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프리즘]

김재우 교무처 교무관리팀장

초등학교 시절, 어떤 과목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그 내용이 또렷이 기억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어느 마을에 2명의 선비가 있었다. 하루는 선비들 각자 고기를 사러 푸줏간에 들어갔는데 첫 번째 선비는 ‘이보게 박 서방, 고기 한 근 내어 주시게’라고 했더니 주인이 한 근보다 훨씬 많은 고기를 주었고, 두 번째 선비는 ‘야! 상길아, 고기 한 근만 주라’라고 했더니 화가 난 주인이 한 근에 훨씬 못 미치는 고기를 내어 줬다는 이야기다. 이는 바로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와 그러한 마음을 담은 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이야기로서 시대를 초월해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언제나 적용될 수 있는 절대적인 가치라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학창시절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을 하는 내내 말의 중요성과 지엄함에 대한 얘기들을 얼마나 많이 들으며 살아왔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오면서 말로 인하여 상대방과 다투거나 갈등을 겪은 적이 없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토록 말의 가치는 너무나도 잘 알면서 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서로 간의 감정을 무의미하게 소모하고 있을까?
몇 년간 즐겨보고 있는 TV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육아에 찌든 심신을 달래주는 유일한 존재로서 필자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프로그램이지만, 놀랍게도 구성이나 내용은 특별할 것이 없다. 개그맨 두 명이 격주로 출연해 산간오지에 사는 속칭 ‘자연인’이란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집에서 그들의 생활방식대로 며칠간 함께 지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이 내용의 전부다. 그러나 간단한 구성에 비해 프로그램이 담고 있는 가치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왜냐하면 대자연에 귀의해 되찾은 심신의 안정과 여유를 바탕으로 매사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주변과 더불어 나누면서 살아가는 자연인들의 삶을 대하는 자세와 지혜를 시청자에게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정신적 힐링은 물론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인생의 본질적 의미를 고뇌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말로 인하여 누군가와 사이가 멀어지고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 하며 종국에는 인간관계 자체를 그르치는 것도 자연인처럼 작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물질이라는 가치에 매몰돼 나 외에는 그 누구도 살피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또한 부드러운 성정과 배려의 마음으로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나의 뜻을 펼칠 때도 상대에 대한 존중과 겸양의 마음을 바탕으로 온화하게 말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매일매일 숨 가쁜 하루를 보내고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지금의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몸과 정신의 안정을 되찾고, 내 마음 속 본연의 선한 자아를 깨우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 시작은 나의 입에서 퍼져 나오는 옥구슬과 같은, 상대에 대한 존경과 배려가 가득 담긴 말일 것이다. 오늘은 설사 말은 못하더라도 퇴근길에 주변 지인들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나 보내봐야겠다.


지금의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몸과 정신의 안정을 되찾는 일 아닐까?
그리고 그 시작은 상대에 대한 존경과 배려가 가득 담긴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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