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소설은 현재에서 시작해 과거를 거쳐 현재에 이르며 끝이 난다. 소설뿐만 아니라 문학적 글쓰기에서 현재성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는 한 존재의 모든 것이 모여든 순간이기 때문이다. 현재성은 단순히 ‘지금’을 의미하지 않는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홀로 있는 고요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어떤 일과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점령당한 시간에서 벗어나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을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왁자지껄한 시장 한복판에서 글을 쓸 수는 없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도심에서 운전할 때와 달리 교외의 한적한 길을 운전할 때는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 자동차를 세워 놓고 바닷가에 내려 홀로 느릿느릿 걸을 때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을 때와는 또 다르다. 어떻게 다른 걸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때와 고요하게 놓아둘 때 다른 일을 하게 된다고 한다. 홀로 길을 걸을 때, 홀로 먼 곳을 바라볼 때, 우리의 뇌는 디폴트 모드에 들어간다. 이때 우리의 뇌는 잊어버리고 있던 자기 이미지를 불러온다. 눈앞에 풍경을 두고 있지만 그 사이로 자신의 과거가 스며드는 것이다. 그 순간의 나는 내가 반복적으로 놓여 있던 시각적 장면을 차례로 불러오게 된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그때 어떤 정서를 경험하고,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그것이 이후에는 어떻게 이어지게 됐는지 하는 것들이 텅 빈 하늘을 배경으로 떠오르게 된다. 모든 세세한 면을 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경험 그 자체는 나를 사로잡고 있다. 그 자리의 내가 겪은 것은 한발도 무를 수가 없다. 이렇게 과거의 자아와 현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