TV 뉴스를 본 뒤로 삶이 달라졌다. 아직도 연탄을 때는 가정이 있고, 그나마도 구입할 돈이 없어 겨울 추위에 떨고 있다는 뉴스였다.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나만 아프고 힘들게 살았다는 착각으로 주위를 살펴볼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그때부터 조금씩 용돈을 모아 자선단체 연탄은행에 기부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공부를 시작해 2017년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해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서는 더 생각하고, 더 배우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2019년 방송대의 문을 두드린 것 또한 그 노력의 일환이었다.
50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지식의 깊이보다 남은 삶의 길을 찾는 길이 교육학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망설임 없이 방송대 교육학과에 지원했다. 올해 2월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에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벅차고 감동스러웠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얼마나 천천히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신 공자의 말씀처럼 이제는 앞만 보고 달리는 삶이 아니라 주위를 돌아보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을 먼저 내밀어 함께 천천히 걸어가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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