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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을 표현하거나 느낄 때
그 사람의 심장 박동이 고르게 변하고

뇌 혈류 공급이 원활해진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놀라운 것은 존중을 표현하는 사람의 고른 심박동이

주변 사람에게도 전달된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도심 속 작은 동산의 산책로를 걷다가 큼지막한 글자로 적힌 팻말을 발견했다. “여기 있던 신발을 훔쳐간 인간은 빨리 다시 이 자리에 갖다 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너의 삼대가 망할 것이다.”


산책로 흙길을 따라 맨발 걷기를 하느라 벗어 둔 신발이 사라졌으니 신발 주인이 얼마나 화가 났을지 짐작이 됐다. 하지만 동시에 신발을 가져간 사람이 그 팻말에 적힌 글을 읽고 주인에게 신발을 돌려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자신의 불행을 퍼붓는 저주를 들었으니, 신발을 훔친 것에 대해 다소나마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 순간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었다. 감동적인 메모 덕분에 잃어버린 자전거를 되찾은 영국 간호사 이야기다. 그 간호사는 가정방문을 다니던 중 환자 집 앞에 잠시 세워 둔 자전거가 없어진 것을 보고 몹시 화가 났지만, ‘누군가 급한 일로 자전거를 잠시 빌려 갔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바꿨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전거가 낡았지만 아끼는 것이니 제발 돌려달라는 메모를 남겼다. 결국 이 정중한 메모를 읽은 도둑의 마음이 움직였고, 사과의 글과 함께 자전거를 돌려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누구나 존중의 가치를 익히 들어왔다. 하지만 ‘존중’을 그저 삶의 지혜 가운데 하나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뇔르 넬슨의 책『존중』에는 어째서 존중이 중요한지 그 과학적 근거를 소개하고 있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우리가 존중을 실천할 때 심장 박동, 뇌 기능이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존중을 표현하거나 느낄 때 그 사람의 심장 박동이 고르게 변하고 뇌 혈류 공급이 원활해진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놀라운 것은 존중을 표현하는 사람의 고른 심박동이 주변 사람에게도 전달된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의 손을 잡은 상태에서 존중을 생각하게 되면 그 사람의 심박동과 동일한 파동이 손을 잡은 상대방의 뇌파에서 관찰됐다. 우리 심장의 전자기장은 생각보다 멀리서도 감지되므로 손을 잡지 않더라도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심장 파동이 전달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생물학적 사이클 전환(entrainment)이 가능할 수 있다. 생물학적 사이클 전환이란 방 안에 여러 개의 진자시계가 서로 다른 리듬으로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그중 가장 강한 리듬에 동화되면서 결국 모두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게 되는 현상을 통해 발견됐다.

 

우리 신체도 에너지를 가진 존재로서 심박동을 비롯해 에너지의 움직임과 진동을 발생시키는데, 생물학적 사이클 전환 현상으로서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게 되면 서로 다른 진동이 만나게 되고 이들은 점차 가장 강한 진동에 맞춰지게 될 것이다. 마치 유쾌한 사람들이 가득한 방에 들어갔을 때 자신도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 또는 그 반대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런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크고 작은 갈등을 보면 우리가 존중을 실천하는 것에 미숙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의료 소송이 간호학과 교수많은 미국에서 빈번하게 소송을 당하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의 차이를 연구한 결과, 의사의 실력이 아니라 의사가 환자와 가족에게 존중을 표현하는 3분의 시간 차이가 의료 소송 여부를 결정했다고 한다.

 

우리 각자가 강력한 존중의 진동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파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에 커다란 존중의 사이클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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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ba***
    교수 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
    2024-09-03 10:36:25

사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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