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장창호 학우(국문 4) : 장 학우의 봉사활동 모습. 오른쪽 하단의 배지는 전국 활동천사 대표단 단장으로 활동할 당시 직접 아이디어를 내 제작된 ‘1004’ 배지. 1천4시간을 봉사한 사람만 받을 수 있다.

“방송대와의 인연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행복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장창호 학우(국문 4, 52세)는 방송대가 좋아 20여 년 넘게 공부하고 있는 ‘공부벌레’다. 20대에는 물리학을 공부했으나, 30대에 방송대와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경영학과, 법학과, 경제학과, 영어영문학과 등 4개 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이다. 이번 학기가 끝나면, 정보통계학과 4학년으로 복학할 예정이다.
“사실 현재 서울시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 중이에요. ‘박사 공부하기도 벅차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솔직히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방송대 공부는 제 삶의 일부분을 넘어서서, 제 신체 중 일부분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방송대에 등록하지 않으면, 신체 한 부분이 절단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장 학우는 자신의 ‘사지(四肢)’와 같은 가족에게도 방송대 공부를 권유했다. 장학우의 여동생, 남동생, 제수씨 모두가 방송대를 졸업했다. 그러나 장 학우의 아내는 졸업하지 못했다. 그의 권유로 아내도 2013년에 생활과학과로 편입해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 어느 날 소화가 안 된다던 아내가 거짓말처럼 위암 판정을 받았다. 안타깝게 아내는 다음 해 세상을 떠났다.
“제가 방송대 공부를 계속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아내의 유언도 있어요. 아내는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죠. 유지를 따를 수 있는 공간이 방송대죠. 슬픔이 저를 엄습할 때 마다 방송대 학우들이 저를 지켜줬어요. 그들의 우정이 아니었다면 저는 버텨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서로 상호 작용해 이제 저는 방송대를 떠나지 못하는 처지가 됐죠.”
가족들에게 방송대 공부를 권유한 ‘지식네트워킹’이 마무리되자, 아내가 떠나기 전부터 해 오던 사회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방송대 학우들과 함께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봉사네트워킹’. 장 학우는 개인적으로 하던 봉사활동의 가치를 학우들에게 설명하고 동참을 이끌어 냈다. 뿐만 아니라 A봉사 활동으로 얻은 수익 등을 B봉사 단체에 물품으로 기부하여 봉사활동끼리 연결시켜 시너지를 극대화 했다.
“방송대 학우들과 러브엔젤스라는 봉사단을 만들었어요. 러브엔젤스에서는 지식재능기부, 요한의 집(중증 뇌병변 장애인 거주시설) 봉사, 아름다운가게 활동천사 활동 등 소외 이웃을 위한 봉사를 주로 해요. 제가 한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 대학의 8개 지역대학, 12개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아름다운토요일’ 행사를 개최했을 때에요.”
장 학우는 일주일에 4시간 씩 9년간 총 1453시간 동안 아름다운가게에서 활동천사 활동을 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성남시학습관 학생들에게 연결시켰다. 학습관에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할 물품함을 만든 것도 그의 아이디어이다. 이를 통해 경기도 시각장애인 주거비, 경기도 농아인 생계비, 척수장애인협회 지원비, 안나의 집(노숙인 무료급식소),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다문화 학생 장학금 등을 지원했다.
“지식네트워킹이 봉사네트워킹으로 발전했어요. 공부해서 남을 주게 되어 행복해요. 평생을 학생으로, 배우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통속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제 자신의 행복뿐만 아니라 저로 인해 또 우리 학생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한 사회로 변해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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